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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왜소한 다윗이 덩치 큰 골리앗을 쓰러뜨렸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비결은 지혜로움과 민첩함이었죠. 기존의 비행기가 골리앗이라면, 드론은 다윗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몸집은 손바닥 위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지능이 뛰어난 드론은 웬만한 비행기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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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같은 명절엔 꽉 막힌 도로만큼 답답한 것도 없습니다. 휴게소에 가고 싶지만 도로를 꽉 메운 차들 때문에 제자리에서 꼼짝도 못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세요. 이럴 때 드론이 멀리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들고 와 준다면 어떨까요? 물론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말이죠. 실제로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은 드론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에어’를 개발해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조합 이론으로 찾는 최적의 이동경로
컴퓨터의 계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최근에는 수학의 최적화 기법을 이용해 더 똑똑하게 이동하는 드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동시간과 이동거리가 최소가 되는 최적의 이동경로를 찾는 거죠.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비교해 가장 효율적인 것을 선택합니다. 여기에는 드론의 최대속도, 장애물의 위치 등이 변수로 작용하죠. 실제로는 모든 경우의 수를 구하진 않고, 그 중 몇 가지를 서로 비교합니다.
최적화 기법은 ‘조합 이론’을 이용합니다. 조합 이론은 어떤 조건을 만족하는 배열이나 조합을 연구하는 수학 분야입니다. 최적의 경로를 찾는 것도 일종의 배열입니다. 어느 지점을 거쳐서 갈지, 어디를 먼저 거치는 게 빠른지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드론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도 같은 원리입니다. 다만 드론은 3차원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계산이 좀 더 복잡할 뿐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드론이 움직이면서 최적의 이동경로를 찾는 걸까요? 드론이 사용하는 가장 쉬운 최적화기법도 역시 오차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순간순간 계산한 최적의 경로와 실제 드론이 움직이는 경로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오차를 계속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최적화하는 것이죠. 여기에는 ‘최소제곱법’이 쓰입니다. 최소제곱법은 오차값을 제곱해 더한 값이 최소가 되도록 하는 수학적 기법입니다. 예를 들어 0이 기준일 때 오차가 -a와 +b로 발생했다면, (-a)2+b2값이 최소가 되도록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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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가 달리고, 달리다가 날고
크고 작은 빌딩과 전봇대, 현수막 등이 시야를 가릴 때는 오히려 하늘을 나는 것보다 땅 위를 달려서 이동하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지역은 규제나 날씨 때문에 비행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겠죠. 그렇다고 드론이 가진 장점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둘을 결합하면 어떨까요?
심현철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팀은 바퀴로 달릴 수도 있고, 프로펠러로 날 수도 있는 ‘하이브리드 무인기(UHV)’를 개발했습니다. 이 드론은 달릴 때는 평범한 미니자동차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달리다 멈춰 서서 웅웅거리며 프로펠러를 돌리더니, 그대로 수직으로 이륙해 기자의 코앞까지 날아왔죠. 흠칫 놀라자, 연구원은 다시 드론을 착륙시켰습니다. 이렇게 하이브리드 무인기는 날다가 달리고, 다시 달리다가 나는 게 자유롭습니다.
아직까지는 사람이 드론을 조종하는 단계입니다. 심 교수팀의 목표는 목적지를 설정하면 드론이 스스로 실시간으로 이동경로를 계획해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죠. 드론이 장애물이나 날씨 등을 고려해 어디서 날고 어디서 달릴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면 바람이 불고 장애물이 많아도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최적의 경로를 따라 배달을 완료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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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5일 제주도에서 해남을 향해 가던 낚시 어선 돌고래호가 뒤집히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해경은 돌고래호와의 통신이 끊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11시간 동안 수색했지만, 당시 뒤집힌 돌고래호를 발견한 것은 우연히 인근 해역을 지나던 민간어선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 범위를 확대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습니다. 이에 제주시는 돌고래호 실종자수색을 돕기 위해 드론을 띄우기도 했습니다.
