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37회 세계지질과학총회에 10명의 어린이 기자들이 모였어요. 어린이 기자들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부스를 탐방하며 달 탐사를 위한 다양한 기술을 취재했지요.
뜨거웠던 취재 현장을 공개합니다!

지질 과학의 올림픽, 그 현장에 가다
4년마다 열려 ‘지질 과학 올림픽’으로도 불리는 국제학술대회인 세계지질과학총회(IGC)가 지난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어요. 세계지질과학총회는 1878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열린 뒤 147년간 이어져 온 학술 행사예요.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요.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에는 전 세계 121개국에서 총 7000여 명의 지질 과학자가 참여했어요. 우주 행성 지질, 탄소 중립 등 41개의 주제를 대상으로 다양한 학술 발표가 진행됐지요. 특히 이번 총회에는 우주 자원을 채굴하고 활용하는 것과 관련한 특별 발표가 열렸어요. 우주 채굴은 달이나 화성 같은 우주 환경에서 필요한 자원을 얻는 기술을 말해요. 우주에는 지구에서 구할 수 없는 자원이 풍부해 많은 전문가의 관심을 받고 있지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 ‘지구의 비밀을 풀고 미래를 새롭게 그린다’는 주제로 부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어요. 8월 30일에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을 무료로 개방해 일반 시민들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부스에서 전시와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날 어린이 기자들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부스를 탐방하며 우리나라의 달 궤도 탐사선인 다누리에 탑재된 감마선 분광기를 관찰했어요. 또 ‘GEO 골든벨’ 프로그램에 참가해 지질에 관한 지식을 겨뤘지요.
어린이 기자들의 눈길을 가장 오래 붙잡은 건 탐사 로봇이었어요. 탐사 로봇은 지하 깊숙한 곳, 우주, 극지방 등 사람이 직접 갈 수 없는 곳을 탐사하는 데 꼭 필요한 일꾼이에요. 어떤 로봇들이 어린이 기자들을 반겼을까요?


달 표면을 누빌 탐사 로봇과 만나다!
어린이 기자들은 부스 곳곳을 움직이는 자율주행 지하 탐사 로봇 주변에 모였어요. 자율주행 지하 탐사 로봇은 지구를 비롯한 행성의 땅속을 들여다보기 위해 개발됐어요. 센서를 통해 지형의 형태를 파악하면서 스스로 움직이고, 전자기파를 쏜 후 반사되어 들어오는 신호를 분석해 땅속의 구조를 조사하지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 강웅 연구원은 “우리나라처럼 물기가 많은 땅과는 달리 사막이나 남극 등 극한 환경의 우주 행성에서는 전자기파가 잘 투과되어 지하 10m 깊이까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우리나라는 달 궤도선 다누리에 이어 달 착륙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오는 2032년 발사할 계획이에요. 강웅 연구원은 “자율주행 지하 탐사 로봇을 달 착륙선에 태워 보내면 달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로봇을 지켜보던 박도윤 어린이 기자는 “우리나라도 우주의 지질을 밝혀낼 수 있는 탐사 로봇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했다”고 말했어요. 이어 “컨베이어 벨트 바퀴로 이동해 울퉁불퉁하고 험준한 계곡이 많은 화성에도 적합할 것 같다”고 덧붙였지요.
한편, 전시장 한편에는 황금빛 소형 자동차가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달 자원 탐사용 로봇이지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자원개발센터 홍익선 연구원이 콘솔을 조작하자 로봇은 연구원이 조종하는 방향대로 힘차게 나아갔어요. 어린이 기자들은 로봇의 뒤를 따라가며 홍익선 연구원의 설명을 들었어요.
윗면에 레이저 분광기, 아랫면에는 감마선-중성자 분광기를 장착한 이 로봇은 달 착륙지 주변의 땅 표면이 어떤 원소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요. 우리나라의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가 달 표면에서 100km 떨어진 달 궤도를 돌며 넓은 지역을 관측해 지도를 만든다면, 탐사 로봇은 달 표면 가까이에서 측정해 더 정확한 원소 분포를 알아내지요.
레이저 분광기는 달 표면에 레이저를 쏘아 표면에 있는 암석의 성분을 분석해요. 암석에 레이저를 쏘면 암석 표면이 가루처럼 잘게 부스러져요. 이때 만들어지는 플라스마라는 물질을 레이저 분광기로 분석해 표면을 이루는 원소나 광물의 특성을 조사하지요.
감마선 분광기는 달 표면에서 나오는 빛인 감마선을 분석해 달 표면이 어떤 원소로 이뤄졌는지 알아내요. 철, 알루미늄 등 원소마다 뿜어내는 감마선의 종류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지요.
중성자 분광기는 달 표면에서 나오는 중성자의 변화를 감지해 수소가 있는지 확인해요. 중성자는 우주에서 쏟아지는 높은 에너지의 입자가 달 표면 아래 물질과 만나 만들어지는 입자예요. 중성자는 수소와 부딪히면 에너지를 잃는데, 분광기로 이 변화를 감지해 수소의 존재를 알아내지요. 물 분자를 이루는 성분인 수소가 있다는 건 주변에 물이 있다는 유력한 단서가 됩니다. 홍익선 연구원은 “중성자 분광기는 달 표면에 물이 있는지 알아낼 수 있는 장비이기에 달 탐사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어요. 취재를 마친 조은영 어린이 기자는 “곧 로봇이 달에 가서 수소를 찾았다는 기쁜 소식을 전달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