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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영재캠프] 가위바위보 효율 높이기

중·고교 교과과정의 수학을 넘어서지 않는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재미있는 수학 연구 주제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주제는 2006년 가을에 KAIST 사이버영재교육에 사용되었던 과제를 수정한 것으로, 가위바위보에 대한 여러 흥미로운 고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 과제를 통해 재미있는 수학적 상상들을 많이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위바위보는 가위, 바위, 보 등 세 가지 손말 중 각자 한 가지를 몰래 정해 동시에 내는 것으로 승부를 정하는 매우 쉽고 유용한 게임이다.

가위바위보는 개구리, 뱀, 달팽이를 뜻하는 중국의‘충권(蟲券)’이라는 놀이에서 유래되어 전 세계로 퍼졌다고 한다. 영어권에서는 가위바위보를‘scissors, rock, paper’라고 한다. 이탈리아에도 ‘모라’라는 유사한 놀이가 있다고 한다.

가위바위보는 왜 3가지 손말로 구성되어 있을까? 4가지 손말의 가위바위보나 5가지 손말의 가위바위보는 없을까?

말레이시아에서는‘완투줌’이라 해서 손말이 우리처럼 세 가지가 아니라 다섯 가지나 된다. 즉 새, 바위, 권총, 널빤지, 물이 있는데, 새는 물을 마시기에 새가 물을 이기고, 바위는 새를 해칠 수 있기에 바위가 새를 이기고, 권총은 바위를 부수기에 권총이 바위를 이기고, 물이 권총을 잠기게 하여 물이 권총을 이기고 널빤지는 물을 누를 수 있기에 널빤지가 물을 이기는 식이다.

여러분은 그동안 수많은 가위바위보 승부를 펼쳐오면서, 어떨 때는 이기기도 하고 어떨 때는 지기도 하면서, 인생에 대한 많은 깨우침(?)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과제에서는 그 속에서 수학적 깨우침을 얻을 수 있도록 여러분을 자극해보고자 한다.

가위바위보 횟수의 기댓값

여러 사람이 가위바위보에 참여하면 승자 한 명을 결정하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걸리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문제 1

(1) 2명이 가위바위보를 한다. 승부가 나기까지 필요한 가위바위보 횟수의 기댓값을 구하여라.

(2) 3명이 가위바위보를 하여 한 사람의 승자를 뽑으려고 한다. 최종 승자가 결정되기까지 필요한 가위바위보 횟수의 기댓값을 구하여라.

여러 명이 함께, 특히 십여 명이 한꺼번에 가위바위보를 하면 대개 가위, 바위, 보 세 가지 손말이 모두 항상 등장하기 때문에 가위바위보만 하다가 정말 늙어 죽기 딱 알맞다. 어쩌다 모든 사람이 두 가지 손말로 잘 나뉘었는데 딱 한 사람만 다른 손말을 내는 경우가 나오면 모든 이들의 한숨이 터지며 그 사람은 뜻하지 않게 사람들의 높은 원성을 사게 되기도 한다.



(2) n명이 모두 함께 가위바위보를 할 때, 처음으로 가위바위보 인원이 n명보다 줄어들 때까지의 가위바위보 횟수의 기댓값을 구하여라.

일반적으로 n명이 가위바위보를 하며 한 명의 승자를 결정할 때까지의 가위바위보 횟수의 기댓값 C(n)을 구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무척 고달픈 일이 될 것이다. 정확히 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C(n)의 크기를 대충이나마 파악할 수 있는 부등식을 구하고자 한다면 그것은그런대로 도전할 만한 문제일 수 있다.



조를 나누어 효율 높이기

그래서 많은 사람이 가위바위보를 하게 되면 흔히, 몇 개 조로 나누어 가위바위보를 한 후 각 조에서뽑힌 사람들이 다시 모여 가위바위보를 하는 방법을 쓴다.

문제 3

4명이 가위바위보를 하여 승자 한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1) 4명이 모두 함께 가위바위보를 할 때,
(2) 2명씩의 2개조로 나누어 가위바위보를 할 때,
각각의 가위바위보 횟수의 기댓값을 구하여 비교해 보아라. 어떤 방법의 효율이 더 좋은가?

자율연구

n명이 가위바위보로 승자 한 명을 뽑으려고 한다. n이 6 이상의 합성수일 때, 똑같은 인원의 몇 개 조로 나누어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이 항상 전체가 함께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보다 효율이 좋을까?

1과 자신을 제외한 양의 약수가 하나뿐인 수(p꼴)는 조를 나누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런 약수가 여럿 있는 수는 어떻게 조를 나눌지 고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문제 4

6명이 가위바위보를 하여 승자 한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1) 3명씩의 2개 조로 나누어 가위바위보를 할 때,
(2) 2명씩의 3개 조로 나누어 가위바위보를 할 때,
각각의 가위바위보 횟수의 기댓값을 구하여 비교해 보아라. 어떤 방법의 효율이 더 좋은가?

그런데 운이 나쁘면, 모인 인원이 11명이라거나 17명이라거나 하는 소수가 될 수도 있다. 그럼 조를 똑같은 인원으로 나눌 수 없으므로 일정하지 않은 인원으로 조를 나누어야 하는데, 그것은 공평한 방법이 아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하는 방법이 있다. 먼저 모두 함께 가위바위보를 하고, 가위를 낸 사람끼리, 바위를 낸 사람끼리, 보를 낸 사람끼리 각각 같은 조로 하여 나눈다.

