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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형 ABC와 삼각형 GAD가 합동. 그리고 또 삼각형 HGE와 삼각형 BHF는 합동이므로, 결국 선분 BA와 AG는 길이가 같고…. 휴~, 머리 아파. 증명은 정말 어렵고 머리 아픈 일이야. 공식은 그냥 외우면 되지, 왜 증명을 해야 되는 거냐고!”
“저…, 저기. 안엄밀 군. 증명 때문에 힘들어 보이는데, 여기 이 그림을 한 번 볼래? 그림만 보면 공식이 이해될 걸?”


안엄밀 군의 피타고라스의 정리 수난기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중학교 3학년인 ‘안엄밀’이라고 합니다. 오늘 학교 수학시간에 있었던 일이에요. 선생님께서 얼마 전 수학시간에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대해 배운 것을 복습하겠다고 하시면서 증명을 칠판에 적어 보라고 하셨어요.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한숨이 나왔어요. 전 수학에서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걸 가장 못하거든요. 공식을 외우는 것도 힘든데, 증명이라니!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아는 유명한 정리지만, 증명은 이렇게나 긴 걸요? 혹시…, 증명하지 않고도 정리나 공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Part 1 피타고라스의 정리

안엄밀 군, 복잡한 수학 공식과 증명 때문에 무척 힘들어 보이는군. 흠~, 그림 한 장이면 증명을 하지 않고도 수학 공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난 오래 전부터 증명하지 않고도 그림 한 장이면 공식이 이해되는 그림을 모으고 있는데, 한 번 보겠나? 그럼 먼저 피타고라스 정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부터 보자고!

고대 중국의 수학자부터 미국의 대통령까지!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기원전 500년 경의 사람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서양에서 발견됐다고 알려진 피타고라스의 정리 증명이 기원전 1000년으로 추정되는 고대 중국의 한 수학책에서 이미 소개되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주비산경에 소개된 그림(작자 미상).

그런데 실제로 중국의 고전 수학책으로 가장 오래된 책 중 하나인 ‘주비산경’에는 ‘구고현의 정리’란 이름으로 왼쪽과 같은 한 장의 그림이 소개돼 있다. 정사각형 내부에 작은 정사각형이 내접해 있는 이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자. 빗변을 제외한 한 변의 길이가 3과 4인 직각삼각형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직각삼각형의 빗변은 내부에 있는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내부에 있는 작은 정사각형의 넓이는 얼마일까?

정사각형의 넓이는 한 변의 길이가 3과 4인 직각삼각형 4개와, 한 변의 길이가 1인 정사각형 1개의 넓이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즉 (3×4)×1/2×4+1=25=5²가 되어, 피타고라스의 정리인 3²+4²=5²를 만족한다. 직관을 중요하게 여긴 이름 모를 동양의 수학자는 어떠한 수식이 없이 한 장의 그림으로 완벽하게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표현한 것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두 번째 그림은 영국의 증권 중개인이자 아마추어 수학자인 헨리 페리갈의 작품이다. 페리갈은 두 개의 작은 정사각형을 이루는 퍼즐 조각 5개로 큰 정사각형을 만들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정사각형의 넓이로 생각해 도형 퍼즐과 같이 표현한 것이다.

이 그림은 영국의 퍼즐왕 헨리 듀드니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페리갈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옳다. 도형 분할로 유명한 퍼즐가 그렉 프레데릭슨의 책에 따르면 페리갈이 이 그림을 발표한 것은 1873년, 듀드니는 1917년이기 때문이다. 그림의 주인으로 혼동되는 두 사람의 이름이 공교롭게도 헨리로 똑같다는 점도 묘한 일이다.
 


Part 2 부등식

와! 아저씨 덕분에 이제 피타고라스의 정리 공포증은 없어질 것 같아요. 그런데 피타고라스의 정리 말고 다른 그림은 없나요?
물론 있지! 그나저나 아저씨라니! 앞으로 ‘아티스트 M’이라고 부르도록 해! 음~, 이번에는 부등식과 관련된 작품 몇 점을 보여 주지.

‘원’을 이용한 산술·기하평균 정리


부등식이란 <, >, ≤, ≥와 같이 부등호가 들어간 식을 뜻한다. 부등식에도 여러 가지 공식과 정리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그림을 이용해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정리는 바로 ‘산술·기하평균의 정리’이다. 평균에는 산술평균, 기하평균, 조화평균과 같이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산술평균은 기하평균보다 크거나 같다는 것이 이 정리의 내용이다.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이제 아래의 두 그림을 살펴보자.
 


