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부족, 왜 문제가 될까?
우리 몸에는 산소와 영양분을 세포에 공급하는 혈액이 흐르고 있어요. 몸이 다쳐서 전체의 30%가 넘는 혈액이 빠져나오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어요. 호흡으로 얻은 산소를 몸 구석구석에 운반해 주는 혈액 속 적혈구가 부족해지기 때문이에요. 이때 다른 사람이 기부한 혈액을 혈관에 주입하는 수혈을 통해 응급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요.
전국의 혈액원에서는 수혈에 사용되는 혈액인 적혈구제제를 5일분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해요. 혈액은 시간이 지나면 기능을 잃고 수명을 다하기 때문에 의료 기관에 제공할 혈액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혈액원에 혈액이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8월 28일 기준, 전국의 혈액원은 5.7일분의 혈액을 보유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O형과 AB형의 양은 5일분보다 부족했어요.
혈액은 다른 사람이 혈액을 기부하는 행위, 다시 말해 헌혈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헌혈하는 사람이 줄면 혈액원의 혈액량도 감소해요.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적혈구제제 보유량이 3일분 이하까지 감소하면 병원에서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수술 일정이 연기되는 등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어요.
대한적십자사는 “출생률이 감소하면서 헌혈량도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어요. 헌혈을 하려면 혈액이 건강한 상태인지 검사를 받아야 해요. 또 69세 이하의 사람들만 헌혈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1년간 인구 수 대비 태어난 사람 수의 비율인 출생률은 2023년 기준 0.72명까지 떨어졌어요. 헌혈할 수 있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 뜻이에요.
반대로 신체의 노화로 인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수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많아지고 있어요. 삼성서울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 유건희 교수는 “의료 기술이 발달해 더 많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되고 사람의 수명도 길어지면서 수술을 위한 헌혈 요구량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어요.
2019년부터 2022년까지는 헌혈을 한 사람이 특히 더 적었어요. 코로나19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이 외출을 적게 한 탓이었지요. 유건희 교수는 “코로나19처럼 전염병이 유행하거나 재난이 발생하면 혈액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