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한국의 연구팀이 박쥐 장기의 기능을 하는 세포를 만들어 그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냈어. 이 세포는 무엇이고, 어디에 쓰일까?

Q.안녕, 네 소개를 해줘.
안녕, 난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등으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이 박쥐 5종의 기관지, 폐, 신장 등을 따라서 만든 세포 덩어리, 오르가노이드야. 오르가노이드는 인공 장기라는 뜻으로, 박쥐 장기의 구조 및 기능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세포 덩어리야. 나는 보통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을 연구하는 도구로 사용돼. 나를 만드는 방법만 알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할 때마다 야생 박쥐를 새롭게 잡을 필요 없어. 실험실에서 평생 나를 만들면 되기 때문이지.
Q.너를 어떻게 만든 거야?
연구팀은 동북아시아에 서식하는 집박쥐, 문둥이박쥐 등 박쥐 5종류의 신장, 소장, 폐, 기관지의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했어. 그리고 어떤 장기로도 만들어질 수 있는 세포인 줄기세포를 필요한 장기 세포로 분화시킨 뒤, 실제 장기와 비슷한 형태로 나를 만들었어. 보통 평평하게 나를 만드는데, 이번엔 나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서 실제 장기처럼 바이러스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했지.
Q.너는 어떤 장점이 있어?
나를 통해 어떤 바이러스가 어느 조직에 감염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연구팀은 다양한 바이러스를 나에게 감염시켜, 바이러스가 잘 퍼지는지 확인했어. 바이러스가 잘 퍼진다면 내가 그만큼 진짜 박쥐의 장기처럼 작동한다는 뜻이지. 실험 결과 줄기세포가 나온 박쥐의 종류와 장기에 따라 각기 다른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어.
Q.너는 앞으로 어떤 용도로 쓸 수 있어?
박쥐는 전 세계에 넓게 분포가 되어 있고, 1400종이나 살고 있어. 동굴, 나무 등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곳에 살아서 박쥐가 가진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잘 전파된다는 특징이 있지. 그래서 감염병 대유행을 막으려면 박쥐를 연구해 사람에게 감염병을 일으킬 바이러스를 예측하고, 치료제를 찾는 것이 중요해. 연구를 이끈 IBS 김현준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났을 때 이번에 만든 박쥐 오르가노이드를 이용하면 적절한 치료제를 찾는 연구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