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그림)에서 제시한 수학문제 하나가 전 세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미국의 한 수학 시험에도 출제됐던 이 문제는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48÷2(9+3). 간단하게 보이는 이 문제가 인터넷을 달군 이유는 다음 세 주장이 뜨겁게 맞섰기 때문이다.
① 답은 288이다. 2(9+3)을 2×(9+3)으로 보고, 앞에 있는 나누기부터 차례로 계산해야 한다. 수학에서 곱하기와 나누기는 괄호가 없으면 왼쪽(앞)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차례로 계산한다
② 답은 2다. 2(9+3)은 2×(9+3)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즉 곱하기를 생략했다는 것은 나누기보다2(9+3)을 먼저 계산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
③ 수식이 잘못됐다. 곱셈기호를 생략하려면 ÷대신 /(분수식)을 사용해야 하며, 숫자만 있을 때는 곱셈기호를 생략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어겼다. 예를 들어 8/4/2라면 이것이 2/2인지 8/2인지가 애매하다는 것.
전문가들은 어떻게 말할까?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는 “트릭을 쓰려고 만든 식인데, 사람들이 쓸데없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며“오류가 있는 수식”이라고 지적했다. 이광연 교수는“중학교 1학년 문자식에서 식을 간단하게 할 때 곱셈기호나 나누기기호를 생략하는데, 이 문제에선 헷갈리게 하려고 2(9+3)만 썼다”며“원칙적으로 중괄호로 묶거나 앞의 나누기기호도 곱셈처럼 생략해 분수식으로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호영 영신고 수학교사는“2(9+3)는 한 덩어리로 보기 때문에 뒤쪽을 완전히 계산한 다음에나누기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답이 2라는 것. 남호영 교사는“문자식을 배울 때‘x÷yz’와‘x÷y×z’를 배운다”며“두 번째 식에서는 y만 나누지만 첫 번째 식에서는 y와 z를 곱한 값을 나눠 서로 다르다”고 곱하기를 생략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를 설명했다. 수학에서는 상대가 이해할 수 있고 명백할 경우에 기호를 생략한다. 또 곱셈기호를 생략한다는 것은 그들을 한 묶음으로 봐서 괄호까지도 생략한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그는“괄호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은 원론적인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곱셈기호를 생략하지 말자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 책에는 이런 경우에 괄호를 표시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책과 초중고에서는 2 앞에 괄호가 있는 걸로 인식해 생략하고 계산한다. 이미 약속으로 쓰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