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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통조림] 천만 가지 문자의 얼굴을 벗겨라!

수학 통조림

천만 가지 문자의 얼굴을 벗겨라!

이번 호 통조림은 아~주 특이합니다. ‘미지수 맛’ 통조림이에요. 도대체 무슨 맛일까요? 성분표를 보니‘생각에 따라 변하는 맛’이라고 쓰여 있어요. ‘생각대로맛’이라니 너무 신기합니다. 지금부터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미지수 맛’을 보러 통조림 뚜껑을 따 볼까요? 너무 어려워하지 말고요! 여러분 생각대로 통조림 맛을 바꿔 보세요. 앗! 뚜껑을 따기 전에 한 가지 조심하세요! 여러분의 마음가짐에 따라 미지수 맛이 쉽게 느껴질 수도,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요.

문자에 대한 개념 트리

문자와 식은 주로 방정식과 부등식에서 다룬다. 초등학교에서는 규칙성과 문제해결 영역에서 나온다. 그 내용은 □를사용한 식, 미지수 구하기, 식 만들기, 방정식과 비례식 등이다. 중학교에서는 문자와 식 영역에서 문자의 사용, 식의 값, 일차방정식과 일차부등식, 그리고 이차방정식을 배운다. 고등학교에서는 다항식, 이차방정식과 부등식에서 문자와 식을 공부한다. 지수와 로그, 행렬, 수열, 분수방정식, 무리방정식, 삼·사차부등식과 무리부등식 등으로 이어지며 더 어려운 내용을 공부한다.

문자는 수학 세계의 흑기사!

“키 작고 안경 낀 애, 매일 지각하고 얼굴 까맣던…. 걔 생각나?” 친구가 옛날 친구를 기억하는지 물었습니다. 키가 작고 안경을 쓰고, 매일 지각을 했던 얼굴이 까만 친구라…. 여러분들은 그 조건을 만족하는 친구를 기억 속에서 찾으려고 하겠죠? 그 친구는 이미 누구인지 정해져 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 친구를 찾아 내는 것입니다.

이런 대상이 수학에도 있답니다. 우리는 그것을 ‘미지수’라고 합니다. 미지수는 문장이나 그림으로 주어진 상황을 식으로 나타낼 때 모르는 수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주로 로, 그리고 중학교부터는 x나 y로 표현하죠. 하지만 x나 y로 표현하는 문자가 단지 ‘미지수’만을 나타낼까요? 지금부터는 학교에서 문자와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수학에서 사용되는 문자의 다양한 의미와 역할을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만남미지수와 식 세우기

초등학교 1, 2학년에서는 문장이나 그림으로 주어진 상황을 식으로 쓸 때, 모르는 수를 □, △, ○, ( ) 등의 기호로 나타냅니다. 이러한 수를 미지수라고 부르는데, 미지수는 식을 풀어서 구할 수있습니다. 덧셈, 뺄셈, 곱셈이나 나눗셈의 관계를 이용해 미지수를 포함한 식을 세우고 그 수를 구하는 것이지요.
 

미지수와 식 세우기


위의 그림에서 주먹을 쥐고 있는 손에 담긴 사탕 수를 △로 하고 식을 세우면, △+4 = 3+4가 된다. 따라서 △=3이므로, 주먹을 쥔 손에 담긴 사탕 수는 3이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는 미지수를 x로 씁니다. 이렇게 문자로 미지수를 표현하는 것은 더욱 높은단계의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미지수는 단지 x나 y뿐만 아니라, z, h, p, a 등 다양하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만남규칙 나타내기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규칙을 문자로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교과서에 그림이 주어지면 그림에 나타난 배열을 수로 나타내고 수가 어떻게 변하는지 규칙을 찾습니다. 그러한 규칙을 수로, 말로, 그리고 글로 나타냄으로써 문자로 나타낼 수 있는 능력을 기릅니다.
 

규칙 나타내기


쌓기 나무의 배열을 수로 나타낸다. 3, 5, 7…로 쓰다 보면 다음에 오는 수를 예상할 수 있다. 2개씩 늘어나는 규칙을글로 표현해 보면 그 다음에는 9가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더욱 어려운 수학 개념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 △, ○, ☆를 사용해 여러 수 사이의 관계를 식으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적응이 되면 그 다음에는 □, △, ○, ☆ 대신 x, y, s, t 등의 문자를 씁니다.

만남다양한 문자의 역할

변수라고 하면 대부분 ‘변하는 수’ 또는 여러 가지 수를 대입할 수 있는 기호나 모르는 수라고 생각하지만 그 의미는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다양해집니다.

