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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화학 반응, 소리 듣고 춤춘다!

원소와 분자, 단백질 등 화학의 요소가 음악이 되는 걸 확인했다면, 이번엔 소리가 화학에 참여할 차례입니다. 소리가 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과정을 확인해 볼까요?

 

둥둥둥, 화학 반응 칼군무의 비결은 소리?

 

2020년, 포스텍 화학과 김기문 교수팀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이용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화학 반응은 일상 곳곳에서 일어나요. 우리가 음식물을 먹고 소화해서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나 불이 붙는 현상도 모두 화학 반응이죠. 이렇듯 물질의 화학적 성질을 바꾸는 화학 반응을 제어하기 위해, 기존에는 빛이나 열, 압력 등을 조절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에너지가 너무 작아 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데 쓰이기는 불가능할 거라 여겼죠.

 

연구팀은 소리를 이용해 두 물질이 섞인 용액에 접촉하지 않고도 두 물질을 분리하는 방안을 시도했어요. 스피커는 진동을 일으켜 소리를 냅니다. 소리를 내는 스피커 위에 용액을 올리고 소리를 재생하면 미세한 진동이 접시로 전해집니다. 그럼 접시에 들어있는 용액에도 진동이 전달되어 동심원 모양으로 물결이 생겨요. 물결은 움직이지 않는 부분인 ‘마디’와 파도 치듯 위아래로 움직이는 부분으로 나뉩니다. 소리를 계속 들려주자 마디가 일종의 칸막이가 되어, 마디를 경계로 용액이 서로 섞이지 않고 나누어졌죠.

 

 

연구팀은 소리로 용액을 분리하는 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여러 반응에 적용해 보았습니다. 지난해에는 동일한 원리로 포도당을 소화시키는 효소의 반응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고, 올해 3월에는 한 용액 내에서 ‘거울 이성질체’를 분리하는 데에도 최초로 성공했어요. 연구를 주도한 포스텍 화학과 황일하 연구원은 “이전에는 용액을 분리하려면 물리적인 가림막이 필요했으나, 소리를 이용하면 접촉하지 않아도 두 물질을 분리할 수 있었다”며 “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색다른 방법이 탄생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클래식이나 락 음악에도 반응할까요?

 

처음 소리로 실험을 하게 된 계기도 클래식이나 락 등의 음악으로 화학 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시작했어요. 음악으로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하지만, 아직 일정하게 통제하기는 힘듭니다. 지금은 두세 가지 소리의 패턴을 추가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에요. 연구가 차츰 발전되어 가면 나중에는 음악으로도 제어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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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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