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음식은 지구에서 먹는 것과 맛만 다른 게 아니다냥. 특별한 포장 과정도 거쳐야 한다냥. 그 이유를 지금부터 설명해 주겠다냥.
우주에서 빵이 금지된 이유는?
1965년 우주선 제미니 3호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어요. 우주인 존 영이 쇠고기 샌드위치를 몰래 우주에 가져간 것이 문제였지요. 영이 샌드위치를 먹자마자 중력이 없는 우주선 안에서는 빵 부스러기가 퍼져 떠다녔어요. 이 사건으로 우주에는 빵, 후추 등 가루가 날릴 수 있는 음식은 가져갈 수 없게 됐습니다. 아주 작은 부스러기라도 우주선의 틈새에 들어가면 우주선이 고장 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정 샌드위치를 먹고 싶다면 얇은 토르티야 위에 재료를 올리고 접어 먹어야 해요.
우주 음식은 영의 샌드위치처럼 흩어지지 않도록 튜브나 팩 안에 넣어 포장돼요. 한입에 짜거나 떠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팩 안의 음식은 동결 건조되어 있습니다. 보관과 운반을 편하게 하기 위해 수분을 빼서 말린 거예요. 팩 안에 따뜻한 물을 넣으면 음식이 서서히 녹습니다. 그러면 팩을 살짝 찢어 숟가락으로 퍼먹으면 돼요.
우주인이 동결 건조된 음식을 먹는 또 다른 이유는 비용 때문이에요. 로켓에 음식을 싣고 가려면 음식 1kg당 약 2000만 원의 비용이 들어요. 우주인 1명은 매일 약 1.83㎏의 음식을 섭취해야 하죠.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 데는 3년 정도가 걸립니다. 우주인 1명이 지구에서 화성으로 가는 데만 최소 2003㎏의 음식이 필요한 셈이에요. 그래서 한 번에 최대한 많은 음식을 가져가기 위해 음식을 동결 건조시켜 질량과 부피를 줄이는 거랍니다.
우주 음식은 만드는 데도, 포장하는 데도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계속 개발돼야 해요. 우주 음식이 단순히 우주인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기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음식은 우리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 2008년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는 “우주로 특별히 보내온 음식에는 ‘치료용’이라는 이름표가 붙는 것도 있다”며 “그만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우주인의 정신 건강에 중요하다”고 전했어요.
_ 인터뷰
“우주에선 고추장이 인기!”
이소연(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Q.우주에서 먹을 음식은 어떻게 정해졌나요?
러시아 연방우주국의 담당자들이 제 취향과 한 끼 영양분을 고려해 매일 식단을 짜줬어요. 러시아 연방우주국에서는 우주로 가기 전 다양한 러시아 우주식들을 모두 먹어 보라고 했지요. 그 다음 가장 선호하는 음식 순서로 점수를 매겼어요.
Q.우주에선 어떤 음식이 제일 맛있었나요?
그릭요거트보다 조금 더 되직한 질감의 유제품인 ‘트바로크’와 ‘생과일 주스’요.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떠서 다니다 보니 멀미를 심하게 했어요. 첫 3~4일 동안엔 자꾸 토해서 주식으로 싸 준 고기류는 못 먹겠더라고요. 근데 두 음식은 소화가 잘 되고 신선한 느낌이라 맛있게 먹었어요.
Q.우주에서 먹는 음식과 지구에서 먹는 음식은 무엇이 다른가요?
무슨 음식이든 조금 밍밍했어요. 후각이 사라지니까 음식 맛도 잘 안 느껴졌지요. 그래서 튜브에 든 고추장을 밥에 비벼서 먹었어요. 어느 순간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옆에 있던 우주인 동료들이 제 고추장을 각자 밥에 비비고 있더군요. 다들 코가 막혀서 더 짜고 매운 음식이 당기는구나 싶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