효율적인 수색, 신속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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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바다 위에서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선박 사고가 일어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일어난 선박 사고는 무려 1330건에 달합니다. 조난 사고에서는 무엇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생존자가 어디에 있는지 빨리 알아내지 못하면,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인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람이 나서서 찾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재난 현장에 여러 대의 드론을 보낸다면 좀더 빠르고 정확한 정보 수집이 가능합니다. 구조용 튜브를 떨어뜨려 주거나 주변 선박에 신호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공현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항공우주기술팀장은 “바다같이 넓은 공간에서는 여러 대의 드론으로 구역을 나눠 수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드론은 어디서든 바로 이착륙할 수 있고 센서로 사람이나 물체를 인식할 수 있어 사고 현장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해경을 도울 해양 정찰용 드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드론은 GPS와 센서로 위치를 파악하고, 비행하면서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 줍니다. 전투기 같기도 하고 비행접시 같기도 한 이 드론의 몸집은 보통의 쿼드콥터보다는 훨씬 크지만, 한 사람이 거뜬히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볍습니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탄소섬유는 옷감처럼 잘 휘어지는 얇은 소재이면서도 당겨도 찢어지지 않고 버티는 정도가 철의 5~10배에 달합니다. 아주 촘촘하게 짜인 소재의 기하학적 구조 덕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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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집드론, 거리와 각도로 새떼처럼 날다
최근 미국 해군은 여러 대의 드론을 한번에 투입하는 군집드론 시스템 ‘로커스트’를 발표했습니다. 로커스트는 1분 안에 드론 30대를 발사할 수 있습니다.발사된 드론은 마치 메뚜기떼처럼 무리 지어 비행합니다. 이 드론들은 자율성도 갖추고 있어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편대를 이루죠..
타마스 빅세크 헝가리 에오트보스 로란드대 물리학과 교수팀은 야외에서 드론 10대를 군집비행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리더 드론 1대를 나머지 드론 9대가 따라 비행하는 ‘선도추종’ 기법을 썼습니다. 새떼의 편대 비행을 모방한 방식이죠. 리더 드론과 자기 자신의 상대적 거리와 각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움직입니다. 이 밖에도 리더 드론 없이 무게 중심 같은 가상의 중심을 만들어 비행하는 ‘가상 중심점’ 기법도 있습니다.
앞으로 군집드론이 더욱 발달한다면 재난 지역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드론 수십, 수백 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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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바다 위에서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선박 사고가 일어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일어난 선박 사고는 무려 1330건에 달합니다. 조난 사고에서는 무엇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생존자가 어디에 있는지 빨리 알아내지 못하면,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인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람이 나서서 찾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재난 현장에 여러 대의 드론을 보낸다면 좀더 빠르고 정확한 정보 수집이 가능합니다. 구조용 튜브를 떨어뜨려 주거나 주변 선박에 신호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공현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항공우주기술팀장은 “바다같이 넓은 공간에서는 여러 대의 드론으로 구역을 나눠 수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드론은 어디서든 바로 이착륙할 수 있고 센서로 사람이나 물체를 인식할 수 있어 사고 현장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해경을 도울 해양 정찰용 드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드론은 GPS와 센서로 위치를 파악하고, 비행하면서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 줍니다. 전투기 같기도 하고 비행접시 같기도 한 이 드론의 몸집은 보통의 쿼드콥터보다는 훨씬 크지만, 한 사람이 거뜬히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볍습니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탄소섬유는 옷감처럼 잘 휘어지는 얇은 소재이면서도 당겨도 찢어지지 않고 버티는 정도가 철의 5~10배에 달합니다. 아주 촘촘하게 짜인 소재의 기하학적 구조 덕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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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집드론, 거리와 각도로 새떼처럼 날다
최근 미국 해군은 여러 대의 드론을 한번에 투입하는 군집드론 시스템 ‘로커스트’를 발표했습니다. 로커스트는 1분 안에 드론 30대를 발사할 수 있습니다.발사된 드론은 마치 메뚜기떼처럼 무리 지어 비행합니다. 이 드론들은 자율성도 갖추고 있어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편대를 이루죠..
