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할 것이 있다던 늑대는 갑자기 꿀록에게 부탁을 했어요.
“동화나라 주민들이 꿀록 자네는 모두 좋아하니까, 혹시 주민들을 좀 모아줄 수 있을까? 주민들에게 직접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그래….”
사실 꿀록은 늑대의 부탁이 성가셨지만, 오랫동안 주민들과 악연을 맺어온 악당 늑대의 약해진 모습이 짠해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지요.
<;스토리 따라잡기>; 늑대의 흑역사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늑대가 여러분께 할 말이 있다고 해서요.”
꿀록이 광장에 모인 동화나라 주민들에게 모인 이유를 설명하자 갑자기 여기저기서 술렁이기 시작했어요. ‘늑대가 웬일로 마을에 나타났대’부터 ‘어휴, 늑대가 오는 줄 알았으면 안 왔을 텐데…’까지 늑대를 반기지 않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왔죠.
그때, 늑대가 주민들 앞으로 나섰어요.
“흠흠. 여러분들의 마음, 이해합니다. 직접 제 잘못을 고백하고 여러분과의 관계를 풀고 싶었어요. 아기 돼지 삼형제, 빨간 모자, 그리고 아기 양들에게 모두 죄송합니다. 하지만 최근 저의 너튜브 사건만큼은 여러분들도 사과해 주셨으면 해요.”
그때 눈치 없는 개코가 끼어들어 늑대를 닦달했어요.
“너튜브 사건? 그게 뭔데요? 현기증 나니까 빨리 말해 주세요.”
잠시 눈을 감고 고민하던 늑대는 다시 눈을 뜨며 말했어요.
“제가 일곱 마리 아기 양을 잡아먹고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자고 있을 때였어요. 엄마 양이 나타나 제 뱃속에서 아기 양들을 모두 꺼내갔죠. 대신 제 뱃속에 돌멩이를 가득 채워 놓고 말입니다. 그날 저는 개울을 건너다가 배가 무거워 물에 빠지고 말았지요.”
“에이~, 그건 늑대님이 잘못하셨네. 뭘 사과하란 말이죠?”
더이상 듣기 힘들었던지 꿀록이 입을 떼고 말았어요. 늑대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렇죠. 하지만 개울에 빠지는 모습이 너튜브에 올라가면서 저의 동화나라 생활도 끝이 났습니다. 너튜브 영상에 죄인인 저뿐만 아니라 관계없는 가족들까지 욕하는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거든요. 그 뒤로는 우울감에 빠져 더 이상 밖에 나갈 수가 없었어요. 저도 제 마음이 왜 이런지 모르겠지만요.”
▲ PDF에서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우리의 몸과 정신을 움직이는 ‘호르몬’’
여러분은 친구에게 선물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떤가요? 또 선생님에게 꾸중을 들었을 때는요?
아마 대부분의 친구가 선물을 받았을 땐 기쁨을, 꾸중을 들었을 땐 부끄러움과 슬픔, 화 등의 감정을 느낄 거예요. 여기서 화가 났을 때의 상황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꾸중을 들으면 여러분의 심장 박동은 빨라지고, 얼굴은 빨개질 거예요. 또 동시에 배가 고픈 것도 잊게 되겠지요.
이처럼 한 가지 사건에 대해 여러분의 온몸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건 바로 여러분의 몸속에 있는 ‘호르몬’ 때문이에요. 호르몬은 우리 몸속 내분비기관에서 분비되고, 혈관을 통해서 온몸으로 퍼지는 화학물질을 뜻해요. 크게 에이코사노이드와 스테로이드, 펩타이드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지요.
호르몬은 땀이나 눈물처럼 분비되는 관이 따로 없어요. 대신 내분비기관의 세포에서 만들어진 뒤 곧바로 혈관으로 분비되지요. 뇌 속의 송과샘, 뇌하수체, 시상하부, 갑상선, 흉선, 이자, 부신, 고환, 자궁, 난소 10곳의 기관이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이랍니다. 이곳에서 분비된 호르몬은 혈관을 타고 움직이다가 특정 호르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체를 갖춘 세포를 만나면 그곳으로 들어가 신호를 전달하지요.
