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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터뷰] 부릉부릉! 차를 만든다, 오은석 엔지니어

현대자동차, 기아, 메르세데스 벤츠. 모두 자동차를 만드는 유명한 제조 기업이에요. 그런데 한 땀 한 땀 직접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이 있어요. 3월 20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자동차 스타일링 기업 피치스에서 오은석 엔지니어를 만났습니다.

 

자동차 덕후, 직접 자동차를 만들다 “수술실에 와 있는 것 같아요!” 한가운데에 있는 작업대에서 오은석 엔지니어가 바퀴의 볼트를 조이고 있었습니다. 마치 수술하고 있는 의사 같았어요. 사람이 아니라 자동차가 오 엔지니어의 환자였지요. 작업실에서는 지잉지잉 기계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습니다. 한쪽에서는 3D 프린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어요.

오 엔지니어는 직접 자동차를 만듭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자동차의 겉과 안을 설계하고, 3D 프린터로 부품을 만들어요. 만든 자동차가 잘 작동하는지 운동장에서 확인하는 것도 모두 오 엔지니어의 몫이에요.

 

어린 시절 오 엔지니어는 디자이너인 부모님이 작업하다 남은 재료들로 다양한 장난감을 만들었어요. 특히 장난감 자동차를 조립하거나 로봇을 만들기도 했지요. 오 엔지니어는 2020년 과학 콘텐츠 스타트업 긱블에 다니며 본격적으로 자동차와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을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오 엔지니어는 지금까지 자동차, 자전거 등 10여 개의 탈것을 만들었습니다.

 

오 엔지니어의 꿈은 자신이 만든 자동차를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타는 거예요. 지금처럼 자동차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걸 넘어서 말이에요. 직접 만든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날을 꿈꾸며, 오 엔지니어는 오늘도 작업실에서 묵묵히 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Q&A “장난감에 바퀴를 달아 보세요!”

오은석 엔지니어가 다양한 탈것들을 만들면서 얻은 자신만의 꿀팁을 전해왔어요. 함께 살펴볼까요?

 

Q자동차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디자인이죠. 디자인이 예쁘면 일단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요. 버려진 킥보드로 오토바이를 만든 적이 있어요. 예쁘고 멋진 오토바이를 만들고 싶어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민을 많이 했죠. 다른 오토바이와 달리 뒷바퀴가 잘 보이지 않는 이등변삼각형 모양의 오토바이를 설계하기로 했어요. 특이한 겉면 안에 엔진 같은 동력원을 다 넣으려고 노력한 끝에 2주 만에 오토바이를 완성했습니다. 디자인과 기능 모두 갖춘 오토바이라는 평을 받았어요.

 

Q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나요?

첫 탈것을 만들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모바일 게임에 나오는 탱크를 실물로 만드는 작업이었어요. 온갖 날씨를 견디는 겉면을 만드는 것도, 탱크에 달려 있는 로켓 발사 장치를 만드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모든 게 낯설었죠. 그런데 주어진 제작 일은 고작 40일이었어요. 마감 일주일 전에는 재료도 부족했습니다. 청계천의 공구점을 돌아다니며 맞는 부품을 하나하나 찾았어요. 골목 끝에 있는 마지막 공구점에서 사장님의 도움을 받아 맞는 부품을 마련할 수 있었죠.

Q과학을 잘해야 자동차를 만들 수 있나요?

수많은 과학 지식이 합쳐져서 자동차를 앞으로 가게 만들지만, 과학을 꼭 잘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자동차를 좋아하는 마음이 크다면 충분해요. 저는 영어로 된 자동차 설계책이나 해외 유튜브 영상을 많이 봤어요. 그러다 보니 필요한 과학 개념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죠. 예를 들어 자동차를 앞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운동의 법칙을 알아야 해요. 자동차 앞에 붙은 전조등을 켜기 위해서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야 하지요. 이렇게 어떤 지식이 어디에 필요한지 하나씩 직접 찾다 보면 자동차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자료를 봐도 모르는 것이 있다면 3D 프린터기로 부품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아요.

 

Q자동차를 만들 때 조심할 점은 없나요?

무엇보다 안전을 지켜야 해요. 지난해 5월 행사에서 자동차가 아닌 다른 것을 만들다가 실수로 기계의 볼트가 풀려 크게 다친 적이 있었어요. 다행히 수술을 잘 받긴 했지만 정말 무서운 순간이었죠. 기계를 다룰 땐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해요. 몸이 피곤한데 무리해서 작업을 해선 안 되죠. 제 옆에는 만일을 대비해 구급상자가 항상 놓여져 있어요.

 

Q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RC카나 장난감 자동차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거예요. 장난감에 바퀴를 직접 만들어 달고, 세게 굴려 보세요. 장난감 자동차가 벽에 부딪히면 산산조각나겠죠? 이때 자동차 앞에 푹신한 스펀지를 붙이면 충격을 흡수해 차가 부서지지 않아요. 이를 자동차에선 범퍼라고 합니다. 만약 이 자동차를 경사면에서 굴렸을 때 한쪽 바퀴만 떠 있다면 바퀴 축에 스프링을 달아 보세요. 스프링이 늘어나면서 떠 있던 바퀴가 바닥에 닿을 거예요. 실제 차에도 스프링이 있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자동차를 만들려고 하지 말고, 필요한 것을 하나씩 생각하다 보면 멋진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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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5일 어린이과학동아(8호) 정보

  • 글 및 사진

    손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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