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은 세균이 많고, 기생충이 있을 수도 있어서 먹을 수 없어. 하지만 이 대변을 사용해서 약을 만든 연구 결과가 발표됐어. 대변으로 만든 알약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자!
Q.너는 어떤 약이야? 자기소개 부탁해!
나는 대변으로 만든 알약이야. 1월 28일,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병원 암 연구센터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대변의 미생물을 이식한 알약을 만들었다고 발표했어. 나는 암을 없애는 치료제인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알약이야. 원래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암세포가 줄어들 확률은 39~46%, 흑색종 환자는 50~58%였어. 하지만 나를 먹으니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잘 들어서, 폐암 환자는 약 80%가, 흑색종 환자는 약 75%가 암이 줄어들었지.
Q.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진 거야?
나는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서 유익한 미생물만 골라내 만들어졌어. 먼저 연구팀은 기증자의 대변 80~100g과 물, 글리세롤을 섞고 걸러서 미생물 덩어리를 만들어. 글리세롤을 넣으면 얼음이 뾰족해지지 않아서 미생물들을 보호할 수 있어. 그다음 연구팀은 미생물 덩어리를 캡슐에 담아서 냉동시켜. 환자들은 면역항암제 치료를 시작하기 전, 나를 녹여서 한 번에 36~40알 정도 물과 함께 삼켰어.
Q.너는 어떻게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어?
나는 암 치료를 방해하는 세균들을 몸에서 몰아내는 역할을 해. 원래 이 세균들은 몸속에 있는 영양분을 독성 물질로 바꿔서, 면역세포들이 활동하기 어렵게 만들곤 했어. 그러면 면역항암제를 먹어도 암세포가 잘 줄어들지 않지. 반면 내가 세균들을 몰아내면, 영양분이 독성 물질로 바뀌지 않아. 그 결과 면역세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어.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올라가는 거야.
Q.대변으로 만들었는데 문제는 없을까?
안심해도 돼. 아무 대변이나 쓰지 않거든. 연구팀은 감염병을 앓았던 기록이나 최근 여행 이력, 혈액과 대변 등을 철저히 검사해서 건강한 사람들의 대변만 골라냈어. 알약을 만드는 과정도 의사들이 감독 아래 깨끗한 실험실에서 이뤄졌지. 그리고 이번 연구를 통해 기증자의 대변에 프레보텔라라는 균이 많으면 환자가 설사나 구토를 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어. 연구팀은 앞으로도 프레보텔라 같은 균들을 더 찾아내서 나를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으로 만들 예정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