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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먼지인가, 로봇인가? 초소형 로봇

    안녕! 여기야, 여기! 뭐? 검은 코딱지 같다고? 아니! 난 로봇이야. 
    내 키는 1cm가 채 안 돼. 이렇게 작은데 어떻게 로봇의 역할을 하냐고? 
    흠, 우리 초소형 로봇들의 세계로 잠시 들어와 볼래?

     

    Luca Donati / lad.studio Zurich

     

    보통 로봇이라고 하면 사람만 한, 또는 사람보다도 큰 몸집의 기계를 떠올리지? 
    하지만 우리 초소형 로봇들은 µm(마이크로미터),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nm(나노미터) 단위의 몸집을 가지고 있기도 해. 이렇게 작은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할까?

     

    Hsiao et al.

    지난해 12월 MIT에서 호박벌을 본떠 만든 비행 로봇.

     

    눈으로 보기 힘든 세상의 일꾼


    “연구원님. 손가락 위에 점이 두 개인데…, 둘 다 로봇인가요?”
    “아, 하나는 티끌입니다.”


    지난 1월 7일, 한양대학교 첨단 소재 및 로봇 공학 연구실에서 µm(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로봇을 보여주던 양기준 연구원이 두 점 중 티끌을 살짝 털어내며 말했어요. 남은 한 점은 가로, 세로 길이가 300µm, 높이는 600µm로 눈에 간신히 보일 듯 말 듯 작은 로봇이었죠.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가 보통 100μm예요. 즉, 이 로봇의 크기는 대략 머리카락 세 가닥을 뭉친 단면만큼인 셈이에요. 이처럼 작은 로봇들을 ‘초소형 로봇’이라고 해요. 


    초소형 로봇은 주로 길이나 크기가 수 cm 이하인 로봇들을 넓게 이르는 말입니다. µm 단위라면 마이크로봇, nm(나노미터)● 단위라면 나노봇이라고 하죠. 이처럼 몸집이 작은 로봇들은 사람이나 일반적인 크기의 로봇으로는 들어가기 힘든 좁은 공간, 특수한 환경에서도 활동할 수 있어요.


    지난해 12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은 호박벌의 생김새와 비행법을 모방한 초소형 비행 로봇을 개발했어요. 이 로봇은 가로, 세로 길이 4cm, 높이 0.9cm, 무게는 1g도 채 안 되는 750mg에 불과해요. 그렇지만 1초마다 공중제비 1번을 돌 수 있을 정도로 민첩하고, 인공지능(AI)으로 조종할 수 있어서 강한 바람이 불어도 금방 균형을 찾아요. 일반 카메라를 넣기 힘든 좁은 공간이나 재난, 재해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펼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요.

     

    Hsiao et al.

    MIT 비행 로봇이 비행하는 모습을 순간 촬영한 사진.


    초소형 로봇에 대한 연구는 2020년 이후로 크게 늘어났어요. 한양대학교 유기나노공학과 위정재 교수는 “특히 의료 분야에서 수술하지 않고도 약물을 전달하거나 검사에 필요한 물질을 채취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초소형 로봇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어요.


    주로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꾸거나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이 초소형으로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생물의 몸이나 행동을 본떠 만들어서 움직임이 부드럽죠. 위 교수는 “실리콘 고무처럼 부드러운 고분자● 물질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 로봇은 전통적인 로봇보다 제작 비용이 적게 든다”고 말했어요. 그러면서 “막힌 혈관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기존에 하기 어려운 일이나 비용이 많이 들던 일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죠.

     

    Maya Lassiter, University of Pennsylvania

    지난해 12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미시간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만든 로봇. 가로 0.2mm로 개미보다 작다.

     

    Kijun Yang et al.

    한양대학교에서 개발한 초소형 자성 로봇의 실물. 사람 머리카락 굵기보다 약간 큰 정도다.

     

    Kijun Yang et al.

    초소형 자성 로봇을 이용해 슈퍼 밀웜이 먹이에 다가가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모습.

     

     

    용어 설명

    ●µm(마이크로미터): 미세한 길이를 재는 단위. 1µm는 1m보다 100만 분의 1만큼 짧다.

    ●nm(나노미터): 미세한 길이를 재는 단위. 1nm는 1m보다 10억 분의 1만큼 짧다.

    ●고분자: 작은 분자들이 1만 개 이상 연결돼 커다란 분자 하나를 이루는 것. 구조에 따라 유연성과 탄력성이 강하다.

    2026년 2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3호)  정보

    • 조현영
    • 디자인

      최은영
    • 사진

      어린이과학동아
    • 도움

      위정재(한양대학교 유기나노공학과 및 화학공학과 교수), 최홍수(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 생명의료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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