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중 중국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링링을 만나 요리대회에 참가하게 된 허풍과 도형. 허풍은 링링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뽐내는데…. 과연 요리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1 요리대결 ① 중국 최고의 만두
링링의 안내로 요리학교 조리실에서 연습을 하게된 허풍 일행.
“허풍 선생님, 이번 대회는 요리학교 선생님들께서 심사를 하신답니다. 4회전으로 이뤄져 있고, 주제에 맞는 요리를 만들어야 한대요.”
“손자병법에 이르기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지. 그래, 이번 대회의 요리 주제가 뭐냐?”
문자를 쓰는 허풍을 보며 도형은 음식과 관련되면 선생님은 확실히 달라진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직. 한 가지 주제만 나와 있어요. 1회전 주제는‘만두’예요.”
“선생님, 만두라면 인도의‘사모사’나 터키의‘만트’도 있잖아요.”
도형은 여러 여행지에서 맛봤던 만두요리를 생각해냈다.
“그런데 요리와 더불어 주어진 문제도 풀어야 해. 결코 쉽지 않은 대결이지.”
링링은 요리대회 1회전 주제를 알리는 쪽지를 도형에게 보여줬다.
“수식을 만족시키면서 저울이 수평을 이루도록 만두 접시를 4곳에 쌓아 올려 놓으면 되네. 이미 하나씩 놓여 있으니까 그 위로 이렇게 쌓으면.”
허풍은 문제를 슬쩍 보더니 그새 문제를 풀고 요리에 전념한다.
“일단, 상해의 특성을 살려 해산물을 사용한 만두를 만들면 좋겠구나. 밀가루가 아닌 쌀가루를 이용해서 투명한 만두피를 만든 뒤 새우를 한 번 데쳐 분홍빛으로 물든 새우를 속으로 넣는 거지. 일명 새우살이 비치는 새우만두!”
“정말 대단해요. 속 재료뿐만이 아니라 만두피까지 신경 쓰다니 역시 대단하세요!”
“여기에 간장 소스를 끼얹어 먹으면 최고의 맛과 모양을 내는 만두가 완성된단다.”
“벌써부터 군침이 도는데요. 안 그래, 도형아? 너무 기대돼.”
“응~. 빨리 만들고 싶어.”
링링은 허풍의 요리설명에 감탄했고, 도형은 음식이 있을 때 발휘되는 허풍의 능력에 놀랐다.
2 요리대결 ② 매운맛의 진수 사천요리
프로건 아마추어건 상관없이 실력을 겨루는 이번 대회에 요리학교 학생뿐 아니라 주변 음식점의 주방장들도 참여했다.
“지금부터 1회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제한시간은 50분. 완성되는 팀부터 선착순으로 요리를 심사하겠습니다.”
사회자의 설명이 끝나자 수많은 팀들이 요리를 시작했다.
“링링, 학생과 음식점 주방장의 대결이라면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니?”
“그렇지도 않아. 우리 학교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이곳저곳으로 스카우트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
“자자, 일단 준비한 만두 요리를 만들어야지. 도형이 재료를 손질하고, 링링이 음식을 만들렴. 나는 직접 요리에 손을 대지는 않으마.”
모든 준비를 해주고서 실전에서는 주인공의 자리를 양보하는 허풍의 모습에 링링은 감탄했다.
“링링, 벌써 완성한 팀들이 있나 봐.”
“괜찮아. 우리가 반드시 우승할 수 있어.”
드디어 링링의 만두요리가 심사위원 탁자 위에 올랐다.
“아니! 평범한 만두피가 아니야. 속이 보이는 만두라…. 속 재료도 뛰어나지만 만두피가 일품이군!”
“음~! 오동통한 새우가 입 안에서 춤을 추는구나~. 삶은 새우지만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싱싱하고 달콤해.”
허풍의 설명대로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이어지자 링링과 도형은 감탄했다.
“자, 이어서 2회전에 돌입합니다. 주제는 매운맛이 일품인 사천요리입니다. 그리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접시에 놓인 고추를 보고 물음표가 적힌 접시에 몇 개의 고추가 놓일지 알아내야 합니다. 요리 시작하십시오.”
“흐음, 사천요리라면 역시 마파두부! 가장 기본적인 요리로 정면 승부한다.”
“선생님, 마파두부는 너무 평범하잖아요. 다른 요리로 화려하게 준비하는 게….”
“도형아, 매운맛은 어떤 화려한 맛으로도 가려지거나 꾸며지지 않는단다. 가장 기본에 충실한 매운 맛이 사천요리의 기본이지.”