Part 3 자연수

그림을 잘 그리면 수식을 이용해 꼭 증명하지 않아도 정말 공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네요! 그런데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산술·기하평균의 정리 말고 좀 더 쉽고 재밌는 그림은 없어요?
음~, 쉽고, 재밌는 그림이라…. 이리 따라와 봐~. 이번에는 진짜 그림만 보면 3초만에 공식이 이해될걸?

자연수의 합은 ‘배열’과 ‘쌓기 나무’로!


만약 누군가 ‘홀수의 합을 구하는 공식을 설명해 보라’고 한다면 어떨까? 1부터 (2n-1)까지 홀수의 합을 구하는 공식은 n²으로 간단하지만, 그것을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직접 증명을 하려면 수학에서 합을 나타내는 ‘시그마(Σ)’의 성질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

하지만 오른쪽과 같은 그림 하나면 홀수의 합을 구하는 공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그림은 100년 경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니코마쿠스의 그림으로, 초록색 돌과 파란색 돌을 정사각형 모양으로 배열한 간단한 그림이다. 이 그림에는 어떠한 수식도 없지만 흰 돌과 검은 돌이 각각 1, 3, 5, …(2n-1)로 홀수를 나타내고 있어, 그 합이 n²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홀수의 합뿐만 아니라, 자연수의 제곱의 합을 구하는 것도 그림 한 장이면 충분하다. 위의 그림은 중국의 수학자 만 긍 쉬우의 그림이다. 그림➊과 같이 피라미드와 비슷한 모양의 쌓기 나무는 $n²$의 합을 뜻한다. $n²$의 합에 해당하는 쌓기 나무 3개를 합치면 직육면체와 비슷하지만, 윗부분이 매끄럽지 않은 입체 도형이 된다(그림➋).

이 도형을 직육면체가 되도록 하려면 윗부분에 튀어나온 입체를 반으로 잘라(그림➌) 나머지 오목한 부분에 넣어 그림➍와 같이 만들면 된다. 이 직육면체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n, n+1, n+1/2이므로 직육면체의 부피는 n(n+1)(n+1/2)이다. 따라서 자연수의 제곱의 합은 1/3n(n+1)(n+1/2)임을 알 수 있다.


Part 4 별별 수학 그림을 소개합니다!

아흠~. 아저씨! 아니 아…, 아티스트 M! 여러 가지 그림을 봤더니 좀 배가 고파졌어요. 뭐 좀 먹고 해요!
그럴 줄 알고 내가 피자를 준비해 놨지. 자, 여기 8조각으로 피자를 잘라놨어. 똑같이 4조각씩 먹자고!

8조각으로 나눈 피자, 과연 공평할까?


수학에서 등장하는 공식이나 증명 이외에도 재밌는 성질을 이해할 수 있는 그림도 있다. 아래의 그림을 보자.
 
그림➊은 원 모양의 피자 내부의 임의의 한 점에서 45° 각도로 잘라 피자를 8조각으로 나눈 것이다. 그러면 이때 서로 이웃하지 않는 조각 즉, 분홍색 부분의 넓이 합과 노란색 부분의 넓이의 합은 서로 같다.

그런데 이 사실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이것을 수식으로 증명하려고 한다면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림➋와 같은 그림 한 장만 있으면 훨씬 간단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림➊에 적절하게 선을 그어 나누어 놓은 그림➋를 자세히 살펴보자. 같은 알파벳의 대문자와 소문자로 표기한 부분의 넓이는 모두 같은데, 그림➊에서 분홍색 부분은 대문자들이, 노란색 부분은 소문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이웃하지 않은 피자 조각의 합은 서로 같다.

“엄밀 군, 어때? 앞으로 그림 한 장이면 수학 공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 수학에서 그림은 완벽한 증명은 아니지만, 공식을 이해하는 데에 좋은 역할을 해. 증명을 할 때에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도와 주기도 하고 말이야. 사실 나도 자네처럼 증명이 힘들어서 수학자의 길을 포기했는데, 그림을 모으고 그리다 보니 증명에도 자신이 생겼어. 이제 나는 다시 수학을 연구하러 가야겠다. 안녕!”

※ 단, 수학자 업턴이 발견한 이 정리는 조각의 개수 n이 8, 12, 16일 때는 참이지만 n이 2, 4, 6, 10, … 일 때는 거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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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수학동아 정보

  • 장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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