문제 5

조를 나누어 가위바위보를 하는 방법으로, 앞의 방법보다 더 효율적인 것을 만들어서 제안해 보아라.

규칙을 바꾸어 효율 높이기

가위가 보를 이긴다거나 세 가지 손말이 모두 나오면 비긴다거나 하는 규칙을 다시 생각해보자. 가위,바위, 보라는 손말은 그대로 두고, 그것들 사이에 승부 규칙만을 바꾸어 가위바위보의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갑과 을 2명이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서로 보는 내지 않고 가위나 바위만을 내기로 약속한다. 그래서,둘이 같은 것을 내면 갑이 이기고, 서로 다른 것을 내면 을이 이기는 것으로 한다. 그럼 가위바위보는 언제나 단 1번이면 승부가 나고, 공평함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 6

2명이 가위바위보를 할 때, 세 가지 손말 중 한 가지를 제외시키지 않고 세 가지 손말을 모두 다 사용하는 것으로는 어떻게 규칙을 정해도 단 1번 만에 공평한 승부가 날 수 없음을 보여라.

3명일 때에도 단 한 번 만에 승부가 나도록(물론 공평하게) 규칙을 정할 수 있다.

문제 7

3명이 가위바위보를 한다. 단 1번 만에 공평한 승부가 나도록 가위바위보의 규칙을 정하여라.

특히 3명의 가위바위보에서는 그중 2명이 무엇을 낼지를 담합하더라도 공평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규칙을 만들 수 있다. 그중 한 사람이 바위를 내는 경향이 높다거나 하는 것을 알더라도 공평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규칙을 만들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분 스스로 한번 여러 가지를 상상해보기 바란다.

문제 8

4명일 때 1번 만에 결판을 내려면 2가지 손말만을 써야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런 규칙을 공평하게 구성할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n명이 가위바위보를 할 때 가위바위보 횟수의 기댓값을 가장 적게 하는 규칙은 어떤 것일까? 앞에서 논의했던 조를 나누는 아이디어를 함께 이용할 때 더 효율이 좋아질까? 차차 생각해보기로 하자.

공평성과 담합

내가 어떤 손말을 내도 내가 이기는가, 지는가가 같다면 일단은 공평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전부일까? 내가 가위를 내거나 바위를 내거나 내가 이길 가능성에는 변함이 없지만, 다른 게임자 A가 이길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면, A는 어떤 대가를 제공하며 나와의 물밑 거래를 시도하려들 수도 있다. 가위바위보의 규칙이 공평하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가위바위보와 같은 확률적 게임의 규칙이 공평하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서술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주제에서는 처음에 느껴지는 것보다도 고려해야 할 것들이 아주 많다. 다음과 같은 ‘담합’이 그런 한 가지 예가 되는데, 이런 것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이런 주제는 매우 사회적인 게임의 경향을 띠게 된다.

심부름을 다녀올 사람 1명을 뽑기 위해 3명이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그중 두 명이 항상 서로 같은 손말을 내기로 담합을 하였다. 그럼 나머지 한 명이 심부름을 가게 될 확률은 1/3에서 1/2로 높아지고, 그 두 명은 각각 1/4의 낮은 확률을 갖게 된다.

문제 9

n명 중에서 심부름을 다녀올 사람 1명을 뽑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당신은 담합의 제왕이다. 당신이 심부름을 갈 확률은 1/2n-1 이하임을 보여라. (단, 조를 나누지 않고 모두 함께 가위바위보를 하고 표준의 규칙을 따른다.)

문제 10

n명 중에서 승자 1명을 뽑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하기로 하였다. 당신이 뽑힐 확률이 커지도록 담합할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가?

담합 이외에도, 취향(특정한 손말을 자주 내는 경향을 가진 게임자가 끼었거나)이나 전략(상대방이 앞서서 무엇을 냈으면 그 다음에는 내가 무엇을 낸다거나 하는 것) 같은 것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이런 것은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 바란다.

손말의 확장

손말을 가위, 바위, 보 등 세 가지만으로 제한하지 않고 좀 더 많은 여러 가지를 약속할 수 있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

우리들의 손으로는 손말을 몇 가지나 만들 수 있을까? 우리는 인체공학이나 체육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을 하는 것일 뿐이므로, 손말을 직접 구상하는 대신에 각자 1부터 m까지의 자연수 중에서 하나씩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로 하자.

문제 11

n명이 모여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손말을 n개까지 만들 수 있고 규칙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한 명의 승자를 결정하기까지 필요한 가위바위보 횟수는 1번이면 충분함을 보여라. 특히, 어떤 담합도 소용이 없는 완벽하게 공평한 규칙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라.

즐거운 고찰이 되었는가? 여기에 제시된 것 말고도 여러분 스스로 생각해낸 재미있는 질문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탐구를 즐기기 바란다. 또, 가위바위보가 아닌 다른 확률적 게임에 대해서도 비슷한 상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2011년 11월 수학동아 정보

  • 고봉균
  • 일러스트

    허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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