수학에서는 수, 점, 함수, 집합 등을 모두 수학적 대상이라고 부르고 이를 대표하기 위해 기호 즉 문자로 표시합니다.변수를 대표하는 문자가 항상 수를 표현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변수를 꼭 문자로 표현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수학에서 사용하는 문자가 항상 변수가 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원주율 π나실수보다 더 큰 개념의 수 단위인 i는 수로 쓰는 문자입니다. 이처럼 수학에서 자주 쓰는 길고 복잡한 수는 축약해서 문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문자가 나가신다!

문자와 식은 수학에 있어서 의사소통에 필수적인 언어입니다. 특히 문자를 공부하면, 연속적으로 나열된 대상에서 규칙을 찾아 일반적인 개념이나 법칙을 만드는 추상화 과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규칙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문자나 기호를 사용해 식을 만듭니다. 문자를 사용한 식, 즉 방정식을 만드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한 시작이고 더 어려운 수학을 공부하기 위한 기본 토대입니다. 문자의 역할을 살펴보면서 문자를 배우는 이유를 생각해 봅시다.

문제 풀이의 해결사

*명제 : 참이나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식이나 문장

수학적 사고에는 여러 가지 계산 방법, 수학 용어와 기호를 사용하는 것, *명제를 증명하고 추측하고 발견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데카르트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 결과 데카르트는 모든 문제를 수학문제로 바꿨습니다. 문제의 규칙을 찾아 방정식으로 만들어 풀었던 것입니다. 방정식을 세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데카르트의 사고 과정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을 하나의 방정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문자와 기호를 선택하고 사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래 예문을 봅시다.

“만두 100개에 스님이 100명인데, ‘큰 스님’에게 3개씩 나누어 주고 ‘작은 스님’은 세 사람당 1개씩 나누어 준다면 큰 스님은 몇 명이고 작은 스님은 몇 명일까?”

조선 후기의 실학자 황윤석의 풀이

만두가 100개, 스님이 100명이니까, 큰 스님 1명이 먹는 만두 3개와 작은 스님 3명이 함께 먹는 만두 1개를 묶어 기 본 단위를 4개로 생각한다. 정리하면, 만두 4개에 스님 4명이 대응한다. 만두 100개를 기본 단위인 4로 나누면 25다. 25는 3개씩 먹는 큰 스님의 수이자, 작은 스님이 먹는 만두의 개수다. 따라서 큰 스님의 수가 25명이므로 작은 스님의수는 75명이다.
 


위 예문처럼 데카르트식 문제 해결 방법은 미지수인 문자를 사용합니다. 두 양 사이의 관계를 정확히 하는 동시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쉽고 빠른 길이죠.

추상화 과정의 도우미

*피보나치 수열 : 이전의 두 항을 더한 값이 항을 이루는 수 배열. 예) 1, 1, 2, 3, 5, 8, 13, 21, …

단순한 계산을 벗어나 문자와 기호를 사용해 방정식을 만드는 훈련을 하면 수학적 사고력이 발달합니다. 간단한 문양에서 반복되는 규칙을 발견하거나 반복된 수에서 규칙을 발견하고 그것을 문자와 기호를 사용해 식으로 만들 수 있죠.이것은 *피보나치 수열처럼 더욱 어려운 문제로 이어집니다.

(예1) 1 + 2 = 2 + 1 3 + 4 = 4 + 3
(예2) 3 × (4 + 5) = 3×4 + 3×5
4 × (7 + 9) = 4×7 + 4×9

(예1)은 덧셈을 할 때 순서를 따지지 않는 교환법칙의 예입니다. 문자로 나타내면 a+b = b+a입니다. (예2)는 괄호 안을 계산한 뒤 괄호 밖의 숫자와 곱한 결과는 괄호 밖의 숫자를 괄호 안의 숫자와 각각 곱한 뒤 더한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문자로 쓰면 a×(b+c) = a×b+a×c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문자로 바꾼 것이 아닙니다. 두 개 또는 그보다 많은 대상 사이의 관계를 발견해 표현하는 추상화·일반화의 과정입니다.

교과서 제대로 읽기

초등학교, 중학교 1학년에서 배우는 문자는 방정식과 부등식, 그리고 함수 단원을 공부하기 위한 기초입니다. 이 글에서는 형식적인 문자가 나오기 시작하는 중학교 1학년 내용을 다루겠습니다. 초등학생도 자신이 공부하는 내용을 떠올리며 앞으로 무엇을 배울지 눈여겨보기 바랍니다. 교과서는 중학교 1학년 비유와 상징입니다.

