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실시간 검색어에 BTS 올라온 거 봤어?”
이처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차트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 있나요? 그런데 지난 2월 25일,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종료했어요. 2005년 5월, 실검이 처음 등장한 지 16년 만에 일어난 일이었지요. 대체 왜 네이버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걸까요?!
실검 둘러싼 논란이 시끌시끌!
실시간 검색어는 네티즌이 현재 무엇에 가장 큰 관심을 두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역할을 해 왔어요. 네이버는 일정 시간 동안 사람들이 검색창에 입력하는 검색어를 분석해, 검색량이 급상승한 순서로 순위를 보여줬지요. 2020년 기준, 네이버는 국내 검색포털 가운데 점유율이 70.4%로 가장 높아요. 이렇게 압도적으로 이용자가 많은 네이버 포털의 실검은 많은 사람에게 이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어요. 이는 자연스레 실검 관련 뉴스 등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아 여론을 형성하기도 했지요. 또, 재난이나 속보 상황을 이용자들에게 알리는 역할도 했어요.
하지만 파급력이 큰 만큼 실검이 여론몰이나 상업 광고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논란도 있었어요. 한 예로 특정 기업은 ‘지금 네이버에 ○○○을 검색하세요. 실검 1위를 달성하면 제품을 50% 할인해드립니다!’ 같은 이벤트를 열었어요. 이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관심을 보여주는 창구였던 실검이 특정 사람들의 의도에 따라 변질된다는 논란으로 이어졌어요.
개선 노력에도 역사 속으로…
여러 논란을 의식한 네이버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서 나이 또는 관심사별로 실시간 검색어를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꿨어요. 또, 선거와 같은 특정 기간에는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검색어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멈추기도 했죠. 예를 들어, 2020년 4월 국회의원 공식 선거 운동 기간에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했어요.
그런데도 지난 2월 4일, 네이버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다양해진 만큼 검색어도 이전보다 훨씬 다채롭다”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이용자들의 관심 지표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실검 제도를 폐지한다는 의사를 밝혔어요.
경기대학교 윤성옥 교수는 “실검 폐지 결정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긴 어렵지만, 누군가는 이를 악용하는 부작용이 있어 네이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이어 “이용자가 모든 정보를 다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실검이 이용자에겐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중 하나라는 측면에서 폐지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죠. 디지털 리터러시를 활발히 교육하고 있는 창진초등학교 김지훈 교사는 “실검은 사회 구성원들을 단기적인 이슈에만 주목하게 했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실검에 가려졌던 중요한 이야기들에 관심을 모으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는 의견을 밝혔어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종료한 건 네이버가 처음이 아니에요. 포털사이트 다음은 실시간 이슈 검색어가 사회의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의 시작점이 됐다는 이유로 이미 1년 전 실검 서비스를 종료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