타마스 빅세크 헝가리 에오트보스 로란드대 물리학과 교수팀은 야외에서 드론 10대를 군집비행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리더 드론 1대를 나머지 드론 9대가 따라 비행하는 ‘선도추종’ 기법을 썼습니다. 새떼의 편대 비행을 모방한 방식이죠. 리더 드론과 자기 자신의 상대적 거리와 각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움직입니다. 이 밖에도 리더 드론 없이 무게 중심 같은 가상의 중심을 만들어 비행하는 ‘가상 중심점’ 기법도 있습니다.
앞으로 군집드론이 더욱 발달한다면 재난 지역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드론 수십, 수백 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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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기를 끄는 건축물을 보면 화려한 곡선을 이루며 마치 춤을 추는 것만 같습니다. 설계하는 일부터 건물을 세우는 일까지 모두 손으로 하던 시절에는 이런 건축물을 실제로 만들 수 없는 그림 속 건축이라는 뜻으로 ‘페이퍼 건축’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수학 모형으로 계산해 정교한 곡선을 품은 건물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됐죠. 수학 모형으로 계획한 건물을 짓는 데도 드론이 활약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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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따로 또 같이
라파엘로 단드레아 스위스취리히공과대 교수팀은 ‘비행조립건축’이란 이름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라파엘로 교수의 군집드론은 스위스의 건축가 그라마지오와 콜러가 설계한 벽돌 탑을 쌓았습니다. 이 벽돌 탑 역시 수학 모형으로 설계한 것이었습니다. 수백 개의 벽돌이 어떤 방향과 각도로 쌓여야 하는지 정교하게 계산한 겁니다. 여러 대의 드론은 벽돌을 들고 날아가 정확하게 계획된 위치에 벽돌을 내려놓을 수 있었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군집드론은 똑같은 명령을 따르는 드론 여러 대를 모아놓은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서로 다른 명령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죠. 또 10대
중에 5대는 임무A, 나머지 5대는 임무B를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눈에는 하나의 시스템이 내린 명령에 여러 대의 드론이 동시에 제각각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공현철 박사는 “우리가 컴퓨터 한 대로 음악도 듣고 문서도 작성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의 원리와 비슷하다”며, “0.001초 이하로 시간을 잘게 쪼개서 순차적으로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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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집드론이 펼치는 마법의 세계
라파엘로 교수는 육각형 모양의 드론을 이용해 퍼즐 같은 군집드론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드론들은 명령에 따라 일렬로 배열되기도 하고, 둥글게 더 큰 육각형을 이루며 배열되기도 하죠. ‘Y’ 같은 글자나 부메랑 모양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모양을 드론이 각자 비행하면서 만든다는 점이죠. 어떻게 배열될지 결정하는 일은 경우의 수를 구하는 일종의 조합 문제입니다. 드론이 늘어날수록 배열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더 많아지고, 계산도 더 복잡해집니다.
군집드론은 예술 공연에도 쓰일 수 있습니다. 라파엘로 교수는 아티스트 그룹 버라이어티 판당고스튜디오와 함께 ‘불꽃’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드론에 예쁜 옷을 입히고 불빛을 내도록 했죠. 거실을 고요하게 밝히던 전등이 집밖으로 뛰쳐 나와 신이 난 듯 하늘을 날며 춤을 추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동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마법과 같은 일이죠. 공 박사는 “먼 미래에는 드론이 인공지능과 결합해 완전한 자율 비행은 물론이고, 사람과 협업하는 시대도 오게 될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에게 개인 심부름꾼 드론이 하나씩 생길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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