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생활 환경에 큰 영향을 받아. 그런데 지나치게 청결한 환경이 오히려 우리 장에는 더 좋지 않을 수 있어.

장내 미생물, 적당한 더러움이 좋아!
많은 사람은 깨끗한 환경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곤 해요. 하지만 오히려 너무 깨끗하면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져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교 롭 나이트 교수팀은 우주 비행사들이 건강 이상 증상을 자주 겪는 것이 미생물의 다양성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2월 28일 과학 저널 셀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식사 공간, 화장실 등 다양한 장소의 표면에서 803개의 미생물 표본을 수집해 특성을 분석했어요. 그 결과, ISS에서는 지구에 비해 토양, 물 등에서 발견되는 환경 미생물이 부족했어요. 반면, ISS 내부를 청결하게 관리하기 위해 사용된 많은 양의 화학 물질이 검출됐지요. 화학 물질은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해요. 연구팀은 “다양한 미생물의 성장이 제한된 환경은 오히려 우주 비행사의 면역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농장에서 자라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등 우리가 덜 위생적이라고 여기는 곳에 있을 때 장내 미생물 환경이 오히려 좋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2024년 11월 발표됐어요.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안니카 융 교수팀은 각기 다른 환경에 있는 생후 3일부터 18개월 유아 28명의 대변을 분석했습니다. 먼저 농장에서 자란 유아의 대변에는 1g 당 약 1억~10억 CFU●의 대장균이 있었지만 농장에서 자라지 않은 유아의 대변에는 10억~100억 CFU의 대장균이 있었지요. 연구팀은 “대장균이 많아져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알레르기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반려동물이 장내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했어요. 반려동물과 생활한 유아 40명의 장에는 비피도박테리움과 세균 등 유익균이 80~100% 비율로 정착했어요. 반려동물과 지내지 않은 유아와 비교해 10~20% 높았지요. 유익균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반려동물과 생활했을 때 더 많은 미생물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연구팀은 “장에 유익균이 많을수록 알레르기도 적게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