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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통합과학교과서] <플란다스의 개> 이상한 냄새가 나요!

‘킁킁’. 네로의 반려견인 파트라슈는 며칠째 정체 모를 악취에 시름시름 앓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파트라슈는 마을 입구를 지나가던 꿀록 탐정을 발견하고는 몸을 벌떡 일으켜 세웠어요. 

“왈왈! 꿀록 탐정님, 도와주세요!” 

 

 

#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냄새의 출처,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어요. 파트라슈는 콧구멍을 크게 벌리며 주변을 탐색하고 있었어요. 

“이게 무슨 냄새죠?”

파트라슈에게 다가간 꿀록 탐정은 은은하게 밀려오는 지독한 냄새에 코를 틀어막았어요. 개코 조수도 금세 표정이 어두워졌어요. 

“며칠째 제 주변에서 악취가 나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에요. 탐정님이 냄새의 출처를 좀 찾아 주세요.” 

“네로 씨, 안녕하세요. 어떻게 된 일인지 좀 알아보셨어요?” 

네로는 손님이 왔는지도 모르고 스케치북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그림 그리기에 열중했어요. 꿀록 탐정이 말을 걸자 그제야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답했어요. 

“글쎄요. 죄송하지만 제가 지금 당장 작업을 끝내야 해서. 먼저 들어가 볼게요.” 

네로가 자리를 뜨자, 거짓말처럼 냄새가 사라졌어요. 파트라슈는 놀라서 두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꿀록 탐정도 민망한 나머지 헛기침을 하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어요. 

“혹시, 네로에게 최근 힘든 일이 있었나요?” 

생각에 잠긴 파트라슈는 네로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곱씹었어요.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스트레스 받으면 냄새가 난다?!

 

운동선수들이 경기 전에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본 적 있나요? 사람은 주로 운동할 때나 날씨가 더울 때 땀을 흘리지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땀을 흘려요. 

 

땀은 피부 아래에 있는 땀샘에서 나옵니다. 땀샘은 위치와 특성에 따라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으로 나뉘어요. 에크린샘은 더울 때 땀이 분비되는 곳으로, 몸 전체에 골고루 분포해요. 에크린샘에서 나온 땀은 99%가 물입니다. 그래서 냄새도 나지 않고, 끈적끈적하지 않아 피부 표면에서 쉽게 증발해요. 에크린샘이 내보낸 땀은 증발하면서 피부 표면의 열을 흡수해 피부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해요.  

 

아포크린샘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땀을 분비하는 곳이에요. 에크린샘과 달리 털이 많은 부위인 겨드랑이나 눈꺼풀에만 있지요. 아포크린샘은 출생 후 사춘기가 되어서야 활동을 시작하는 땀샘이에요.  

 

몸이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의 지휘자 역할을 하는 시상하부는 이를 감지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 분비량을 늘립니다. 코르티솔 호르몬이 아포크린샘을 자극하면 아포크린샘을 이루는 세포들은 세포 안에서 분비물을 만들기 시작하지요. 분비물을 완성한 아포크린샘 세포는 세포를 둘러싼 막인 세포막에 분비물을 담아서 세포 밖으로 내보내요.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땀에는 세포막의 구성 성분인 지방과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99%가 물인 에크린샘 땀보다 훨씬 끈적끈적하지요. 아포크린샘이 내보낸 땀은 그 자체로는 냄새가 나지 않지만, 피부 표면에 사는 세균과 만나게 되면 냄새가 발생합니다. 세균이 에포크린샘 땀 속 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해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만들어 내는데, 바로 이 암모니아 때문에 악취가 난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스트레스 냄새 맡은 개, 어떻게 행동할까?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땀을 통해 평소와 다른 냄새를 풍겨요. 하지만 사람의 스트레스 냄새가 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물음표로 남아 있었지요. 지난 7월 22일, 이 물음의 실마리를 밝힌 연구가 ‘사이언티픽 리포트’ 저널을 통해 발표됐어요.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수의과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개가 사람의 스트레스 냄새에 반응해 학습 속도에 변화가 생기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했어요. 연구팀은 우선 11명의 참가자에게 5분짜리 연설을 준비하도록 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게 했어요. 그런 다음 참가자들에게 숲과 해변 영상을 보여주며 긴장을 풀게 했지요. 연구팀은 한 가지 활동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의 겨드랑이 땀을 천 조각에 묻혀 땀 샘플을 채취했어요. 

 

그 사이 18마리의 개들은 가로로 긴 벽이 놓인 방에 들어갔어요. 벽의 왼쪽 끝에 있는 그릇에는 음식이 있고, 벽의 오른쪽 끝에 있는 그릇에는 음식이 없었습니다. 개들은 훈련할수록 음식이 있는 그릇에 더 빨리 다가가고, 빈 그릇에는 느리게 다가갔어요. 연구팀은 원래 있던 그릇을 치우고, 벽의 중앙에 그릇을 뒀어요. 그런 다음, 사람의 체취가 밴 천 조각 냄새를 맡은 개들이 그릇에 얼마나 빨리 접근하는지 관찰했어요. 

 

실험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의 냄새를 맡은 개들은 애매한 위치에 있는 그릇에 느리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벽의 한가운데 둔 그릇에 음식이 있는지 없는지는 그릇에 가까이 다가가야만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런데 개들은 해당 그릇에 음식이 들어 있지 않다고 생각해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지요. 연구를 이끈 니콜라 루니 교수는 “낯선 사람의 냄새도 개의 감정 상태, 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 연구”라고 강조했어요. 이어서 “공기를 통해서도 사람의 스트레스가 반려견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덧붙였어요. 

 

 

# 에필로그

 

 

방 안에서 꿀록 탐정의 말을 몰래 듣던 네로는 줄넘기를 들고 문 밖을 나섰어요. 

“제가 스트레스를 꽤 받고 있었다는 걸 탐정님 덕분에 알았어요.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줄넘기가 최고죠!”

네로는 하나, 둘, 셋 구호를 외치며 줄넘기 운동을 시작했어요. 파트라슈는 여전히 네로와 거리를 두고는 땀 흘리는 네로를 걱정스럽게 바라봤어요. 

“네로에게 언제쯤 좋은 냄새가 날까요? 알려 주세요, 탐정님!” 

 

▲University of Bristol
실험에 참가한 개 ‘프레디’가 사람의 체취가 밴 천 조각이 담긴 병 앞에 앉아 실험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모습.

 

 

 

 

용어 설명
● 시상하부 : 몸이 체온이나 감정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조절하는 뇌의 한 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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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15일 어린이과학동아(18호) 정보

  • 배하진
  • 디자인

    정영진
  • 일러스트

    박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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