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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뉴스] 거북아, 수학으로 일어나자!

천적과 가뭄, 먹이 부족도 문제겠지만 거북에게는 잘못 움직이다가 몸이 뒤집히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습니다. 얼른 다시 뒤집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굶어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거북이 몸을 다시 뒤집는 능력은 몸집의 크기와 등껍질의 모양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하는군요. 무슨 일인지 실험에 참가한 헤르만 거북을 만나 봤습니다.
 

몸이 뒤집혔을 때 어떻게 일어납니까? 혹시 거북들끼리 서로 돕습니까?

아뇨. 무조건 혼자 힘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우린 굉장히 개인적인 동물이거든요. 예전에 인터넷에서 한 녀석이 뒤집혔을 때 다른 녀석이 도와주는 장면이 나온 동영상이 화제가 됐었는데요, 이런 일은 굉장히 드뭅니다. 결국 몸이 뒤집혔을 때 스스로 일어나는 법을 터득하지 못하면 살아남기가 어렵습니다.

잘 일어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목과 다리를 최대한 길게 빼고, 몸을 흔들면서 발길질을 하다 보면 몸이 위아래로 흔들립니다. 다리나 머리가 땅에 가까워졌을 때 힘차게 땅을 박차면서 일어나죠. 하지만 이런 요령을 알고 있다 해도 대부분은 한 번에 일어나지 못합니다. 일어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타고난 등껍질의 생김새도 중요하거든요.

그럼 어떤 등껍질이 일어나기 좋습니까?

최근 세르비아 벨그레이드대 아나 골루보비치 교수팀은 거북 등껍질과 거북의 일어나는 능력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헤르만 거북 118마리를 데리고 실험을 했습니다. 거북을 뒤집어 놓고, 얼마나 빨리 몸을 일으킬 수 있는지 관찰한 거죠. 이때 각각의 거북 등껍질 모양도 함께 분석했습니다. 등껍질을 35개의 곡면으로 나누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수치화했습니다.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니, 높이가 높고 한쪽이 평평한 모양의 등껍질을 가진 거북이 잘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쉽게 한쪽으로 찌그러진 높은 돔 모양을 생각하면 됩니다. 완벽한 돔 모양보다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돔이 일어나기가 쉽거든요.

몸집이 클수록 일어나지 못한다고 하던데, 정말입니까?

등껍질 모양이 같아도 몸집이 크면 일어나기가 힘듭니다. 몸집이 작은 거북보다 머리나 다리를 밖으로 많이 뺄 수가 없거든요. 사실 몸집이 클수록 등껍질 모양도 크고 강인합니다. 그래서 가뭄이나 천적, 먹이 부족에도 더 잘 버틸 수 있죠. 하지만 뒤집혔을 땐 몸집이 큰 게 훨씬 불리합니다.

암컷과 수컷의 차이도 있습니까?

보통은 암컷이 수컷보다 더 큽니다. 몸집이 클수록 자식을 더 많이 낳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몸집이 클수록 잘 일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암컷과 수컷 모두에게 공통적입니다. 수컷은 작을수록 일어나기도 쉽고 암컷을 찾아 이동하기도 좋습니다. 대신 다른 거북과의 몸싸움에서는 굉장히 약하죠. 세상은 참 공평하죠?

2015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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