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3100만 km 떨어진 우주선이 보낸 고양이 영상을 끊김 없이 볼 수 있다면 믿어지나요? 비밀은 ‘레이저’에 있어요. 지난 6월 20일, 10명의 어린이 우주 기자단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고등광기술연구원을 찾아 초강력 레이저 시설과 레이저로 우주와 통신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강연을 듣는 데서 끝나지 않고 보안경을 끼고 직접 레이저 신호를 쏘아 보내는 체험까지 했답니다. 빛으로 우주와 대화하는 일, 과연 어떻게 가능할까요?

레이저, 빛을 한 줄기로 모으다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김준헌 수석연구원은 선명한 고양이 사진 한 장으로 강연을 시작했어요. 2023년 10월 발사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프시케(Psyche) 탐사선이 보낸 고양이 영상의 비밀을 설명하기 위해서였어요. 핵심은 레이저!
레이저는 사방으로 퍼지는 전자기파를 한 방향으로 모아 세기를 강하게 만든 전자기파입니다. 멀리까지 세기가 줄지 않고 똑바로 나아가 우주통신은 물론 적의 공격을 막는 무기로도 쓰여요.
레이저와 전파는 우주에서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만 도달하는 정보의 양은 달라요. 레이저는 전파보다 대역폭●이 넓어 같은 시간에 훨씬 많은 정보를 실어 날라요. 전파 통신으로는 오래 걸리던 고용량 영상과 사진을 레이저는 빠르게 전송하죠. 2001년 설립된 고등광기술연구원은 초고출력 레이저와 레이저 통신 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빛 관련 연구를 하는 기관이에요. 초강력레이저연구부는 4PW(페타와트)●의 초강력 레이저를 개발해 우주 환경의 새로운 물리 현상을 탐구하고 광응용시스템연구부는 국방·우주 통신처럼 먼 거리를 잇는 레이저 통신 기술을 연구해요. 광기반원천연구부는 빛을 활용한 다양한 기초 연구를 해요.
레이저 통신을 할 때에는 두 가지 과제가 있어요. 첫 번째는 조준이에요. 레이저는 좁은 범위를 똑바로 직진하는 빛이라 받는 쪽에서 방향이 조금만 틀어져도 정확하게 도착하지 못해요. 빠르게 움직이는 인공위성과 통신하려면 정밀한 조준 기술이 필요해요.
두 번째 과제는 산란이에요. 대기권에는 공기, 구름 같은 작은 입자가 가득해 레이저 빛이 부딪혀 흩어지는 산란이 자주 일어나요. 반면 우주 공간에서는 산란이 거의 없어 오히려 장거리 레이저 통신에 유리하지요. 김준헌 수석연구원은 “인공위성과 지상 사이를 통신하는 초고속 레이저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 고등광기술연구원”이라고 설명했어요.
레이저로 모스 부호 보내기
어린이 기자들은 보안경을 쓰고 모스 부호를 레이저 신호로 직접 보내는 체험을 진행했어요. 모스 부호는 짧은 신호점과 긴 신호선을 조합해 알파벳, 숫자, 한글을 표시하는 통신 신호예요. 예를 들어 구조 신호 SOS는 ‘…---…(따따따 따아따아따아 따따따)’로 나타내요.
어린이 기자들은 star, tree, cat과 같은 간단한 단어가 적힌 종이와 모스 부호표를 받았어요. 레이저 거울과 조준용 레이저 조리개 각각 2개를 지그재그로 배치해 레이저가 모든 구멍을 통과한 뒤 벽까지 닿도록 했어요.
한 어린이 기자가 거울의 나사와 조리개를 돌려 레이저를 정확히 조준한 뒤 빛을 끊어 가며 단어에 맞는 모스 부호를 깜빡였어요. 다른 어린이 기자가 신호를 보고 단어를 맞혔어요.
체험을 마친 김나윤 어린이 기자는 “처음엔 구멍에 딱 맞게 레이저를 조준하는 게 쉬울 줄 알았는데 빛의 방향을 계속해서 정밀하게 조종해야 했다”며 “실제 통신 상황에서는 더 정교한 조준 기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어요. 조준의 어려움을 몸으로 직접 느낀 순간이었어요.
어린이 기자들은 초강력레이저연구동으로 견학을 떠났어요. 레이저를 만들고 쏘면서 물리 현상을 연구하는 시설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저를 만드는 곳이에요.
견학을 도운 성재희 수석연구원의 설명에 질문이 쏟아졌어요. 신주안 어린이 기자가 “강력한 레이저를 모으다 사람한테까지 가면 어떻게 돼요?”라고 묻자 성 연구원은 “레이저로 생기는 혹시 모를 방사선 사고를 예방하려고 1m 두께 벽을 만드는 등 안전에 철저히 신경 썼다”고 답했어요.
마지막으로 레이저 통신 시설이 있는 돔을 견학했어요. 돔에 있는 레이저 안테나 시스템은 인공위성과 지상을 이어요. 안테나는 인공위성 쪽을 향해 끊임없이 방향과 위치를 바꾸며 통신하고 안개나 구름이 많을 땐 산란 가능성이 커져 기상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비행기 탄 사람의 눈에 레이저가 닿지 않도록 비행기 통과 여부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레이저를 쏴요. 정확한 레이저 통신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어요.
신소율 어린이 기자는 “강연을 듣고 빛이 산란할 때의 레이저 모습이 궁금해 드라이아이스를 놓은 통에 레이저 포인터를 비춰봤는데 빛이 끊기기도 하고 퍼지기도 한 모습이 신기했다”고 밝혔어요.
임예준 어린이 기자는 “천문대에서 별을 가리키기 위해 레이저 포인터를 쏘는 모습을 본 적 있다”며 “레이저가 별까지 닿는 것처럼 보여 신기했는데 이번 강연을 통해 레이저가 어떻게 우주 통신에 활용되는지 자세히 알게 됐다”고 말했어요.
2. 신우진 수석연구원이 레이저 통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용어 설명
●대역폭: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사용하는 주파수의 범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