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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터뷰] 연가시가 사마귀를 조종하는 비밀은?

저런…. 불쌍한 사마귀가 연가시에게 조종당해 갑자기 물에 뛰어들려 하고 있어. 연가시는 어떻게 숙주인 사마귀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걸까? 비밀은 유전자에 있다는데…!

 

 

자기소개 부탁해. 

 

안녕? 나는 연가시야. 가느다란 철사 모양의 동물로, 몸길이는 10~90cm 정도로 다양하지. 연가시는 주로 사마귀의 몸속에서 기생하다가, 성장을 마치면 물에서 알을 낳기 위해 숙주를 물에 빠뜨리고 자신은 숙주의 몸에서 빠져나온단다. 그간 연가시가 어떻게 숙주를 조종하는지는 수수께끼였어. 그런데 10월 19일, 일본 고베대학교 사토 타쿠야 교수팀은 연가시가 숙주의 유전자를 훔쳐 숙주를 조종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 


유전자를 훔치다니…! 어떻게 발견했어? 

 

연구팀은 우선 사마귀를 연가시에 감염시켰어. 사마귀 몸속에서 양분을 섭취한 연가시는 1m 길이까지 자라났지. 연가시가 성장을 마치자, 사마귀는 스스로 물에 빠져 죽었어. 연구팀은 사마귀가 익사하기 전후 사마귀와 연가시의 뇌 내부에서 mRNA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했어. mRNA는 체내에서 단백질을 만들도록 세포에 유전자의 정보를 전달해. mRNA 변화를 알면 어떤 유전자가 숙주 조종에 관여하는지 파악할 수 있지. 

 

실험 결과는 어땠어?

 

사마귀가 물에 빠져 죽는 동안 연가시의 뇌에서는 mRNA 발현량이 3100개 이상 증가했어. 반면 사마귀 뇌의 mRNA 발현량은 변함이 없었지. 이는 연가시가 숙주인 사마귀의 행동을 조작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단백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의미해. 더 나아가 연가시가 숙주를 조작하는 데 관여하는 3100개의 유전자 중 1400개는 사마귀의 유전자와 거의 일치했어. 연구팀은 연가시와 사마귀 간의 ‘수평 유전자 전달’이 일어난 결과라고 설명했어. 


유전자 수평 전달? 그게 뭐야?

 

보통 유전자는 번식을 통해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전달돼. 이를 ‘수직 유전자 전달’이라고 하지. 이와 달리 수평 유전자 전달은 번식이라는 과정 없이도 유전자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통해 다른 개체로 직접 전달되는 현상을 뜻해. 환경 변화에 맞게 새로운 유전자를 빠르게 획득할 수 있어 생존과 진화에 더 유리하지. 사토 타쿠야 교수는 “유전자가 사마귀의 행동을 조종하는 자세한 방법을 밝혀낼 계획”이라고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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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배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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