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앞다퉈 제품의 친환경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어요. 실제보다 더 친환경적인 것처럼 제품을 홍보하는 ‘그린 워싱’이 문제가 되고 있지요. 그린 워싱의 사례를 꼼꼼히 살펴보고, 기업이 지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살펴봐요!


알고 보면 친환경 아니다?
그린 워싱은 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씻는다는 뜻의 ‘워싱(Washing)’을 합친 말로, 우리말로는 ‘위장환경주의’라고도 해요. 기업이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제품을 홍보해 이익을 얻는 걸 말하지요. 제품을 만드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 문제는 숨기고, 재활용 등 일부 좋은 면만 강조해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 그린 워싱에 해당해요.
기업이 그린 워싱을 하는 방식은 점점 교묘해지고 있어요. 2022년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시민들과 함께 감시단을 꾸려 약 1년간 소셜미디어 속 그린 워싱을 조사했어요. 그 결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한 399개 기업 가운데 그린 워싱 게시물을 한 건이라도 업로드한 기업은 165곳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린피스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석유 화학 기업 등이 그린 워싱 게시물을 제일 많이 게시했다”고 밝혔어요.
예를 들어, 삼성스토어는 삼성전자의 무풍 에어컨을 광고하면서 친환경 냉매를 사용했다는 내용과 함께 인증마크를 내세웠어요. 이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만든 마크로, 환경부의 친환경 인증 마크와 모양과 색깔이 비슷했어요. 회사가 만든 마크라는 사실은 게시물 밑에 작은 글씨로만 표시해 소비자가 공식적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린 워싱에 해당하지요. 롯데칠성음료는 멸종위기종 동물 그림을 플라스틱 생수병 라벨에 삽입해 “환경을 위한” 제품이라고 홍보했어요. 플라스틱 쓰레기로 해양생물이 피해를 본다는 정보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죠.
2023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75%가 대기업에서 배출되고 있어요. 따라서 기업이 만드는 이미지에 속지 않고, 기업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실질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는지 꾸준히 살펴야 해요. 기업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알아봐요!


탄소 중립을 향해!
전 세계 많은 기업은 ‘탄소 중립’을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탄소 중립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에요. 많은 기업이 제품을 만드는 것부터 소비자가 제품을 쓰고 버리기까지 모든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공개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여러 전략을 발표하고 있지요.
2021년 넷플릭스는 2030년까지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45%까지 줄이겠다는 포부를 밝혔어요. 2020년 기준 넷플릭스의 탄소 발자국 중 절반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어요. 촬영 현장에선 조명, 카메라, 특수효과 장치 등 전력 소비가 많은 장비를 사용하는데, 장비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발전기를 두고 있어요. 대부분 발전기는 화석 연료를 태워 전기를 생산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지요. 넷플릭스는 기존의 발전기를 휴대용 전기 배터리와 수소 발전 장치로 바꾸고, 소품을 옮기는 데는 전기차를 사용했어요. 그 결과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을 경우 발생했을 탄소 배출량과 비교해 17% 줄일 수 있었지요.
핸드폰이나 여러 전자 기기로 유명한 애플은 어떻게 노력하고 있을까요? 2021년 애플 CEO 팀 쿡은 “앞으로 모든 제품을 재활용 재료만을 사용해 만들겠다”고 밝혔어요. 전자 제품을 만들 때 코발트, 리튬 등 다양한 금속 재료가 필요한데, 광물을 채굴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그래서 광물을 새로 채굴하는 대신, 오래된 제품을 분해해 필요한 재료를 뽑아내는 방식을 택했지요. 애플은 2024년 환경 보고서를 통해 2015년 대비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55% 이상 줄였다고 발표했어요.
우리나라 기업 ‘수퍼빈’은 쓰레기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원료로 가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어요. 수퍼빈이 개발한 로봇 ‘네프론’은 인공지능(AI)이 탑재되어 있어 사람들이 투입한 캔이나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는지 판독해요. 라벨이 조금이라도 붙어 있어 재활용할 수 없는 페트병이라면 도로 뱉어내고, 캔이나 라벨을 떼어 낸 투명 페트병을 로봇 안에 넣으면 물건 1개당 10원씩 적립해 줘요. 적립금이 2000원이 넘으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지요. 수퍼빈은 전국의 로봇 990여 대가 수집한 깨끗한 쓰레기를 모아 잘게 분쇄해 플레이크를 만들어요. 플레이크는 또다시 페트병이 되거나 옷, 신발 등으로 변신할 수 있답니다. 지난 10월 기준 5억 개의 페트병과 1억 5000만 개 캔이 수거됐어요. 총 43만 명이 네프론을 이용해 총 44억 원의 현금을 환급받았지요. 쓰레기로 돈도 벌고, 탄소도 줄이는 일거양득을 이뤘답니다.
환경을 지키는 일은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가능해요. 친환경적인 제품을 고를 때는 과장 광고를 가려내고, 기업의 실제 활동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지구를 지키는 똑똑한 소비자가 되어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