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 누가 해변에 멋진 그림을 그려 놨기에 나도 따라서 그려 보려고.
앤드류 : 이건 아폴로니안 개스킷이라는 도형이야. 기원전부터 지금까지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아밀리 : 선배, 우리 함께 아폴로니안 개스킷을 그려 봐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주목을 받다!
외계인이 그린 그림인 미스터리 서클을 연상케 하는 도형이 있다. 바로 크고 작은 원들이 서로 접해 있어 신비로운 느낌이 나는 ‘아폴로니안 개스킷’이다. 아폴로니안 개스킷은 커다란 원 안에 원끼리 서로 접하도록 반복적으로 원을 채워 넣은 도형으로, 그 연구의 시작은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262년에 태어난 아폴로니우스는 기하학에 관해서는 당대 최고로 불렸다. 그는 원, 타원, 포물선, 쌍곡선 등의 성질에 대해 연구했는데, 그러다 ‘원 세 개가 접해 있을 때 이 세 원을 동시에 접하는 원을 두 개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단순히 세 개의 원에 접하는 원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그림으로 보인 것이 아니라 수학적으로 증명해 냈다.
후대 수학자들은 아폴로니우스가 발견한 사실을 이용해 원을 계속해서 그려나갔다. 즉 세 개의 원을 그린 다음, 세 원에 모두 접하는 원을 반복적으로 그린 것이다. 그러자 독특한 모양의 도형이 탄생했고, 이 도형 안에는 무수히 많은 원이 새겨졌다. 수학자들은 이 도형을 아폴로니우스의 이름을 따 ‘아폴로니안 개스킷’으로 부르고, 그 성질에 관해 연구했다.
그 중 하나가 2009년 우리나라의 여성 수학자 오희 교수가 증명한 연구다. 오희 교수는 이 결과로 2010년 인도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초청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 연구는 다음과 같다.
아폴로니안 개스킷 안에는 무수히 많은 원이 있이 있다. 그런데 원마다 반지름의 길이가 제각각이다. 따라서 반지름의 길이를 x라고 하면, x보다 반지름의 길이가 큰 원의 개수를 세어 볼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왼쪽 그림에서 가장 큰 원의 반지름의 길이가 10이라면, x가 6일 때 즉 반지름이 6보다 큰 원의 개수는 4개다. x가 2일 경우는 7개다.
이처럼 x값에 따라 원의 개수가 달라지는데, 오희 교수는 어떤 규칙을 가지고 원의 개수가 달라지는지를 알아냈다. 이 문제는 오래된 난제였을 만큼 이것을 증명하는 일은 쉽지 않고, 그 규칙 또한 아주 복잡한 수식을 따르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