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출신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은 32살에 병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수많은 업적을 남긴 천재 수학자다. 그는 노트에 자기만의 독특한 직관으로 생각해 낸 다양한 정리를 적어 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생략된 증명 과정 때문에 수학자들도 그의 노트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지난 12월 22일 그의 탄생 12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미국 에모리대 수학과 켄 오노 박사가 라마누잔이 남긴 정리 중 하나에서 영감을 얻은 공식을 발표했다.
그동안 오노 박사는 라마누잔이 죽기 전 병상에서 수학자 하디에게 보낸 편지에 언급한 ‘가짜 모듈러 형식’이라고 부르는 함수에 대해 연구해 왔다. 그 결과 라마누잔은 알지 못했던 현대 수학 기법을 이용해 가짜 모듈러 형식이 예측하는 결과가 옳다는 것을 증명해 냈고, 이를 응용한 새로운 공식을 만들 수 있었다. 오노 박사는 이 모듈러 형식이 블랙홀의 비밀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블랙홀은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 있는 미지의 천체로, 천문학자들은 이 천체의 특징을 이론적으로 계산하거나 주변 천체들을 이용해 알아내 왔다. 그 특징 중에서 블랙홀의 엔트로피는 블랙홀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는 것으로, 몇몇 블랙홀은 엔트로피를 계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오노 박사가 발표한 공식이 블랙홀의 엔트로피를 계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노 박사는 “라마누잔이 만든 수많은 공식은 아직도 수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지만, 노력 끝에 결국 한 조각 그 의미를 알아낸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