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대밭에서 어렵게 빠져나온 명탐정과 이 프로, 나는 눈이 녹은 포장도로를 따라 할머니로 변장한 나몰랑이 사라진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도무지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땅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았지만, ‘초보 개’여서 다양한 냄새 속에서 나몰랑의 냄새를 구별하기 어려웠다.
멀리 갈대밭 사이로 네 채의 별장이 보였다. 별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눈 위에 드나든 사람들의 발자국이 선명히 찍혀 있었다. 그런데 별장으로 들어간 사람은 없었고 모두 나온 발자국뿐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이 프로와 명탐정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발자국들을 유심히 살피다가 별장 하나를 향해 왈왈왈 짖어댔다. 곧 이 프로가 내 행동의 의미를 깨닫고 외쳤다.


탐정들은 수상한 발자국을 따라 별장으로 갔다.
초인종을 요란하게 눌러댔으나 대답이 없었다.
“우리 추리가 틀린 게 아닐까요?”
이 프로가 걱정했다.
“아냐! 굴뚝에서 연기가 나잖아.”
명탐정이 주먹으로 출입문을 쾅쾅 두들겼다.
안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죄송합니다만, 잠깐 문 좀 열어 보시죠.”
문이 거칠게 열렸다. 안에서 두꺼운 장갑을 낀 남자가 외투를 걸치며 나왔다. 뿔테 안경을 쓴 남자는 코와 턱에 수염이 무성했다.


탐정들은 나몰랑의 흔적을 찾기 위해 방을 살폈다. 거실 가운데에 목탄 난로가 타고 있었고 난로 위의 커다란 주전자에서 하얀 수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명탐정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노인에 대해 물었다.
“제가 한 시간쯤 전에 난로 옆의 소파에 앉아 졸다가 깼는데, 웬 할머니가 우리 집 창문을 기웃거리고 있더라고요.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어딘가로 갔어요. 아마 산길로 갔을 거예요.”
남자가 산장 뒤쪽을 가리킨 뒤 문을 닫았다,
“빨리 쫓아가요!”
왈왈왈! 나는 이 프로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바짓단을 물고 늘어졌다.
그 모습을 본 명탐정이 갑자기 손뼉을 쳤다.
“아, 그래! 이 남자가 방금 거짓말을 했어! 복장도 이상하더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