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앞으로는 인종이 다른 친구가 더 많아진다는 거겠지? 손을 들고 선생님께 질문하자, 선생님은 “인종이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씀하셨어. 피부색에 따라서 인종을 나누는 게 아니었나?

(W)Neanderthal-Museum, Mettmann
어떤 외모든 유전 정보 99.9% 일치
현생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에 네안데르탈인 등의 유전자가 1~4% 섞인, 유전적으로 99.9% 동일한 단일 종이에요. 최초의 현생 인류는 약 3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이후 각 지역의 환경에 따라 특정한 유전자에 변화가 생겼어요. 그 결과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 색깔, 잘 걸리는 질병 등 일부 기능적인 특징들이 달라졌죠. 이를 표현형 혹은 발현형질이라고 해요.
대표적인 예시로 피부색의 차이를 들 수 있어요. 태양광이 수직으로 쏟아지는 적도 근처 지역 사람들은 자외선●에 많이 노출돼요. 자외선은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인 비타민 D 합성에 도움이 되지만, 과하게 쬐면 세포 속 유전 정보 물질인 DNA가 손상되거나 피부암 등이 생기기도 하죠.
이때 피부나 머리카락, 눈동자에 어두운 색소인 멜라닌이 많이 분포하면, 자외선이 멜라닌에 흡수돼 몸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따라서 자외선이 강한 지역에서는 멜라닌이 많은,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보다 많이 살아남았고, 후손들에게도 이러한 표현형이 나타났어요. 반대로 햇빛이 비교적 적게 드는 고위도 지역에서는 비타민 D 합성을 위해 최대한 자외선을 쐬어야 했고, 멜라닌이 적어 창백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보다 많이 살아남았어요.
이 외에도 머리카락의 모양, 눈꺼풀, 코의 높이 등 외적으로 나타나는 여러 표현형이 햇빛, 습도, 기온 등 환경에 적응한 흔적이에요. 그러나 이는 단 0.1%의 유전자 변이로 나타나는 차이일 뿐, 서로 다른 종을 구분하는 기준이 아니에요. 유전 정보가 100% 같은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에도 즐겨 먹는 음식, 생활 습관 등에 따라 키나 몸매 등 표현형이 달라질 수 있어요. 한양대학교 철학과 현재환 교수는 “특정 유전자 변이는 그 집단의 본질적 특성이 아니라, 주변 환경이 오랜 시간에 걸쳐 빚어낸 생태학적 기록”이라고 말했어요. 이어 “사람을 인종 등 어떤 집단으로 나누고, 사람 간의 차이를 생물학적인 특성으로 단정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어과동 편집부의 눈 모양
어과동 편집부원의 눈 모양과 눈동자 색, 피부색도 저마다 다르다.

멜라닌 색소 분포에 따른 피부색 차이
피부 표면에서 가장 두꺼운 세포층인 유극층에 멜라닌 색소가 많이 분포할수록, 눈에 보이는 피부색이 더 어둡다.

AI 생성 이미지(ChatGPT)
용어 설명
●자외선: 파동에서 반복되는 부분의 길이가 짧아 눈에 보이지는 않으면서, 에너지 자체는 강한 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