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에서는 뿔쇠오리를 보호하기 위해 2023년 길고양이 45마리를 제주 본섬으로 옮겼어요. 길고양이를 내보낸 뒤 마라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기자는 한국조류보호협회와 함께 10월 2~3일 마라도를 찾았어요.

강희만
새·고양이·쥐, 함께 살펴야 한 음식점 주변에 길고양이 8마리가 모여 있었어요. 고양이들은 주민이 챙겨 준 사료를 먹으며 음식점 주변에서 생활하고 있었지요. 새끼 두 마리만 아직 중성화하지 않은 상태였어요.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고양이도 있었어요. 기자는 바닷가 앞 소나무 숲에서 노란빛 털의 길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지요.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장은 “해안으로 나간 길고양이가 낚시꾼이 버린 물고기를 먹다 봄철에 바위틈에서 번식하는 뿔쇠오리를 사냥한다”며 “멸종위기 새의 피해를 줄이려면 해안가로 내려가는 길고양이를 꾸준히 관찰하고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강희만
마을에서 발견한 중성화하지 않은 새끼 고양이예요. 주민이 정해진 시간에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고 있어요.
기자가 머문 이틀 동안에는 길고양이가 새를 사냥하는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어요. 대신 3일 오전에는 등대 주변 바닥에서 새 한 마리의 사체를 발견했어요. 몸에 피나 뚜렷한 상처가 없어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추정됐어요. 마라도 주민에 따르면 길고양이 문제는 개로부터 시작됐어요. 10여 년 전 쥐를 잡으려고 길고양이를 들여왔을 당시 마을에는 풀어 기르는 개들이 있었어요. 길고양이는 개를 피해 제한된 공간에서 활동했다고 해요. 이후 민원으로 개를 묶어 기르게 되면서 길고양이의 활동 범위가 바닷가까지 넓어지고 새를 공격하게 된 거예요. 마을 주민은 길고양이를 모두 내보내기 어려운 이유로 쥐와 해충을 꼽았어요. 고양이가 쥐와 해충을 잡아 생활 피해를 줄여준다는 거예요. 길고양이를 내보낸 뒤 쥐는 늘었을까요? ‘마라도 천연보호구역 내 설치류 방제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마라도에서는 2023년 133마리, 2024년 118마리, 2025년 275마리의 쥐가 잡혀 개체 수가 줄었어요. 연도마다 포획 횟수와 포획 틀 설치 규모가 달라 길고양이 수 감소가 쥐 개체 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요. 기자가 마라도에서 이틀 동안 본 모습만으로 길고양이 이주 효과를 단정하기 어려워요. 주민의 생활 피해를 줄이면서 야생조류를 보호하려면 길고양이와 쥐의 수뿐 아니라 멸종위기 조류의 개체 수와 피해도 함께 조사해야 합니다. 천연보호구역을 관리하는 세계유산본부는 “매년 마라도의 길고양이, 쥐 개체 수를 파악하고 있고, 내년엔 쥐 퇴치 예산을 더 확보하는 등 문제 해결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