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이 더워지면 음식도 조심해서 골라 먹어야 한다. 상한 음식은 주저 없이 버리지만, 유통기한이 지났어도 멀쩡한 음식은 사실 버리기 아깝다. 하루이틀 정도 지난 건 먹어도 괜찮을 때가 많은데….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절대 먹으면 안 되는지 의심스럽다. 유통기한은 누가 어떻게 만든 걸까?
판매용 식품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유통기한은 ‘제품을 제조한 날로부터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기한’이다. 그래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파는 것은 불법이다. 그렇다면 집에 있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먹지 말고 버려야 할까?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라도 상하지 않았으면 먹어도 괜찮다.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상하지도 않은 식품을 버리는 건 낭비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소비기한’이다. 소비기한은 유통기한과 달리 ‘먹어도 아무 탈이 없는 기한’을 뜻한다. 소비기한에 맞게 식재료를 쓰고 음식을 먹으면 아까운 음식을 버리는 일은 피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비기한이 익숙하지 않지만 호주, 일본, 영국 같은 나라는 제품에 소비기한을 함께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유통기한은 정확해야 한다!
소비자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무조건 버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식품회사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모두 회수해 소비자가 살 수 없게 해야 한다. 품질을 보장하면서 이익이 최대한 많이 남게 하려면 식품회사는 제품의 유통기한을 정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식품회사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면 실험으로 유통기한을 정한다. 2013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식품 및 축산물의 유통기한 설정 실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제품을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의 비율이나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달라졌을 때도 유통기한을 다시 정해야 한다. 포장 재질이나 포장 방법을 바꿀 때도 마찬가지다.
유통기한 정하는 실험을 안 해도 되는 경우도 있다. 식품의 유통기한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 식품첨가물 및 건강기능식품의 유통기한 설정기준’에 발표한 권장유통기간보다 짧게 정하는 경우, 가공하지 않은 자연 상태의 농수산물, 설탕, 빙과류, 식용 얼음도 여기에 해당한다.
유통기한은 제품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신선한 채소와 계란 등으로 만든 샌드위치는 유통기한이 2~3일 정도로 짧다. 닭고기와 두부를 써 만든 다음 얼려서 파는 냉동 동그랑땡은 유통기한이 6개월 이상인 것도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식재료나 가공방법에 따라 유통기한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유통기한은 어떻게 정할까?
예상 유통기한이 3개월보다 짧을 때
제품의 예상 유통기한이 3개월보다 짧은 경우에는 ‘실측실험’으로 유통기한을 정한다.
유통기한 실측실험
제품의 예상 유통기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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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온도에서 예상 유통기한의 1.3~2배 되는 기간 동안 제품의 품질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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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1g 속 미생물의 수, 식품의 냄새, 맛에 대한 점수 등의 품질 지표가 기준치를 만족하는 최대 시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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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시간에 제조 회사가 정한 안전계수를 곱한 값을 유통기한으로 설정
식품이 유통되는 환경은 조금씩 다르므로 실제로는 실험 결과보다 식품이 더 빨리 상할 수 있다. 그래서 실험에서 구한 시간에 안전계수를 곱한 값을 실제 유통기한으로 정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우선 박사는 “안전계수는 식품 제조 회사에서 유통 과정의 여러 요인을 고려해 1보다 작은 값으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예상 유통기한이 3개월보다 길 때
만약 어떤 제품의 유통기한이 3개월보다 길 것 같은 경우에는 위와 같이 실측실험을 하기 어렵다. 레토르트 식품★처럼 1년 이상 품질이 유지되는 제품을 계속 관찰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유통 온도보다 높은 온도에서 제품의 품질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한다. 이런 실험을 ‘가속실험’이라고 하며, 가속실험 결과로 유통기한을 정할 때는 수학적인 방법을 쓴다.
레토르트 식품★ 알루미늄 따위로 만든 주머니에 넣어 밀봉한 다음 고온 살균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만든 식품
유통기한을 구하려면 먼저 품질 지표별 ‘반응속도식’과 ‘반응속도상수’를 구해야 한다. 가속실험에서 관찰하는 품질 지표는 식품 속에 수분이 얼마나 있는지, 지방이 얼마나 상했는지, 세균이 얼마나 많이 생겼는지, 겉보기나 맛이 어떤지 등을 나타낸다.
