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수천에서 수백만 마리가 모여 대가족을 이루고 살아. 어떻게 그런 대가족을 이룰 수 있었을까? 일리가 일개미를 만나 직접 물어봤어.

박동현
너는 누구야?
안녕. 나는 개미 가족에서 일꾼을 맡고 있는 일개미야. 지난해 12월, 영국 케임브리지대 동물학과 외 국제 연구팀이 507종의 개미 총 880마리를 3D X-ray●로 촬영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어. 연구팀은 우리가 어떻게 수백만 마리가 모여 사는 대가족을 만들었는지 밝혀내기 위해 개미의 몸을 감싸는 껍데기인 ‘큐티클’의 부피를 측정했어. 껍데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대가족의 규모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지.
대가족을 이룬 비결이 뭐였어?
영양분을 아낀 덕분이지. 튼튼한 껍데기를 만들려면 영양분이 많이 필요해. 그래서 우리는 껍데기를 얇게 만들고, 아낀 영양분으로 더 많은 일개미를 낳았어. 적은 수의 튼튼한 개미보다 많은 일꾼을 선택한 거지. 개미 중에는 껍데기가 몸 부피의 35%나 되는 종도, 6.6%밖에 안 되는 종도 있었어. 연구팀이 분석해 보니, 더 큰 무리를 이루는 개미 종일수록 몸 부피에서 껍데기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았어.
껍데기가 얇으면 위험하지 않아?
한 마리의 방어력은 약할 수 있어. 대신 우리는 수가 많아서 적이 나타나도 여러 마리가 함께 뭉쳐 이겨낼 수 있어. 또 일부 종들은 몸 안에서 독을 만든 뒤 적에게 쏘거나, 천적들이 싫어하는 화학 물질을 내뿜는 등 새로운 공격 방식을 만들며 진화했어. 연구팀은 우리가 몸을 가볍게 해 일할 때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여러 마리가 다 같이 적에게 덤벼서 가족을 지키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분석했단다. 즉, 얇은 껍데기로도 안전하게 거대한 사회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은 거지.
이 전략이 성공적이었니?
연구 결과, 껍데기에 영양분을 적게 쓴 개미 종일수록 새로운 종으로 진화하는 속도가 빨랐어. 튼튼한 몸을 고집한 종들보다, 가벼운 몸으로 숫자를 늘리는 방식을 택한 우리 종이 더 빠르고 다양하게 진화한 거야. 덕분에 우리는 지구 곳곳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며 살아남았지. 단순히 가족 수만 늘리지 않고, 껍데기 부피를 줄여 일개미를 생산하는 게 개미 왕국이 커질 수 있는 핵심 전략이 됐어.
용어 설명
●X-ray: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몸에 비춰서 몸속 구조를 사진으로 찍는 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