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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인터뷰 : “우주망원경 만들어 보니 자신감 생겨요”

한국천문연구원은 스피어엑스 개발에 참여한 12개 기관 중 유일하게 미국 소속이 아닌 기관이에요. 스피어엑스의 핵심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우주에서 망원경이 잘 작동할 수 있게 돕는 장비를 개발했지요. 스피어엑스를 개발한 우리나라 연구자들을 만나봤어요.

 

양유진(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정웅섭(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Q.스피어엑스 발사에 성공한 소감이 궁금해요.

정웅섭 : 2014년 처음 NASA와 함께 스피어엑스를 기획하기 시작했어요.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이 갖고 있던 우주망원경 기술력을 인정받아 공동 개발에 참여했고, 발사하기까지 10년이 걸렸네요. 가장 큰 단계인 개발을 잘 끝내서 홀가분하지만 과학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지요.

 

Q.국제 우주망원경을 개발한 게 처음인가요?

정웅섭 : 일본의 ‘AKARI’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에 우리나라 천문연과 서울대학교가 참여한 적 있지만 주로 관측 자료를 갖고 연구하는 역할이었어요. 개발 준비 단계부터 관측 자료 처리, 과학 연구까지 전 과정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우주망원경은 스피어엑스가 처음입니다. 처음부터 함께 만든 망원경이기 때문에, 정제되지 않은 관측 자료를 잘 이해해서 더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Q.천문연은 개발 과정에서 무엇을 맡았나요?

양유진 : 스피어엑스의 핵심 기술인 우주 전 방향 분광 관측은 천문연이 낸 아이디어예요. 2018년 천문연이 개발한 NISS 우주망원경은 넓은 시야로 우주를 보면서 빛을 여러 파장으로 나누어 분광 관측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어요. 원래는 빛의 파장 수만큼 필터가 필요해서 어려운데 천문연은 하나의 필터에 여러 파장을 담아 해결했지요. 이 기술이 스피어엑스에 적용됐어요. 우주망원경 성능 시험에 꼭 필요한 극저온 진공 챔버도 천문연이 만들었어요.

 

▲한국천문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에서 극저온 진공 챔버를 운반하는 모습.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연이 제작한 극저온 진공 챔버는 망원경을 통째로 넣고 성능을 시험할 수 있다.

 

▲NASA/BAE Sytems/Benjamin Fry
 

  

Q.극저온 진공 챔버는 왜 필요한가요?

양유진 : 적외선 망원경은 지구나 태양, 망원경 자체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우주에서 아주 차갑게 냉각됩니다. 망원경을 발사하기 전에 우주와 똑같은 환경에서 잘 작동하는지 살펴봐야 해요. 천문연이 개발한 챔버는 스피어엑스가 우주에서 동작하게 될 환경인 영하 220°C 이하 진공 상태를 구현했어요. 우리나라에서 만든 챔버를 미국으로 보내서 망원경을 통째로 넣고 초점은 잘 맞는지, 102개 파장을 정확히 관측하는지 18개월 동안 시험했지요.

 

Q.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정웅섭 : 극저온 진공 챔버가 미국에 도착했을 때 현지 팀원들이 굉장히 기뻐했어요. 당시 미국은 코로나19 유행으로 공장을 가동하지 못해 아무 장비도 못 만들고 있었거든요. 극저온 진공 챔버가 제일 먼저 완성되어 모두의 사기를 올려주었지요. 우리나라 공장에서는 이렇게 크고 내부 온도가 낮은 우주망원경용 챔버를 만들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챔버 제작 당시 천문연 연구원들이 일손을 많이 거들었습니다.

 

Q.스피어엑스 개발을 통해 무엇을 얻었나요?

정웅섭 : 우주 산업 분야 선진국이 어떻게 대형 우주 미션을 기획하고 추진하는지 경험할 수 있었어요. 전 세계 연구자에게 필요한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망원경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지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만의 우주 미션을 만들어 보자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스피어엑스 성능 시험을 위해 극저온 진공 챔버를 조립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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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5일 어린이과학동아(8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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