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6월 30일은 무언가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하루가 8만 6400초가 아니라 8만 6401초인 ‘윤초’가 더해진 날이었기 때문이지요.
고대부터 사람들은 하루의 길이를 나눠서 시간을 쟀습니다. 하루의 정오부터 다음 날 정오까지를 8만 6400초로 나누어 하루라고 정한 것이죠. 하지만 이렇게 정한 초의 길이가 항상 일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달이 일으키는 조석 현상, 지구 속 마그마의 활동 등에 영향을 받아 지구 자전 속도가 조금씩 달라지면서 하루의 길이도 조금씩 달라졌거든요.
1967년, 국제도량형총회는 원자시계를 이용해 더 정확한 시간의 기준을 만들었어요. 원자는 일정한 진동수로 진동하는 전자기파를 방출하는데, 세슘 원자에서 나오는 마이크로파가 91억 9263만 1770번 진동하는 시간을 1초로 정의한 거예요. 이렇게 원자시계로 정한 시간은 매우 정확하지만, 지구가 돌면서 만들어지는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둘 사이에 매일 0.002초 정도의 차이가 생겼습니다. 작아 보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이 오차가 쌓이면 GPS나 휴대 전화 등을 사용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지요. 결국 이렇게 발생하는 오차가 0.9초 이상 쌓이면 밤 11시 59분 59초 뒤에 1초를 더해 오차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이때 넣는 1초가 바로 ‘윤초’인 겁니다.
1972년 첫 윤초가 도입된 이후로 지금까지 27초의 윤초가 생겼습니다. 정밀한 시간이 생명인 금융, 항공 등의 분야에서는 윤초가 생기면 그때그때 1초를 더해주는 식으로 컴퓨터 시스템을 수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듭니다. 그래서 실생활에서는 1초의 오차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윤초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 결과, 우선 2023년까지는 윤초 시스템이 그대로 쓰일 예정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