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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해부하기

수학 돋보기로 도로의 속을 들여다본다.

S 라인 도로의 비밀

꽉 막힌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는 길. 탁 트인 도로처럼 마음도 시원하다. 이대로 쭉 직진만 하면 좋으련만, 자꾸 굽은 길이 나오는 게 못내 아쉽다.

도로를 직선으로 만들면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게 갈 수 있지만 산이나 물 때문에 도로는 굽을 수밖에 없다. 장애물이 없더라도 도로에 일부러 곡선 구간을 넣기도 한다. 직선 구간을 오래 달리면 운전자가 졸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도로는 차가 70초 넘게 직선 구간을 달리지 않도록 만든다. 설계속도*를 시속 120km로 만든 고속도로에서는 2.3km마다 곡선 구간을 넣게 한다.

곡선 구간은 속도를 크게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도로의 회전 반지름이 크면 차는 곡선 구간을 부드럽게 지나갈 수 있다. 회전 반지름이 작으면 도로가 급하게 꺾여 속도를 많이 줄여야 한다. 차가 도로 밖으로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서는 곡선의 반지름을 630m가 넘도록 만든다. 설계속도가 시속 60km인 도로에서는 반지름이 150m를 넘어야 안전하다.

보통 곡선 구간이 시작하는 곳에는 ‘완화곡선’을 넣는다. 완화곡선이란 직선에서 시작해서 점점 곡선의 휘는 정도를 늘여 곡선 구간의 회전 반지름과 같게 맞추는 것이다. 곡선 구간에 완화곡선을 넣으면 직선 구간에서부터 운전대를 천천히 돌리게 만들어 안전하기도 하고 운전자의 졸음을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S 라인 도로의 비밀



곡선 구간에 나무를 심은 이유

미국처럼 땅이 넓어 직선구간이 길 수밖에 없는 도로에서는 곡선 구간을 미리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곡선 구간에 나무를 심어 길이 굽어 있다는 것을 멀리서부터 알 수 있게 한다.


도로 잘라 보기

갑자기 내린 비로 골목길 여기저기에 작은 웅덩이가 생겼다. 신기하게도 큰 도로로 나가니 물웅덩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평평하게만 보이는 도로에 무슨 비밀이라도 숨겨진 걸까?

도로에 빗물이 고이면 차가 미끄러지기 쉽다. 그래서 도로를 만들 때 중앙선 부분을 높이고 길 양쪽으로 기울게 해서 빗물을 흘려보낸다. 경사가 크면 물이 더 빨리 흘러내리겠지만 도로의 경사를 무작정 크게 만들 수는 없다. 도로의 좌우 경사가 크면 차가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에 도로가 얼어붙으면 차가 도로 바깥쪽으로 미끄러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도로 의 좌우 경사를 1.5~2.0%로 하는 이유다.
 

중앙선 부분을 높이고 길 양쪽으로 빗물을 흘려보낸다.


도로의 경사도는 곡선 구간에도 필요하다. 곡선 구간에서 차는 곡선 바깥쪽으로 나가려는 원심력을 받는다. 이미 도로에 2%의 내리막 경사가 있는 상태에서 왼쪽으로 급하게 돌다보면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곡선 구간은 도로 바깥쪽을 높게 만든다. 곡선 구간의 회전 반지름이 작을수록 경사를 더 높이는 식이다. 하지만 경사를 마냥 높일 수는 없다. 곡선 구간에서 길이 막혀 천천히 움직이거나 서있을 때 도로 안쪽으로 차가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곡선 구간의 경사도는 설계속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6%에서 최대 8%까지로 한다.
 

도로는 중앙분리대를 중심으로 양끝을 기울여 빗물을 바깥으로 흘려보낸다.


4차선 도로 X, 4차로 도로 O

차로는 차가 달리는 도로다. 차선은 차로의 경계를 나타내는 선을 뜻한다. 그러므로 4차선 도로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4차로 도로라고 해야 맞다.


* 설계속도 : 도로를 설계할 때 기준으로 삼는 속도. 표지판의 속도는 제한속도로, 설계속도의 85%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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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이재웅 기자
  • 글 및 사진

    신부용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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