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보호연대’의 대표 ‘달수’ 군이 <;수학동아>;를 찾아왔어요. 수달 보호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수학동아>; 독자들에게도 소개하고 싶다고 하네요. 이 연구는 생태계에서 영향력이 특별히 큰 동물들을 찾아 멸종하지 않도록 돕는 프로젝트예요. 연구 결과가 왕립학회회보B에 발표됐는데 수달이 ‘매우 중요한 멸종위기 동물’, 즉 VIP로 뽑혔다고 합니다.
깜짝 미니 인터뷰
달수 군, 안녕하세요!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강가나 호숫가 등 물가에서 살아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물고기고, 가끔씩 새나 개구리, 갑각류 등을 잡아먹기도 해요. 우리 털은 부드러운 갈색인데 물가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털의 보온성과 방수성이 매우 뛰어나요. 이 때문에 모피를 위한 밀렵 대상이 됐어요.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잡혀갔고, 하천의 오염까지 겹쳐서 멸종위기에 처했답니다. 그런데 저희가 생태계에서 워낙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 멸종되면 큰일이거든요.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 VIP로 뽑혔어요!
밀렵이라니, 정말 안타깝네요. VIP로 뽑힌 사연도 자세히 이야기해 주세요.
일반적으로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호할 때는 남은 숫자를 중요시했어요. 남은 개체수가 적을수록 더 주의를 기울인거죠. 이러한 접근 방식이었다면 우리 수달이 이렇게까지 주목받지는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최근에 개체수보다 더 중요한 요인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인해서, 영향력이 큰 동물을 중심으로 보호하자는 프로젝트가 시작됐어요. 혹시 ‘젠가’라는 보드게임을 해 보았나요? 나무 조각을 계속해서 빼도 괜찮다가, 결정적인 한 조각 때문에 와르르 무너지죠? 생태계에도 이런 핵심 조각이 있다고 생각한 거예요.
영국 브리스톨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전세계의 생태계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어요. 그 결과, 젠가 게임에서 승패를 가르는 조각처럼 수달도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죠.
와! 연구팀은 수달의 영향력을 어떻게 알아봤나요?
놀랍게도 수학적인 연구를 통해서 확인했어요. 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하는 종을 찾아내는 수학모델을 개발했거든요. 각 종의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서 종들 간의 상호작용을 변수로 세우는 분석 기술을 만들었죠. 그 결과 수명이 길며 다양한 종을 먹는 육식 동물들이 멸종할 때 생태계가 가장 큰 위협을 받는 것으로 나왔다고 해요. 우리 수달도 그 중 하나죠. 처음에 소개했듯이 우린 물가에서 잡히는 것이라면 별로 편식하지 않거든요.
그렇군요. 수달 외에 또 누가 생태계의 VIP로 뽑혔나요?
왜가리나 검은제비갈매기, 최대 몸 길이가 150㎝까지 자라는 바다 물고기인 풀잉어 등 대부분이 최상위 포식자들이에요. 왜가리 같은 경우에는 물고기를 비롯해서 개구리, 뱀, 들쥐, 작은 새까지 굉장히 여러 가지를 먹는답니다.
음식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생태계에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신기하죠? 막스플랑크연구소 헬즈 어프데르하이드 박사는 “생태계는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각 종을 개별적으로 연구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전체 숲을 보고 가장 핵심적인 종들을 찾아서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앞으로 저희 VIP 동물들을 많이 사랑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