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아홉 번째 혹은 열 번째 행성 후보였던 천체가 여럿 있었다. 하지만 명왕성을 비롯해 수많은 천체가 결국 행성이 아닌, 왜행성★으로 분류됐다. 일부 천문학자들은 플래닛 나인이 명왕성보다도 훨씬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로 있다면 역시 왜행성일 거라고 주장한다. 플래닛 나인이 아홉 번째 행
성의 지위를 받으려면 어떤 특징이 필요할까?
행성이 되는 4가지 조건
지금까지 태양계의 행성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수성과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그리고 해왕성뿐이다. 이들은 모두 항성인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 행성만 태양을 공전하는 건 아니다. 이보다 크기가 작은 소행성과 왜행성, 행성 주변을 도는 위성 등이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천체 가운데 행성만이 가진 특징은 무엇일까? 지난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IAU)은 명왕성을 왜행성으로 분류하면서, 행성을 정의하는 4가지 조건을 새롭게 공개했다. 플래닛 나인이 아홉 번째 행성이라고 인정받으려면 이 조건에 모두 해당해야 한다.
명왕성이 행성에서 탈락한 이유
1900년대 초 천문학자들은 해왕성 너머에 아홉 번째 행성이 있다고 NASA의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 호가 찍은 명왕성의 사진. 뉴호라이즌 호는 명왕성을 스쳐지나가며 정확한 크기와 표면, 대기의 상태를 조사했다. 이라고 인정받으려면 이 조건에 모두 해당해야 한다. 예상했다. 해왕성이 태양을 도는 궤도가 계산한 것과 미세하게 달라, 그보다 더 바깥에 또 다른 행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던 중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명왕성을 발견했다. 그리고 명왕성은 아홉 번째 행성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명왕성을 행성으로 볼 수 있냐’는 논란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명왕성이 달만 한 크기라고 생각했는데, 달의 3분의 2 정도로 작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크기가 이렇게 작으면 해왕성 궤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행성과 달리 태양을 도는 궤도도 훨씬 길쭉한 타원 모양인데다가, 공전면도 17도나 기울어져 있었다. 심지어 자기 주위를 도는 위성 중 크기가 큰 카론과 서로 끌어당기듯 공전하고 있었다. 국제천문연맹이 2006년에 새롭게 제시한 행성의 조건 중 ‘궤도 주변에 작은 천체가 남아 있지 않을 만큼 중력이 크다’에서 벗어난 셈이다.
10번째 행성 될 뻔한 에리스
행성 후보로 올랐다가 자격미달로 왜행성으로 분류된 것은 명왕성뿐이 아니다. 1800년대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에서 발견된 세레스의 궤도는 수학적으로 봤을 때 행성의 궤도라고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지름이 800km가 안될 만큼 작았고, 공전면도 심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결국 세레스는 소행성★으로 분류됐다.
미국의 천문학자 마이클 브라운이 2003년에 발견한 에리스(원래 이름은 2003 UB313)는 당시 행성으로 인정받고 있던 명왕성에 이어 열 번째 행성이 될 뻔했다. 그러나 에리스는 명왕성보다도 더 길쭉한 타원궤도를 그리며 태양 주위를 돌았고, 그만한 크기의 천체가 잇따라 발견됐다. 결국 에리스는 명왕성과 함께 왜행성으로 분류됐다.
[왜행성★ 소행성보다 질량이 커서 행성처럼 거의 완벽한 구 모양이다. 하지만 행성만큼 중력이 크지 않아 주변 천체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소행성★ 지름이 수 미터~수백 킬로미터 사이로 무척 작고 모양이 불규칙적이다. 태양계에서는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에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