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창고 인근에는 두 대의 CCTV가 있었다. 멀리 있는 CCTV의 녹화 영상부터 확인했다. 밤 11시쯤 얼굴에 마스크를 쓴 남자 두 명이 보물 창고 쪽으로 가는 모습이 흐릿하게 찍혀 있었다.


손전등 불빛에 도둑 한 명의 신발이 반짝이는 걸 본 이프로가 명탐정에게 물었다.
“키와 덩치로 봐서 도사야. 다른 한 사람은 누구지?”
두 번째 CCTV는 운석 반지를 도둑맞은 창고 근처에 설치됐다. 그런데 밤 11시 5분 갑자기 카메라 렌즈가 검게 변했다. 누군가가 카메라 렌즈에 검은 페인트를 뿌린 것이었다. 이후로는 소리만 녹음됐다.
두 탐정은 멀리 있는 CCTV의 소리 크기를 최대로 높이고 녹음된 소리를 들었다. 이상하게도 CCTV 녹화영상에 녹음된 발소리는 한 사람의 발소리뿐이었다.
“CCTV 마이크 성능이 좋지 않아서 녹음되지 않았나봐요. 풀벌레 소리도 전혀 녹음되지 않았잖아요.”
“그렇네! 성능이 나쁜 카메라로 찍은 달 사진을 확대 한 뒤 성능 좋은 천체망원경으로 달 사진을 들여다본 다고 달의 분화구가 보이지는 않지.”
이 프로의 말에 명탐정이 맞장구쳤다. 탐정들은 창고 앞으로 가서 CCTV의 마이크 성능을 실험했다. 정말 마이크의 성능이 나빠 작은 소리와 저음은 녹음되
지 않았다. 탐정들은 어제 낮에 CCTV에 찍힌 마을 사람들을 살펴보고 4명의 용의자를 추렸다.


탐정들은 이번엔 창고 바로 앞에 있는 CCTV에 녹음된 소리를 반복해 들었다. 다행히 CCTV에는 도둑이 창고를 드나드는 소리가 녹음돼 있었다. 역시 범
인은 귀신이 아니었다.
CCTV에선 밤 11시 5분쯤 창고를 향해 저벅저벅 소리를 내며 다가가는 한 사람의 구둣발 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창고의 잠금장치가 열리는 찰칵 소리, 안
에 테이프가 붙어 있는 문을 강제로 밀어서 여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5분쯤 지나자 다시 문을 닫는 소리, 잠금장치가 잠기는 찰칵 하는 소리, 멀어져가는 구둣발 소리가 이어졌다.
“하나뿐인 창고 열쇠가 창고 안에 있었는데 범인들은 어떻게 잠금장치를 부수지 않고 문을 연 거죠? 이미 사람이 드나든 걸 보니 도사가 창고 문의 잠금장
치를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어야 할 텐데….”이 프로가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멍 탐정인 나도 도사가 반지를 훔친 과정이 궁금했다. 창고를 관리하는 이장은 분명 열쇠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마을 이장이 공범일까?’
하지만 이장은 공범이 아니었다. 이장은 수면제를 먹기도 했고 분명 창고 안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범인들이 창고 열쇠를 하나 더 만들어서 사용한것도 아니었다.
“아! 어제저녁에 창고 문을 잠글 때 상황을 생각해 보세요. 도사가 이장님에게 열쇠를 받아 밖에서 창고 문을 잠갔죠.”이 프로가 명탐정에게 말했다.
“그렇지.”명탐정이 답하자 이 프로가 이어 말했다.
“쇠창살이 달린 창문을 통해 창고 안에 있는 이장님에게 다시 열쇠를 돌려줬잖아요.”
“맞아, 그랬어! 도사는 비슷하게 생긴 창고 열쇠를 여러 개 가지고 있었고.”
명탐정이 소리쳤다. 그렇다면 반지를 숨긴 방법은 단 하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