3 요리대결 ③ 깔끔한 돼지고기 요리
“역시, 이유가 있으셨어. 허풍 선생님, 마파두부로 정면 승부할게요.”
허풍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링링에게 건내주었다.
“조선의 매운맛! 고추장이란다. 그저 매운맛이 아니라 품격 있는 매운맛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거야. 이걸로 양념을 만들거라.”
링링은 허풍에게서 받은 고추장을 맛보고‘그래 이 맛이야’를 외쳤다.
“우와~, 여기저기서 고추를 쓰는 바람에 눈이 다 매운걸. 링링, 괜찮니?”
“그럼, 5살 때부터 주방에서 살다시피 했거든.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무언가에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 기쁨을 찾는 링링의 모습을 보면서 도형은 부러움과 동시에 존경심도 생겼다.
“음, 이 팀이 아까 투명한 새우만두를 만든 팀이군. 이번 요리도 기대되는데…. 어디 한 번 먹어 볼까. 음~! 말이 필요 없군.”
“그냥 매운맛이 아니야. 얼얼하지만 개운해. 기름을 썼는데도 느끼하지 않아.”
심사위원들의 호평에 링링과 허풍, 도형은 얼싸안고 좋아했다.
“심사평에 울고 웃는 팀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 주제와 퍼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주제는 돼지고기! 문제는 저울이 수평이 되도록 물음표 자리에 돼지고기를 올려놓는 것 입니다.”
“첫 번째 문제와 비슷하구나. 저울 한 칸의 길이는 모두 같다고 했으니까 이렇게 고기를 올려놓으면 쉽게 수평이 맞춰지는구나. 자~, 빨리 요리를 시작하자.”
4 요리대결 ④ 상차림
“돼지고기 요리라…. 너무 막연한 것 같아요. 선생님은 어떠세요?”
“그러게 말이다. 구이나 볶음도 좋지만 중국의 특색을 살리려면…, 뭔가 부족한 것 같단 말이지.”
“선생님, 저번에 먹었던‘동파육’이요! 상해의 대표음식이라고 했잖아요.”
통삼겹살에 간장과 향신료를 넣고 만드는 상해의 대표요리인 동파육.‘이번 주제에 딱’이라고 생각되는 요리였다.
“역시, 허풍 선생님의 제자구나. 동파육이라면 어려서부터 접해온 친근한 요리야. 그런데 너무 평범하지 않을까?”
“링링,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 맛있다고 느끼는 거란다. 네가 가장 맛있었던 동파육은 어떤 것이었니?”
허풍의 말을 듣고 링링은 어릴 때 엄마가 만들어 줬던 동파육을 생각했다.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하며 링링은 요리를 시작했다.
“어쩜 한 마디 한마디가 이렇게도 마음을 울릴까? 도형아 ,너는 정말 좋겠다.”
링링의 말을 들으며 도형은 어깨가 으쓱했다.
얼마 뒤, 링링이 완성한 동파육을 심사위원들이 심사하기 시작했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심사에 반영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엄하게 심사했지. 하지만 너의 요리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구나.링링, 네가 우리 학교 학생이라는 게 자랑스럽구나.”
“맛뿐만 아니라 독특한 아이디어,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까지…. 완벽해.”
심사위원의 심사가 끝나고 마지막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마지막 주제와 문제입니다. 마지막 주제는 지금까지 만든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하듯이 식탁에 올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앞에 차려진 음식을 보고 규칙을 찾아 물음표에 들어갈 숫자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 링링의 결심
“마지막은 상차림이구나. 요리를 만드는 것 못지않게 대접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 규모가 큰 대회라 역시 다르구나.”
“허풍 선생님, 역시 모든 문제의 해답을 알고 계시는군요.”
4회전까지 모든 대회가 끝나고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신 이번 요리대회. 드디어 심사위원들의 점수가 나왔습니다. 우승은….”
요리대회가 끝나고 허풍과 도형은 링링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선생님, 어서 오세요. 도형아, 어서 와.”
링링은 허풍과 도형을 반갑게 맞았다.
“링링, 학교를 졸업하면 어떻게 할 거야? 아까 들어온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들이는 거야? 굉장히 유명한 곳이라면서?”
“아까 그것 때문에 생각을 많이 했어. 결국 결정을 내렸는데…. 나, 요리학교 선생님이 될 거야.”
링링의 말에 허풍과 도형은 링링을 쳐다봤다.
“허풍 선생님처럼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어. 사람들의 마음까지 헤아리며 요리할 수 있는 요리사를 길러내는 요리 선생님이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