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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계산을 한다. 그렇지만 계산 때문에 골치 아픈 경우는 드물다. 어렵고 복잡한 계산이더라도 대부분 계산기나 컴퓨터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17세기 이전 사람들은 계산을 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처럼 편리한 계산기도 없었고, 인도·아라비아 숫자가 쓰이기 전인 14세기까지 유럽은 로마자로, 동양은 한자로 숫자를 대신해야 했다. 지금부터 17세기 계산법의 혁명, 네이피어의 로그를 만나 보자.

네이피어의 계산자

네이피어가 만든 계산자에는 막대마다 구구단 곱셈 값이 쓰여 있다. 예를 들어, 가장 위에 6이라고 쓰여 있는 막대는 6단을 나타낸다.
실제로 네이피어의 계산자를 이용해서 6497에 3을 곱한 값을 구해보자. 우선 왼쪽에 1부터 9까지 세로로 숫자가 쓰인 막대를 놓는다. 그런 다음 그 옆에 차례로 6, 4, 9, 7단 막대를 놓는다. 곱하는 수가 3이므로 세 번째 가로 줄의 수를 대각선으로 더한 1, 8+1, 2+2, 7+2, 1을 차례로 쓰면 곱셈 값 19491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만약 대각선으로 더한 값이 10보다 크면 십의 자리 숫자를 윗 자리로 넘긴다.
 

네이피어의 계산자 덕분에 곱셈 계산이 매우 간편해졌다.


이처럼 네이피어의 계산자 덕분에 곱셈 계산이 매우 간편해졌다.

그런데 네이피어는 왜 계산을 쉽게 하는 방법에 관심을 가졌을까? 네이피어는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지만,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천문학을 연구할 때는 매우 큰 수로 계산해야 해 쉽고 편리한 계산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곱셈을 덧셈으로

거듭제곱을 사용하면 같은 값을 여러 번 곱할 때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를 6번 곱한 것을 46으로 나타낸다. 이와 같은 거듭제곱에는 매우 중요한 성질이 있다.


 

 


거듭제곱 성질을 이용해서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네이피어의 로그다.


이와 같이 거듭제곱 성질을 이용해서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네이피어의 로그다.

한편 두 수 M, N의 곱에 대한 로그는 M의 로그 값과 N의 로그 값을 더한 것과 같다. 문자를 이용해서 나타내면 자연수 M, N에 대해 log(M×N) = logM+logN이다. 뿐만 아니라 로그에서는 나눗셈을 뺄셈으로 바꿀 수 있어 계산이 간단해진다. 로그는 1614년 네이피어가 발표했고, 이후 영국의 수학자 브리그스에 의해 사용하기 쉽게 바뀌었다. 브리그스는 십진법을 고려해서 1의 로그 값이 0, 10의 로그 값이 1이 되는 로그를 제안했다. 이것을 상용로그라고 한다.

천문학자의 수명을 두 배로 만든 로그
 






이처럼 로그는 천문학 연구에 널리 사용됐다. 대표적으로 천문학자 케플러는 로그를 이용해 행성의 공전주기와 태양까지 거리의 로그 값의 비가 1.5라는 것을 발견했다. 행성 공전주기제곱이 궤도 반지름 세제곱에 비례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로그가 천문학에 끼친 영향에 대해 프랑스의 수학자 라플라스는 “로그의 발견으로 천문학자의 수명이 두 배가 됐다”고 말할 정도다. 이처럼 로그는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까지 빠르고 쉽계 계산을 할 수 있는 계산기 역할을 했다.

자연·사회 현상을 해석하는 로그

지진의 세기를 측정하는 단위 리히터에 로그가 쓰인다.


계산을 편리하게 하려고 만든 로그는 갈수록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로그함수는 자연·사회 현상을 해석하는 도구로 많이 쓰인다.

과학에서 세균의 증식과 방사능 물질의 반감기는 거듭제곱 형태로 증가하거나 감소하기 때문에 계산할 때 로그함수가 쓰인다. 또 경제학에서 인구 증가와 같은 현상도 로그함수로 해석할 수 있다. 거듭제곱을 함수로 확장한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관계를 이용해서 많은 현상을 수학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로그는 물리적인 양을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자연현상의 단위에도 쓰인다. 지진의 세기를 측정하는 단위 리히터는 지진파의 최대 진폭을 이용해서 지진의 크기를 알려 주는 단위다. 지진의 최대 진폭은 매우 큰 수로 표현되는데, 이때 로그는 큰 수를 작은 수로 바꿔 누구나 쉽게 그 정도를 알 수 있게 돕는다.
 


이처럼 편리한 계산에서 출발한 네이피어의 로그는 이제 자연현상을 나타내는 단위와 자연과 사회 현상을 해석하는 도구로 폭넓게 활약하고 있다.

2010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남호영 교사
  • 일러스트

    김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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