호르몬은 우리의 기분과 같은 정신 활동은 물론, 우리의 신체 활동도 좌지우지해요. 사람이 잠을 잘 때, 소화를 할 때, 또 호흡하고 감각을 느낄 때 등 거의 모든 행동에 영향을 주지요. 예를 들어 여러분이 밥을 먹으면 소화기관을 거쳐 혈관으로 흡수되는 당의 양이 많아져요. 그러면 건강한 사람의 경우, 이자에서 당을 낮추기 위해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하지요. 분비된 인슐린은 혈액으로 들어가 당 함량을 낮춘답니다. 그런데 만약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다면, 혈액 속에 당이 많아지면서 ‘당뇨병’이 생기지요.
<;통합과학 넓히기>; 10대 소녀, 게임으로 불안감을 표현하다!
올해 6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중에도 동화나라 속 늑대처럼 우울감을 느꼈다는 학생이 많아요. 우울감을 경험했다는 중·고등학생은 전체의 27.1%로 4명 중 1명보다도 많은 수준이지요.
최근 영국의 17세 소녀 에밀리 미첼은 이처럼 10대가 느끼는 우울감과 불안감, 소외감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게임 ‘프랙처드 마인즈(Fractured Minds)’를 출시했어요. 학교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불안감을 느끼는 자신의 경험을 게임에 녹여낸 것이었죠.
프랙처드 마인즈는 에밀리 미첼이 자신의 정신 세계를 공간으로 표현한 것으로, 방탈출 게임과 닮았어요. 하나의 방에서 다른 방으로 나아가기 위해 열쇠를 찾는 식이지요. 이때 어떤 방에선 천둥 번개가 치고, 어떤 방은 갑자기 흔들리기도 하며, 또 어떤 방은 공허한 파티 현장이 남겨져 있기도 해요. 이런 배경은 10대 청소년이었던 에밀리 미첼 자신의 불안했던 경험을 담고 있답니다.
이 게임은 2017년, 세계 5대 게임 시상식 중 하나인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젊은 게임 디자이너상을 수상했어요. 2년 간의 개발 끝에 지난 11월 14일 출시됐지요.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로도 출시됐으며, 플레이스테이션4엔 한국어 지원을 더해 11월 18일 출시됐답니다.
에밀리 미첼은 게임으로 정신 질환을 치유하려는 비영리 단체 ‘세이프 인 아워 월드’의 지원도 받고 있어요. 그러면서 프랙처드 마인즈의 수익 중 40%는 세이프 인 아워 월드에 기부해 정신 질환 치유를 위한 게임 개발을 돕기로 했지요.
에밀리 미첼은 플레이스테이션에 기고한 글을 통해 “프랙처드 마인즈 게임을 하면서 세이프 인 아워 월드를 지원하는 건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일”이라고 설명했답니다.
<;스토리 따라잡기>;
“늑대님은 악플에도 전혀 상처받지 않을 줄 알았어요. 죄송해요.”
늑대의 영상을 너튜브에 올리고 악플을 달았던 아기 돼지 첫째가 먼저 사과했어요. 그러자, 빨간 모자와 엄마 양 등 동화나라 주민들이 하나 둘 늑대에게 사과 인사를 건네며 늑대와 화해했지요.
“고맙습니다 여러분. 저도 그동안 여러분께 정말 죄송했습니다. 하지만 악플은 너무 상처였어요. 흐아아앙!”
늘 악당이라고만 생각했던 늑대가 울어버리자 동화나라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늑대를 안아주며 위로했어요.
“이제…, 그만 갈까?”
화해 무리에 끼지 못한 꿀록은 조용히 개코 조수를 데리고 뿌듯하게 광장에서 빠져나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