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십시오. 저는 화장실 안내원, 수달입니다. 깨끗한 물에서만 살다 왔지요. 저 수달이 보낸 최고급 화장실 초대장을 잘 받으셨나요? 지금부터 저 수달이 인증하는 깔끔하고 아름다운 화장실로 가 봅시다.
수달이 인증하는 첫 번째 화장실은 바로 2024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로 선정된 곳입니다. 이곳은 화장실인가 카페인가식물과 책상이 있는 망향휴게소 화장실로 함께 출발하시죠.
어서 오세요, 화장실 맛집으로
“화…, 화장실!”
2024년 11월 25일, 서울에서 충남 천안까지 2시간 정도를 이동하다가 화장실을 못 간 기자는 천안에 있는 망향휴게소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을 급히 찾았습니다. 멀리서도 알록달록 눈에 띄는 화장실 안내 표지판을 보고 화장실로 금방 찾아갈 수 있었어요. 망향휴게소 화장실은 2024년 공모전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곳이에요. 한국화장실문화협회는 1999년부터 매년 행정안전부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을 선정하고 있어요. 2024년에는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80개소의 화장실을 응모했고, 이중 27개의 화장실이 선정됐습니다.



화장실로 들어서자, 넓은 공간 한가운데 식물들이 심어져 있었어요. 바닥은 물기 하나 없이 깔끔했습니다. 변기 칸으로 갔더니 사용 중인 칸에만 조명이 켜 있어 빈칸을 바로 찾을 수 있었어요. 문이 잠기면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장치가 달려 있었지요.
어린이용 변기가 있는 화장실은 분홍색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어요. 화장실 안내원이 어린이들이 바로 어린이용 변기 칸으로 들어갈 수 있게 안내해 줬습니다. 변기가 고장 나면 변기 칸 문에 달린 팻말을 뒤집어 주변에 알릴 수 있었어요. 변기가 고장 난 사실을 안내원에게 알리면 망향휴게소에 있는 변기 수리원이 바로 변기를 고치러 온답니다.
변기 칸에서 볼일을 본 뒤 나왔더니 통유리창 앞에 책상이 있었어요. 이곳에 앉아 바깥 풍경을 보면서 쉴 수 있었습니다. 세면대도 깔끔할 뿐 아니라 개수가 10개나 되어 빠르게 손을 씻을 수 있었어요.
망향휴게소 엄승섭 대표는 “천안의 문화를 담고 싶어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천안향교를 닮은 화장실을 생각해 냈다”고 말했어요. 이어서 “냄새가 안 나도록 소변기 앞에 노폐물을 바로 배출하는 배수로를 설치했다”고 말했습니다. 망향휴게소 이목화 대리는 “장애인, 노약자, 외국인 등 더 많은 사람이 화장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속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