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늘어난 하늘소 무리가 산림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줄까 봐 걱정된다고?
에이~, 걱정 안 해도 돼. 우리는 생태계에서 ‘분해자’ 역할을 하는 이로운 종이란다.
하늘소가 늘면 오색딱따구리도 늘어난다?!
곤충은 최대한 많은 알을 낳고 가장 뛰어난 자손이 살아남게 하는 방법으로 번식해요. 그래서 먹이가 풍부해지거나 기온이 높아지는 등 주변 환경이 조금만 좋아져도 곤충의 수는 급격히 늘어나요. 최근에는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갈색날개매미충이나 미국선녀벌레의 수가 늘어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줬어요. 하지만 일부를 제외하고 늘어난 곤충은 생태계의 순환을 돕고, 균형을 유지하도록 도와요. 곤충은 생태계에서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거나, 식물의 수분을 돕는 등 이로운 역할을 하거든요.
이번에 서울에 나타난 하늘소도 마찬가지랍니다. 하늘소는 산림 생태계에서 분해자 역할을 해요. 힘이 약해진 나무에 상처를 내고 구멍을 뚫어 이 나무를 분해하는 곰팡이들이 더 빨리 침입할 수 있게 만들지요. 그 결과, 산림에서 참나무시들음병에 걸린 나무를 빠르게 솎아내 새로운 나무가 자랄 수 있게 한답니다.
또 하늘소 개체 수가 늘면 천적인 오색딱따구리나 솔부엉이 등의 먹이가 풍부해져요. 그 결과 멸종 위기인 동물들이 다시 생태계로 돌아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요.
인터뷰
“10년째 하늘소의 매력에 푹 빠져 살고 있어요”_론지코리아(이승현, 최웅, 장현규)
지난 2015년, 하늘소를 좋아하는 청년 3명이 <;하늘소 생태도감>;을 펴냈어요.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30년만에 출간된 하늘소 도감으로, 10년 동안 400회 이상의 탐사를 통해 만들어졌지요. 눈을 감아도 하늘소의 모습이 아른거릴 정도로 하늘소에 푹 빠졌다는 세 사람을 만나 볼까요?
Q. 세 분이 함께 탐사를 다니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승현: 곤충 동호회에서 처음 만났어요. 셋이 나이도 다르고, 전공하는 분야도 제각각이었지만 ‘하늘소’라는 공통점 하나로 뭉치게 됐지요. 저는 당시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탐사를 다니며 하늘소의 매력에 더 빠져서 곤충분류학으로 전공을 바꿨지요. 현재는 대학원에서 하늘소를 연구하고 있답니다.
Q. 어떻게 하늘소 도감을 쓰게 됐나요?
최웅: 처음부터 도감을 만들려고 한 건 아니에요. 하늘소가 좋아서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는데, 그러다 보니 하늘소와 관련된 자료가 많이 모였더라고요. 이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 도감을 쓰기 시작했지요. 그 결과, 새로 이름 붙인 42종을 포함해 총 357종의 하늘소를 담게 되었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하늘소는 무엇인가요?
이승현: 사실 모든 하늘소가 기억에 남아요. 처음 사진을 보자 마자, 화려한 겉모습에 마음을 뺏긴 ‘고운산하늘소’(아래 사진)도 인상 깊었어요. 또 50년 동안 한국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루리하늘소’를 발견했을 때도 잊을 수 없답니다.
최웅: 하늘소 도감을 출간한 이후 새로 발견한 종인 ‘도깨비하늘소’와의 첫 만남도 생각나네요. 이 종은 처음 만났을 때 도깨비처럼 홀연히 나타난 데다 몸 곳곳에 크고 작은 혹이 나있어 ‘도깨비하늘소’라고 부르게 되었지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승현: 새로운 하늘소를 발견하고, 하늘소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탐사를 계속할 예정이에요. 그러다 보면 지금보다 더 많은 자료가 쌓이겠죠? 자료가 충분히 쌓이면, 새로운 도감을 써 보려고요. 지금보다 더 많은 종을 추가하고, 유충과 번데기 단계의 특징까지 추가해 빈틈없는 하늘소 도감을 쓰는 게 꿈이랍니다. 기회가 되면 지구사랑탐사대와 함께 하늘소 탐사를 해 보고 싶네요.
Q. <;어린이과학동아>;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곤충 탐사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하늘소도 함께 관찰해 보세요. 하늘소는 사는 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불빛 주변이나 나무, 시든 잎 등 다양한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요. 종마다 생김새나 특징이 제각각이라서 다양한 종을 관찰하다 보면 하늘소의 매력에 푹 빠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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