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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터뷰] 기름 먹는 세균, 찌그러뜨려 더 빨리 먹는다?

스테이크는 썰어 먹고, 햄버거는 위아래를 눌러 먹고음식마다 먹는 방법이 다양해. 그런데 사람만이 아니라 세균도 이런 전략을 쓴다고? 동그란 기름방울을 찌그러뜨려 기름을 먹는다는 세균이 있다고 해서 만나봤어.

 

 

반가워, 소개를 부탁해!

 

나는 ‘알카니보락스 보르쿠멘시스’라는 세균이야. 나는 신진대사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 기름을 분해해.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기름을 분해하면 생명 활동에 필요한 성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 지난 8월 18일, 영국 에식스대학교 생명과학과 테리 맥거니티 교수팀과 일본 쓰쿠바대학교 생명과학과 앤드류 우타다 교수팀으로 이루어진 공동 연구팀은 내가 기름을 먹을 때 기름방울을 찌그러뜨려 분해한다고 발표했어.

 


어떻게 확인한 거야? 

 

연구팀은 먼저 현미경으로 세균이 기름을 분해할 때 기름방울 주위에 막을 만드는 모습을 관찰했어. 그 다음 기름 분해 경험이 없는 세균 집단과 있는 세균 집단 둘로 나눴지. 기름을 분해한 적이 있는 집단은 기름방울을 둘러싼 뒤 방울을 점차 찌그러뜨리고 군데군데 돌출된 부분을 만들었어. 반면 기름을 분해해 본 적이 없는 집단은 기름방울의 둥근 형태를 계속 유지하며 기름을 분해했지.

 

찌그러뜨릴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차이가 있어?

 

기름방울을 찌그러뜨려 돌출된 부분을 만들면 매끈한 모양일 때에 비해 표면적이 커져. 마치 도깨비 방망이의 울퉁불퉁한 돌기처럼 공 모양의 방울 표면에 돌출 부분이 생기는 거지. 늘어난 표면적 덕분에 세균은 찌그러진 기름방울에 더욱 많이 달라붙을 수 있었어. 그 결과, 본래 둥근 기름방울이었을 때보다 찌그러뜨렸을 때 3배 이상 빨리 기름을 분해할 수 있었지.

 


네 습성을 환경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실제로 세균이 기름 제거 작업에 쓰인 적이 있어. 1989년 미국의 정유회사인 액손 모빌의 유조선 침몰로 알래스카 바다에 기름이 유출되었을 때, 2010년 중국 다롄항에서 발생한 송유관 폭발 사고 때도 이 세균이 쓰였지. 바다에는 유조선이나 공산품 제작 등 인간의 활동으로 유입된 기름 성분이 늘고 있어. 하지만 많은 기름을 완전히 제거하는 건 쉽지 않아. 과학자들은 기름을 분해하는 세균을 활용해 기름을 제거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 

2023년 1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동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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