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바닥에서 천천히 자라는 석순에는 오래전 기후의 흔적이 있어. 과학자들은 그 안에서 어떤 정보를 찾아낼까? 블랙홀의 안과 밖을 가르는 ‘사건의 지평선’은 어떤 경계일까? 과학마녀 일리가 알려 줄게!

석순은 주로 석회암 동굴에서 볼 수 있어요. 석회암의 주요 성분은 달걀껍데기 등에 들어 있는 탄산칼슘이에요. 동굴 바닥에 탄산칼슘이 쌓여 위로 자라지요.
석순은 빗물이 석회암 틈으로 스며들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해요. 빗물은 공기와 흙 속의 이산화탄소가 녹아들며 약한 산성을 띠어요. 빗물이 석회암을 지나면 탄산칼슘이 물에 녹아 동굴 안으로 흘러들어요. 빗물 속 이산화탄소는 물이 동굴 바닥에 떨어질 때 빠져나가요. 물에 녹아 있던 탄산칼슘은 다시 결정으로 쌓여 석순으로 자라지요.
석순은 과거 기후를 연구할 때에도 쓰여요. 석순 층에는 만들어질 당시 물의 성분과 동위원소 정보가 새겨져 있기도 해요. 동위원소는 같은 원소지만 무게가 조금 다른 원자예요. 과학자들은 동위원소의 비율 등을 분석해 과거의 강수량과 기후 변화를 추정해요.
석순에 남은 기후 기록을 해석하려면 각 층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아야 해요. 석순은 물의 양과 성분, 동굴의 온도와 습도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서 크기만으로는 나이를 알 수 없어요. 과학자들은 석순 속 우라늄이 시간에 걸쳐 토륨으로 변하는 성질을 이용해요. 우라늄과 토륨의 비율을 비교해 각 층이 만들어진 시기를 추정하지요. 석순은 과거 환경을 간직한 자연의 기록장인 셈이에요.

사건의 지평선은 블랙홀에서 빛이나 정보가 더 이상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경계예요. 눈에 보이거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벽 등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사건의 지평선 안쪽에서 일어난 일도 바깥에서는 직접 확인할 수 없지요.
블랙홀은 아주 많은 물질이 작은 공간에 모여 강한 중력을 만드는 천체예요. 물질의 질량이 클수록 주변의 시공간은 더 크게 휘어요. 블랙홀 주변에서는 시공간이 크게 휘어 빛이 지나가는 길도 달라져요. 하지만 블랙홀로 떨어지는 물체의 시간이 실제로 멈추는 것은 아니에요.
멀리서 지켜보면 사건의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물체가 점점 느려지는 것처럼 보여요. 사건의 지평선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의 흐름도 다르게 보여요. 물체에서 나온 빛도 점점 붉고 희미해지다가 결국 보이지 않게 되지요. 블랙홀로 떨어지는 물체의 시간이 실제로 멈추는 것은 아니에요.
사건의 지평선의 크기는 블랙홀마다 달라요. 블랙홀이 주변의 가스나 별을 빨아들여 질량이 늘어나면 사건의 지평선이 커져요. 다른 블랙홀과 합쳐져도 사건의 지평선이 커지지요. 과학자들은 사건의 지평선 안쪽을 직접 볼 수 없어요. 대신 블랙홀 주변의 가스와 별, 빛의 움직임을 관측해서 블랙홀의 크기와 성질을 연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