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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차가운 숫자가 말해주는 사랑의 조건 無조건, 자신감, 솔직함


 
여러분 안녕하세요? 꿈꾸는 다락방지기 DJ 한나입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그렇습니다. 요즘 어딜 가도 두 손 꼭 잡고 다니는 커플들로 가득하죠? 주변엔 온통 외로운 영혼뿐인데, 달콤한 냄새 솔솔 풍기는 이 분들은 도대체 다 어디서 온 걸까요? 흩날리는 벚꽃잎을 맞으며 혼자 걷다 보면, ‘얼마 안 남은 연애 세포마저 사라지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마저 듭니다. 이런 걱정을 한방에 날려줄 합리적이고도 냉철한 연애상담이 찾아 왔습니다. <;이군의 차가운 연애 상담>;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이군, 잘 지내셨나요?
네.
하하. 더 추워지기 전에 바로 사연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계속 연애에 실패하고 있는 15세 소년 닥터 쿨입니다. 분명 괜찮은 친구들도 많았는데, 뭔가 확 끌리는 느낌이 없더군요. 주변에선 눈을 낮추라고 난리입니다. 제 취향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귀엽고 애교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이도 저랑 비슷했으면 좋겠고요. 서울 근처에 살고… 무엇보다 장래희망이 분명한 친구였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음악 듣기를 즐기고 운동을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정말 눈이 너무 높은 건가요?

조건이 많으면 답이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분이 여자친구를 만날 확률은 EXO를 아는 외계인을 만날 확률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니, 절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하. 역시 차가운 상담이군요. 어떻게 그런 결론이 나왔나요?

인류와 대화가 가능한 외계인의 숫자를 보여주는 드레이크 방정식을 써봤습니다. 여자친구나 외계인이나, 소문만 무성하지 실제 본 적은 없다는 점에선 비슷하니까요.
우선 서울·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10대 중반의 여성은 약 60만 명입니다. 귀엽고 애교 많은 스타일을 크게 잡아…, 10%라고 해보죠. 다음으로 장래희망이 분명한 10대 여성의 비율은 70%정도입니다. 음악감상이 취미인 경우는 6%, 취미가 운동인 경우는 5%라고 하네요. 모든 확률을 넣어 계산해주면, 음…, 닥터쿨님이 좋아할 만한 사람은 딱 126명 남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126명 중에서 님을 괜찮게 생각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가능성을 후하게 10%라고 해봅시다. 그럼 이제 딱 12명 정도가 남네요. 드레이크 박사가 인류가 1만 년 안에 만날 수있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문명을 가진 외계행성이 10개 정도 있다고 했으니, 닥터 쿨님도 너무 실망만 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하…. 다음 사연으로 넘어가죠. 이번 사연은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하셨어요.

저는 이제 고등학생이 된 소녀입니다. 제 고민은 입 옆에 있는 점이에요. 아주 크진 않지만, 꼭 김이 묻은 것처럼 보여서 속상해요. 저는 빨리 점을 빼고 싶은데, 엄마는 복점이라고 반대하십니다. 요즘엔 남자애들이 괜히 제 입만 쳐다보는 것 같아 부끄러워요. 저 어떡하죠?

뭔가 특별해야 연애가 쉬워진다


어머니 말씀대로 하시죠. 옛말에 어른 말을 들으면 없던 떡도 생긴다고 하지 않습니까? 하하…, 농담입니다…. 그런데 통계적으로도 점이 있는 게 연애에 유리하답니다. 근거가 있냐고요? 물론입니다.
지난 2010년 영국의 온라인 소개팅 사이트 ‘오케이 큐피드’는 회원들의 프로필 사진과 데이트 신청수간의 관계를 살펴봤습니다. 조사 결과 외모에 특징 혹은 흠이 있는 회원이 모두가 잘 생기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회원보다 더 많은 데이트 신청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배가 좀 나오거나 머리가 좀 벗겨진 회원들이 그냥 말끔하게 생긴 회원보다 더 많은 프러포즈 쪽지를 받은 거죠.
이런 결과는 사람들이 ‘확률’이 높은 경우를 택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괜찮게 생각하는 외모의 상대에겐 경쟁자가 많다고 생각해 아예 도전조차 포기하는 겁니다. 반면 분명한 특징이 있는 외모의 경우엔, 누구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쉽게 용기를 내죠. 게다가 사람마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다르답니다. 숨기고픈 단점이 누군가에겐 매력 포인트가 되기도 하는거죠.
즉, ‘나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연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연을 주신 분의 경우도 남학생들은 님을 한번 보면 절대 잊지 못할 겁니다. 강렬한 점이 있으니까요. 기억하는 만큼 오래 생각하고, 그만큼 좋아하는 마음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지겠죠?

그렇군요. 저도 사실 양쪽 눈이 짝짝이라 좀 속상한데…, 이것도 저만의 매력 포인트 아닐까요?

(침묵)

…. 다음 사연입니다. 이번에는 커플의 사연이군요.

이제 갓 100일 넘게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 미키 마우스입니다. 하지만 요즘 점점 힘이듭니다. 여자 친구의 대화방식 때문인데요. 여자친구는 제가 조금만 실수해도, 저를 심하게 혼냅니다. 이런 부분만 빼면 너무 완벽한 친구라서, 괜히 싸우기만 할까봐 말투를 고쳐 달라 말도 못 꺼내고 혼자 속만 끓이고 있답니다. 여자친구에게 제 마음을 솔직히 말해야 할까요?

말은 부드럽게, 감정은 솔직하게


안 좋은 소식부터 전해드려야겠습니다. 마우스님은 곧 헤어지실 겁니다. 어떻게 확신하냐고요? 사연 속에 ‘헤어지는 모든 경우’가 그대로 들어 있으니까요.
미국 워싱턴대 존 고트만 교수는 수백 쌍의 부부에게 서로 의견이 다른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습니다. 대화 내용을 전부 녹음하고 피부 민감도, 심박수, 감정을 모두 기록했죠. 그리고 이 자료를 분석해 이혼 가능성을 점쳐 봤습니다.
연구팀은 90%의 정확도로 이혼하는 커플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비밀은 대화 속에 있었죠. ‘항상 이런 식이야’, ‘넌 이기적이야’ 같이 부정적인 표현을 쓰는 커플은, 감정이 점점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 결국 헤어졌습니다. 반대로 ‘오늘 많이 피곤한가 보네’, ‘무슨 일 있었어?’처럼 긍정적인 표현은 믿음을 두텁게 하고 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갔습니다. 말 한마디가 모든 걸 무너뜨릴 수도, 사이를 튼튼하게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우스님도 애써 참고 있지만, 상처 입은 마음은 서서히 여자친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더 큰 문제는 마우스님이 ‘너무 좋은 사람’이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착한 표현’보다 중요한 건 서로가 ‘넘어선 안 될 선’을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평소에 전혀 싸우지 않던 커플도, 어느 순간 곯아 있던 앙금이 사소한 문제로 터지면서 끝내 멀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그때그때 솔직한 감정을 말하면서, 어느 수준에서 감정이 폭발할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모습은 핵전쟁을 앞둔 나라 사이에서도 발견됩니다. 마우스님도 섭섭한 부분이 있다면 여자친구에게 솔직히 말하고, 대화 방식을 바꿔서 핵전쟁 같은 비극을 피하시길 바랍니다.

결국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서로의 감정에 솔직하라는 말인 것 같네요. 이번 벚꽃엔딩은 다락방 식구 모두 꼭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맞으시길 바라면서 오늘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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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이한기 기자
  • 김윤재
  • 기타

    <The Mathematics of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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