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아기 오리들 좀 봐! 너무 귀엽다!”
탐정 사무소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강가에서 헤엄치는 새끼 오리들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어요. 오리들도 밝게 웃으며 함께 인사했죠. 그때 어딘가에서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흑흑”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미운 오리가 미움받는 이유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갔어요. 그곳에는 한 새끼 오리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죠.
“무슨 일인가요? 왜 다른 오리들과 함께 있지 않는 거죠?”
“꿀록 탐정님, 전 제 오리 형제들과 같이 놀 수 없어요. 다들 저를 ‘미운 오리’라고 부르면서 따돌리거든요!”
새끼 오리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형제들이 당신을 미워하는 이유가 뭔가요?”
꿀록 탐정이 오리를 달래주며 물어봤어요.
“제가 다른 오리들과 다르게 생겼대요! 정말 제가 다른 오리들과 많이 다른가요?”
새끼 오리의 말을 들은 꿀록 탐정은 오리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봤어요. 그리고 저 멀리서 헤엄치고 있는 다른 오리들을 다시 봤지요.
“형제들과 정말 다르게 생기긴 했네요.”
새끼 오리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울지 마세요. 당신이 다른 오리와 다른 이유를 찾아보자고요. 엑스선 촬영을 통해서요!”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자’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엑스선(X-ray)’은 전자레인지에 사용하는 마이크로파와 같은 전자기파의 한 종류예요. 1895년 독일 물리학자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이 처음 발견했죠. 빌헬름은 전자들을 방출시키는 음극선 실험을 하다가, 사람의 피부를 투과할 수 있는 광선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알 수 없는 광선’이라는 의미를 담아 ‘엑스(X)선’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죠.
엑스선이 물질을 투과하는 힘이 강한 건 ‘파장’이 짧기 때문이에요. 파장은 진동이 반복되는 주기를 뜻해요. 이 주기가 짧을수록 같은 시간 동안 진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장애물에 부딪혀도 진동이 휘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성질을 활용해 엑스선을 우리 몸에 투과시키면 우리 몸속 뼈나 장기를 볼 수 있어요.
엑스선은 모든 물질을 그대로 통과하지는 못해요. 물질의 입자가 빽빽할수록 제대로 통과하기 어렵죠. 그래서 피부와 근육 등 우리 몸속의 부드러운 조직을 쉽게 통과하지만, 뼈나 장기 등 입자가 조밀하게 모여 이뤄진 조직은 통과하지 못하고 조직에 흡수되거나 반사돼 버립니다. 엑스선 촬영은 몸을 통과해서 나온 엑스선을 감지해 뼈나 장기의 조직을 관찰하는 거지요.
엑스선 촬영을 위해서는 엑스선을 방출하는 장치와 엑스선을 감지하는 필름이 필요해요. 우선 엑스선 방출 장치에서 전자가 방출되면, 전자는 반대 전하를 띠는 양극에 이끌려 이동해요. 이때 전자가 양극에 부딪히면서 엑스선이 발생합니다.
우리 몸의 부드러운 조직을 관통한 엑스선은 엑스선을 감지하는 필름까지 이동해요. 필름에 발려 있는 은 이온 성분은 엑스선과 반응해서 검은색을 띠는 은 금속으로 바뀌지요. 따라서 필름에서 검은색을 띠는 부분은 엑스선이 통과하는 피부 등의 부드러운 조직이고, 흰색을 띠는 부분은 뼈 등의 단단한 조직이에요. 이를 통해 우리의 몸속 장기나 뼈 상태를 검사할 수 있죠.
●통합과학 넓히기
엑스선을 활용하면 우리 몸을 검사하는 것뿐 아니라 유물이나 벽화 등에 들어간 재료도 분석할 수 있어요. 7월 12일 벨기에 리에주대학교 유럽고고학센터 데이비드 스트리베이 교수팀은 엑스선을 이용해 고대 이집트 벽화 속 비밀을 찾아냈다고 발표했지요. 이 벽화는 기원전 약 1270년 이집트의 파라오였던 람세스 2세를 그린 작품입니다.
연구팀은 람세스 2세의 벽화를 그린 물감의 성분을 확인하기 위해 벽화에 엑스선을 쏘았어요. 그럼 물감 속 원소가 엑스선을 흡수했다가 다시 방출하는데, 이때 원소마다 방출하는 엑스선의 에너지는 모두 다릅니다. 방출된 엑스선의 에너지를 측정하면, 어떤 원소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거예요. 이를 통해 고대 이집트인들이 물감에 어떤 성분의 재료를 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벽화에서 방출된 엑스선의 에너지를 측정한 결과, 이집트인들이 물감 재료로 철과 비소, 구리를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파란색과 초록색을 내는 데 구리를, 빨간색과 노란색을 내는 데 철과 비소를 쓴 것을 확인했지요.
또한 구리와 철, 비소로 그린 부분을 각각 분리해 그림으로 나타내 봤더니 그림 속 왕의 장신구와 어깨 등의 위치가 조금씩 달라진 것을 발견했어요. 이는 이집트인들이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수정을 계속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람세스 2세의 벽화뿐 아니라 고대 이집트의 귀족층인 메나의 무덤 벽화에서도 연구팀은 이와 같은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필립 마르티네즈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고대 이집트 벽화 속 비밀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에필로그
“흐음당신은 오리가 아니었네요. 이상하게 생긴 게 아니라 아예 다른 종인 거였어요.”
꿀록 탐정은 엑스선 촬영 사진을 살펴보며 말했어요.
“그럼 전 누구인 거죠?”
“당신은 오리가 아니라 백조예요. 저기 당신의 친구들이 보이네요!”
꿀록 탐정은 강에서 헤엄치는 백조들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꿀록 탐정님! 저도 이제 진정한 제 가족을 찾을 수 있게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