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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우는 평면도형 중 자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뭘까요? 아마 동그란 모양이 정답일 거예요. 해와 달, 맛있는 과일, 물가의 동그란 돌멩이 등. 바람이 어루만지고 흐르는 물이 모양새를 가다듬어 자연이 만들어 낸 도형이 바로 원이랍니다.


가장 넓이가 큰 도형은 원


옛날 튀로스라는 나라에 디도라는 공주가 살고 있었어요. 아름답고 지혜로운 디도 공주는 왕위를 다투는 혼란 속에 남편이 죽자, 부하를 이끌고 북아프리카 해안으로 도망갔어요. 공주는 그곳의 왕인 이아르바스에게 자신과 부하들이 살 땅을 요청했어요. 그러자 이아르바스 왕은 공주의 지혜를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여기 소 한 마리가 있다. 이 소의 가죽으로 감쌀 수 있는 만큼의 땅을 허락하겠노라.”


선생님 : 소 한 마리의 가죽을 벗겨 봤자 사람 하나 누울 공간밖에 안 나올 텐데…. 여러분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공주는 기막힌 방법을 생각해 냈어요.
 소의 가죽을 최대한 가늘게 잘라서 길게 이은 다음 그 끈으로 땅을 감싼 거예요. 여기서 잠깐! 지난 시간에 집짓기 했던 거 기억하시나요? 집을 지을 네모난 땅을 만들 때 어떻게 하면 가장 넓게 확보할 수 있었지요?
기쁨 : 둘레의 길이가 정해져 있다면 정사각형일 때가 가장 넓이가 넓었어요.
선생님 : 그럼 둘레의 길이가 같을 때 정사각형과 정오각형 중에서는 어느 쪽이 더넓을까요?
사랑 : 정오각형 아닐까요?
선생님 : 맞아요. 같은 방법으로 변의 개수를 늘려 갈수록 넓이는 점점 더 커져요. 정오각형보다는 정육각형이, 정육각형보다는 정칠각형이 더 넓답니다.
 

정오각형, 정육각형, 정칠각형


소망 : 선생님~, 죄송하지만 저는 디도 공주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요.
선생님 : 급하기도 해라. 그럼 이야기로 돌아가 보도록 하죠. 소의 가죽으로 긴 끈을 만들어 땅을 확보하기로 한 공주는 과연 어떤 모양의 땅을 만들었을까요?
기쁨 : 변의 개수를 최대한 많이 늘린 다각형을 선택했을 것 같아요. 정192각형쯤이면 최대로 넓어지지 않을까요?
선생님 : 음~, 좋은 생각이에요. 그럼 변의 개수를 자꾸 늘리다 보면 어떤 도형과 가까워질까요?
사랑 : 아! 그렇구나. 결국 원이랑 비슷하겠네요. 다각형을 찾는 것보다 원 모양으로 만드는 게 쉽겠어요.
선생님 : 우리 사랑이가 바로 디도 공주네요. 원은 둘레의 길이가 같을 때 넓이가 가장 큰 도형이랍니다. 디도 공주는 원 모양의 땅을 확보해서 그 땅에 도시국가인 카르타고를 건설했어요. 나중에 로마와 전쟁을 벌일 만큼 힘있는 나라로 발전했지요. 소 한 마리로 국가를 세운 디도 공주의 지혜가 놀랍지 않나요?


원의 둘레와 π의 발견

선생님 : 신기한 도형 원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기로 해요. 여기 동전이 하나 있어요.동전의 지름을 2cm라고 하면, 이 동전이 한 바퀴 굴러간 거리는 얼마나 될까요?
소망 : 굴러간 길이를 자로 재면 되지 않나요?
 

지름 2cm의 동전이 한 바퀴 굴러간 거리는?


