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의원실에 연락해 국정자원 전산실에 있는 CCTV 영상을 받았어요. 그리고 배터리 전문가에게 물어보면서 사건이 발생한 과정을 분석해 봤어요. 사건이 발생한 날로 돌아가 볼까요?


배터리에 붙은 불, 전산실로 퍼지다'
9월 26일 오후 8시 16분, 국정자원에서 배터리 작업자는 5층 전산실에 있는 배터리를 분리하고 있었어요. 서버로부터 60cm만큼 떨어진 배터리를 지하로 옮기려고 작업하는 중이었지요. 이는 정전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해 서버에 전기를 공급하는 UPS 장비를 충전하기 위한 리튬 이온 배터리였습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며 전기에너지를 만드는데, 이온의 이동을 돕는 전해질이 기름처럼 불에 잘 타서 작은 불꽃이라도 닿으면 불이 크게 번져요. 서버와 가까이 두면 서버도 함께 불탈 위험이 커지죠.
8시 16분 44초, 리튬 이온 배터리 하나에서 불꽃이 발생했습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음극을 보호하는 막이 분해되면서 양극과 닿아 열이 나는 경우가 있고, 양극에서 산소 화합물이 분해되면서 연소를 돕는 산소가 발생하기도 해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배터리를 분리할 때는 충전 용량을 30% 이하로 낮춰 작업해야 하지요. 그런데 이날 국정자원에서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80%만큼 충전한 상태로 분리 작업을 했습니다.
8시 18분 7초, 국정자원에서 배터리 작업자는 소화기를 들고 와 불꽃이 발생한 배터리에 뿌렸어요. 7초가 지난 뒤 배터리에서 다시 불꽃이 터지더니 배터리들이 모인 배터리팩 전체로 불꽃이 퍼졌어요. 8시 20분에 직원들이 소화기를 다시 뿌렸지만, 불은 오히려 더 크게 번졌어요. 8시 22분에는 전산실 전체에 연기가 자욱해졌습니다. 서버에 불이 붙으면서 서버에 있던 정보들도 사라졌습니다.
리튬 이온 전지에 불이 나면 일반 소화기로 끌 수 없어요. 리튬 이온 배터리가 폭주하면 온도가 1000℃까지 오르는데 일반 소화기의 작은 분말은 온도를 떨어뜨리기에 역부족입니다. 폭주한 배터리를 빠르게 냉각할 수 있는 소화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인증을 받은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 전용 소화기는 없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던지는 등 과하게만 다루지 않으면 비교적 안전한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며 “물 묻은 손으로 콘센트를 만지지 않는 것처럼 리튬 이온 배터리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충분히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