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라는 상징을 이용해 수학적인 인지활동을 하는 것은 사람만이 가진 독특한 특징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팀이 사람의 뇌에서 숫자에만 반응하는 미세한 영역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스탠포드대 의대 조세프 파르비치 교수 연구팀은 수술을 위해 검사하고 있는 간질 환자들의 뇌에 아주 작은 영역의 활동성까지 구별할 수 있는 전극을 꼽아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나서 연구팀이 실험에 참가한 환자들에게 숫자와 문자를 혼합한 표를 보여 주자, 시각 기능을 담당하는 ‘하측두회’ 영역의 한 부분이 급격하게 반응하는 것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영역이 단순히 무언가를 보았을 때 활성화 되는 것인지 숫자를 보았을 때 활성화 되는 것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숫자와 문자, 숫자 모양의 일부분을 변형시킨 문자 등을 함께 보여 줬다. 그 결과 이 영역은 오직 숫자에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숫자와 그 숫자를 나타내는 알파벳 철자까지 함께 보여 주었을 때 역시 같은 결과가 나왔다. 즉, 이 영역은 오직 숫자를 보았을 때만 크게 반응하고, 숫자와 비슷한 모양이나 수를 뜻하는 다른 표기를 보아도 잘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르비치 교수는 “이번 연구가 우리 뇌에 숫자 정보 처리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신경 세포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밝힌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난독증이나 계산 장애 같은 질병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