선생님 : 그래도 되지만 수학의 생명은 정확성이에요. 정확한 값이 필요하답니다. 우선 동전이 한 바퀴 굴러간 거리는 원의 무엇과 같은 길이인지 생각해 봐요.
기쁨 : 원의 둘레와 같겠지요.
사랑 : 선생님, 이때 필요한 게 파이(π) 아닌가요? 3.14 말이죠.
소망 : 저는 파이값을 소수점 아래 스무 번째까지 외워요.
선생님 : 다들 대단해요. 정확한 π값을 계산하기 위해 수천 년 동안 많은 수학자들이 노력했어요. 평생을 π값 계산에 바친 수학자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π값은 소수점 아래로 숫자가 규칙 없이 무한히 반복되는 무한소수랍니다.
사랑 : 그럼 수학자들은 어떤 방법으로 무한히 반복되는 π값을 구했나요?
선생님 : 좋은 질문이에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방법을 함께 살펴볼게요. 아래의 그림처럼 어떤 한 원에 내접하는 육각형과 외접하는 육각형이 있다고 해요. 원의 둘레의 길이는 내접하는 흰색 정육각형의 둘레보다는 길고 외접하는 초록색 정육각형의 길이보다는 짧겠지요.
 

어떤 한 원에 내접하는 육각형과 외접하는 육각형


이번에는 원의 안과 밖에 정12각형을 그려 볼게요. 정12각형은 정육각형보다 원에 더 가까워 보이지요? 이처럼 원에 접하는 다각형의 변을 점점 늘려 가면 훨씬 정확한 값을 구할 수 있답니다. 이와 같이 아르키메데스는 정96각형까지 계산했어요.

원에 내접하는 정12각형의 둘레 < 원의 둘레 < 원에 외접하는 정12각형의 둘레

기쁨 : 우와! 정96각형이면 거의 원둘레와 비슷하겠는걸요.
선생님 : 아르키메데스가 정96각형을 이용해 계산한 π의 범위는 다음과 같아요.
 


소망 : 현재 π의 근사값인 3.14를 아르키메데스가 알아 냈군요.
선생님 : 그래요. 하지만 수학자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어요. 중국의 수학자 유휘는 무려 정3072각형까지 계산했답니다. 다각형을 이용해 π값을 구하는 방법은 17세기에 새로운 방법이 나오기 전까지 2000년 넘게 계속 사용되었어요.
사랑 : 선생님, 질문 있어요. π의 정확한 뜻은 뭔가요?
선생님 : π는 원주율이라고도 하는데, 원둘레의 길이와 원의 지름 사이의 비의 값이랍니다. 그래서 원의 지름에 π배를 하면 원둘레의 길이를 구할 수 있어요.

원둘레의 길이 = 원의 지름 × π

사랑 : 그러면 앞에서 동전이 굴러간 거리는 2cm × π = 2π cm가 되겠네요. 3cm짜리 동전이라면 3π cm겠지요.
선생님 : 맞았어요. 이제 선생님이 간단한 퀴즈를 하나 내겠어요. 여기 동전 두 개가 있어요. 아래에 있는 동전은 그대로 두고 위에 있는 동전을 아래 동전의 둘레를 따라한 바퀴 회전시키려면 위에 있는 동전은 몇 바퀴 돌아야 할까요?
소망 : 에이~, 선생님! 너무 쉬워요. 두 동전의 크기가 같으니 물론 한 바퀴겠지요.
선생님 : 과연 그럴까요? 지금 동전 두 개를 가지고 직접 실험해 보세요.
기쁨 : 우와~, 신기해요. 위에 있는 동전이 제자리로 돌아오려면 두 바퀴를 돌아야하네요.
선생님 : 하하하, 신기할 것이 없는 이야기랍니다. 수학적으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요.
 

동전이 한 바퀴 돌고 난 중심점의 자취


선생님 : 위에 있던 동전이 한 바퀴 돌고 난 중심점의 자취를 보면 동전의 둘레보다 큰 것을 알 수 있어요. 앞에서 지름이 2cm인 동전의 둘레는 2π cm라고 했죠. 그러면 위에있던 동전의 중심점이 그린 큰 원의 지름은 얼마가 될까요?
기쁨 : 동전 두 개의 크기니까 4cm입니다.
선생님 : 그러면 큰 원의 둘레를 구해 볼까요?
소망 : 4cm × π =4π cm예요. 동전의 둘레가 2π cm니까 두 바퀴를 돈 셈이네요.
선생님 : 참 잘했어요. 이처럼 원은 신기하면서도 재밌는 도형이랍니다. 우리도 원처럼 둥글둥글하면서 알차고 신나게 살기로 해요.

2010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최성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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