일반화와 문자 선택 교과서 95p
 

일반화와 문자 선택 교과서 95p


밥공기 수가 늘어남에 따라 쌀의 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여러분은 어떤 규칙을 발견했나요?

밥공기 수에 따라, 쌀의 양이 80g씩 늘어나는 것을 찾았을 것입니다. 교과서에서는 ‘밥공기 수’가 x지만, 사실 다른문자도 가능합니다.

x대신 k, t, m, r 등 다른 문자를 선택해서 쓸 수 있습니다. 쌀의 양을 구하기 위해 식을 세울 때 밥공기 수를 y로 놓고 풀어 봅시다.

일반화와 특수화 교과서 98p
 

일반화와 특수화 교과서 98p


지하철을 한 번, 두 번… 이용할 때마다 교통카드에 남는 금액은 어떻게 될까요?

10000-720×1, 10000-720×2…. 이렇게 교통카드에 충전한 돈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이때 변하는 수는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횟수’입니다. 지하철을 h번 이용하면 남는 금액은 10000-720×h입니다. 이처럼 보편적이고 일반적 규칙을 찾는 일을 일반화라고 합니다. 한편, ‘지하철을 네 번 이용했을 경우, 교통카드에 남은 금액’처럼 특정 횟수에 대한 남은 금액을 알아 내는 것은 특수화입니다. 이것이 바로 ‘식의 값’입니다. 지하철을 4번 이용했다면 교통카드에 남는 돈은 10000-720×h=10000-720×4=7120(원)입니다.

a, b, c는 아직 정해지지 않는 수 교과서 111p
 

a, b, c는 아직 정해지지 않는 수 교과서 111p


왼쪽 교과서의 미지수 a, b, c는 방정식에 쓰이는 미지수와 다릅니다. 방정식의 미지수는 특정한 값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즉 정답을 찾아야 하는 미지수입니다.

왼쪽 교과서에 나오는 미지수는 정해진 값이 없습니다. 주어진 조건에 맞다면 미지수 a, b, c는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b이면, a + c = b + c에서 a, b, c는 정해지지 않는 *상수항을 나타냅니다. 일반화를 위한 도구로 문자를 쓸 때는 문자가 수 사이의 관계를 나타냅니다. 이런 문자의 쓰임은 방정식에서 쓰는 미지수와는 다르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상수항 : 수로만 이뤄진 항
 


실생활의 사건을 일반화하라!

문자는 ‘변한다’와 ‘대신한다’라는 의미를 모두 갖습니다. 모르는 수를 대신한다는 의미입니다. ‘강아지 신발이16개가 있다면 우리는 몇 마리에게 신발을 줄 수 있을까요?’라는 문제가 있다면, 이 때 우리가 생각해야 할 식은 ‘x×4 = 16 ’ 입니다. 이는 곧 우리가 풀어야 하는 방정식입니다. 문제를 접하는 매 순간 우리는 방정식을 생각하며 문자를 적용합니다.

또 다른 의미의 문자는 변하는 두 양 사이의 관계를 따질 때 등장합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을 나눌 때도 수학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방학이 시작되면 생활 계획표를 가장 먼저 짭니다. 24시간 동안 숙제하고, 공부하고, 게임도 하고 잠도 자겠지요. 숙제와 공부에 j시간을 사용한다면, 여러분들에게 남은 시간 h는 얼마일까요? 24시간에서 j시간을 빼면 남은 시간인 h시간은 24-j시간입니다. 이처럼 쓴 시간과 남은 시간의 관계를 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남은 시간을 계산하고 그 동안엔또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모두 수학적인 사고입니다. 이처럼 두 양 사이의 관계를 식으로, 그리고 문자를 사용해 쓸 수 있다면 주어진 문제를 일반화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전기계량기, 가스계량기의 경우는 어떨까요? 소비량이 시간에 따라 일정하다고 가정한다면 그 양을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게 일정한 것은 아닙니다. 계량기를 보면 가스나 전기를 쓴 양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수치에 따라 우리가 얼마나 전기를 많이 쓰는지 또는 전기세나 가스비를 얼마나 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흐르는 시간, 떨어지는 물, 변하는 기온과 점점 길어지는 낮의 길이와 같은 관계도 문자와 식을 이용해 일반화할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또는 계속 움직이는 물체가 있을 때, 그 변화를 문자로 일반화하는 과정을 통해 관계를 알아 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실생활에서 수학적 관계를 찾을 수 있는 것은 학교에서 배운 문자와 그 관계식 덕택이 아닐까요?

2010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박현정 수학교육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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