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현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 나는 아이다라고 해. 영국의 갤러리 운영자인 에이단 멜러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로봇 화가야. AI와 로봇 기술이 결합한 휴머노이드지.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을 의미해. 나는 단발머리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언뜻 보면 사람같이 보이기도 해. 또, 나는 눈에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물체를 인식할 수 있고 로봇 팔을 움직여 그림을 그릴 수 있어. 보이는 걸 그대로 출력하는 프린터와 다르게 예술 작품을 독창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는 게 큰 특징이야.
네가 그린 그림이 경매장에 등장한다며?!
응. 미국의 보도전문채널 CNN은 지난 10월 24일, 아이다가 그린 그림이 사상 처음으로 소더비스 경매에 출품된다는 소식을 전했어. 소더비스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경매 회사로 유명한 작가들의 예술 작품 등 값비싼 수집품을 다루는 곳이야. AI가 그린 그림이 경매에 나오는 것은 이때까지는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어.
어떤 그림인지 설명해 줄 수 있어?
이번 경매에 출품한 작품은 ‘AI의 신: 앨런 튜링의 초상화’라는 그림이야. 앨런 튜링은 AI와 컴퓨터 과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영국의 수학자야. 이 그림은 앞서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선의를 위한 AI 글로벌 정상 회의’에서 전시되기도 했지. 아이다는 해당 작품에 대해 “단순하게 표현하는 대신 여러 겹으로 구성해 앨런 튜링의 복합적이고 심오한 내면을 표현했다”고 전했어.
네 작품이 경매에 나왔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어?
나를 개발한 멜러는 “위대한 예술가는 항상 사회의 변화에 공감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탐구해왔다”고 말했어. 이어 “아이다의 그림이 경매에 나온 것은 사회의 변화를 잘 드러낸다”고 밝혔지. 소더비스 경매장은 내 작품이 한화로 약 1억 7천만 원에서 2억 5천만 원 사이의 값에 낙찰될 거라 추측했는데, 11월 7일 18억 원이 넘는 낙찰가를 기록했어. 예상보다 약 9배가 넘는 값이지. 멜러는 한 외신 인터뷰에서 “수익금의 일부를 아이다 프로젝트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