품질 지표의 반응속도식은 식품이 변하는 특징에 따라 다르다. 식품의 변화는 반응속도가 미생물 수나 수분의 양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와 영향을 받는 경우로 크게 2종류다.
두 경우에 따라 반응속도식의 모양도 다르다. 품질 지표별로 반응속도식을 2가지 경우로 모두 나타내 본 다음, 식이 적합한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결정계수★)의 값이 가장 큰 식을 최종 반응속도식으로 결정한다.
결정계수★ 0과 1사이의 값으로 결정계수가 1에 가까운 반응식일수록 유효하다.
반응속도상수는 시간에 따른 품질지표의 변화를 x축이 시간, y축이 품질 지표인 좌표평면에 그래프로 나타냈을 때, 이 그래프의 기울기와 같다. 이 반응속도상수는 온도에 따라 바뀐다. 김 박사는 “서로 다른 온도별로 구한 반응속도상수를 가지고 최종 반응속도상수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상수를 최종 반응속도식에 대입하면 식품의 저장기간을 구할 수 있다. 여기에 안전계수를 곱해 최종 유통기한을 정한다.
덥고 습해 음식이 상하기 쉬운 계절, 우리의 몸도 튼튼하게 지켜야 하지만 지구도 건강하게 보호해야 한다. 모든 음식과 식재료를 먹기 전에 꼼꼼히 살펴 낭비도 막고, 건강도 지키자!
예상 유통기한이 3개월보다 길 때
만약 어떤 제품의 유통기한이 3개월보다 길 것 같은 경우에는 위와 같이 실측실험을 하기 어렵다. 레토르트 식품★처럼 1년 이상 품질이 유지되는 제품을 계속 관찰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유통 온도보다 높은 온도에서 제품의 품질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한다. 이런 실험을 ‘가속실험’이라고 하며, 가속실험 결과로 유통기한을 정할 때는 수학적인 방법을 쓴다.
레토르트 식품★ 알루미늄 따위로 만든 주머니에 넣어 밀봉한 다음 고온 살균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만든 식품
유통기한을 구하려면 먼저 품질 지표별 ‘반응속도식’과 ‘반응속도상수’를 구해야 한다. 가속실험에서 관찰하는 품질 지표는 식품 속에 수분이 얼마나 있는지, 지방이 얼마나 상했는지, 세균이 얼마나 많이 생겼는지, 겉보기나 맛이 어떤지 등을 나타낸다.
품질 지표의 반응속도식은 식품이 변하는 특징에 따라 다르다. 식품의 변화는 반응속도가 미생물 수나 수분의 양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와 영향을 받는 경우로 크게 2종류다.
두 경우에 따라 반응속도식의 모양도 다르다. 품질 지표별로 반응속도식을 2가지 경우로 모두 나타내 본 다음, 식이 적합한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결정계수★)의 값이 가장 큰 식을 최종 반응속도식으로 결정한다.
결정계수★ 0과 1사이의 값으로 결정계수가 1에 가까운 반응식일수록 유효하다.
반응속도상수는 시간에 따른 품질지표의 변화를 x축이 시간, y축이 품질 지표인 좌표평면에 그래프로 나타냈을 때, 이 그래프의 기울기와 같다. 이 반응속도상수는 온도에 따라 바뀐다. 김 박사는 “서로 다른 온도별로 구한 반응속도상수를 가지고 최종 반응속도상수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상수를 최종 반응속도식에 대입하면 식품의 저장기간을 구할 수 있다. 여기에 안전계수를 곱해 최종 유통기한을 정한다.
덥고 습해 음식이 상하기 쉬운 계절, 우리의 몸도 튼튼하게 지켜야 하지만 지구도 건강하게 보호해야 한다. 모든 음식과 식재료를 먹기 전에 꼼꼼히 살펴 낭비도 막고, 건강도 지키자!
유통기한 가속실험
실험에서 관찰할 품질지표를 고르고, 각 품질 지표마다 2가지의 반응속도식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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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품질 지표별로 구한 반응속도식 중 가장 적합한 식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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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온도별로 시간에 따른 품질 지표의 변화 그래프를 그리고 그래프의 기울기 계산(기울기=반응속도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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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반응속도상수를 구하고 이를 최종 반응속도식에 대입해 유통기한 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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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값에 안전계수를 곱해 최종 유통기한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