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나라 마을에도 따뜻한 봄이 찾아왔어요. 꿀록 탐정은 개코 조수와 함께 운동하러 공원에 나왔지요. 공원 한쪽에 마련된 축구장을 지나는데, 땀을 흘리며 축구 연습을 하는 여자축구팀이 보였어요. 그런데 그들 중에서 반창고와 붕대를 팔다리에 덕지덕지 붙인 사람이 꿀록 탐정을 보더니 손을 흔들며 뛰어왔어요.
“뭐지, 저 사람은? 미라?”
● 동화마을에 무슨일이 I 신데렐라의 상처를 빨리 낫게 하려면?
손을 흔들며 뛰어온 미라, 아니 사람은 신데렐라였어요.
“꿀록 탐정님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차밍 왕자를 도와 제 호박 마차에 에어백을 달아주셨잖아요.
그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는데 감사 인사가 늦었네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별말씀을요. 꿀록 탐정 사무소는 맡은 의뢰를 완벽하게 해결합니다! 그런데 축구장에서 신데렐라님을 만날 줄은 몰랐네요.”
신데렐라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대답했어요.
“얼마 전에 차밍 왕자랑 ‘골때리는 그녀들’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봤는데 축구가 너무 재밌어 보이는 거예요! 차밍 왕자 몰래 창고에 모셔뒀던 유리구두를 팔고 축구화를 샀어요. 근처에 사는 공주와 왕비들을 모아서 축구팀도 만들었고요. 드리블하면서 수비수들을 제치고 골을 넣을 때의
그 짜릿함은 크말도 못 해요!”
“저도 축구팬이라 그 마음 이해는 합니다만, 그 붕대와 반창고들은 좀차밍 왕자가 알면 걱정할 텐데요.”
꿀록 탐정의 말을 들은 신데렐라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어요.
“아, 제가 좀 열정이 넘쳐서하하. 안 그래도 그게 걱정이에요. 차밍 왕자가 축구는 몸싸움도 많고 다칠 위험이 크다고 걱정했거든요. 그래서 몰래 한 건데, 아무래도 공원 잔디는 진짜 축구장처럼 관리가 완벽하진 않다 보니 잘 넘어지더라고요. 상처는 계속 늘어나는데 회복은 더디고어찌저찌 잘 감춰왔지만 이러다가 들키는 건 시간 문제인데, 혹시 상처를 빨리 낫게 하는 법은 없을까요?”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I 우리 몸이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
넘어져서 까지고, 긁히고, 멍이 들고, 날카로운 데 베고, 뜨거운 것에 데는 등 우리 몸엔 종종 크고 작은 상처가 생겨요. 피부는 우리 몸의 1차 방어벽인데, 상처가 나면 세균과 바이러스 등 외부 물질로 인한 감염이 일어날 수 있어요. 다행히도 우리 몸은 상처가 나는 순간부터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반응을 시작한답니다.
상처가 나 피가 흐르면, 가장 먼저 상처 주변의 혈관들이 좁아지며 피가 덜 흐르도록 만들어요. 그리고 상처 부위로 혈소판이 달라붙습니다. 혈소판은 흘러나온 피가 더 단단하게 뭉쳐지도록 여러 물질을 불러와요. 이 중에는 피브린이라는 단백질이 있어요. 피브린은 상처 부위를 그물처럼 감싸 더 이상의 출혈을 막아줍니다.
출혈이 멎으면 상처 부위로 백혈구들이 몰려와요. 상처 부위로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이물질 등을 없애 감염을 막기 위해서죠. 또 상처 부위를 복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물질을 분비해 줍니다.
그러고 나면 새로운 피부 세포들이 상처 부위를 채워요. 혈관도 새로 만들어지죠. 시간이 지날수록 새 피부는 더 강해지고, 상처가 나기 전과 거의 비슷하게 회복이 된답니다. 다만 상처가 깊다면 원래 있던 피부 아래에 새로운 세포들이 다시 자라도 다 메워지지 못하고 흉터가 남을 수 있어요.
상처가 났을 때 빨리 나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닦고, 외부와 닿지 않게 보호하는 것이 중요해요. 또 상처 부위를 촉촉하게 유지해야 상처 치유 과정이 원활히 일어날 수 있어요. 그래서 반창고나 붕대, 습윤 밴드 등을 적절히 사용하면 세균 감염을 방지하고 흉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답니다.
● 상처, 어떻게 치유될까?
●통합과학 넓히기 I 상처를 더 빨리 아물게 하는 전자 반창고 개발!
지난 2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이 전기 자극으로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전자 반창고를 개발했어요. 전자 반창고는 작은 꽃 모양의 전극과 이를 둘러싼 고리 모양의 전극으로 만들어졌어요. 꽃 모양의 전극은 상처가 난 곳에, 고리 모양의 전극은 상처가 나지 않은 건강한 피부에 붙여요. 그리고 반대쪽에 있는 전원 장치를 통해 전류를 흘려주는 방식이죠.
우리 몸은 전기 신호로 정보를 전달해요. 그런데 상처가 나면 그 부위에는 정상적인 신호 전달이 어려워져요. 연구팀의 전자 반창고는 바로 이 상처 부위에 전기 자극을 가해 정상 신호를 전달해 주도록 만들어졌어요. 전기 신호를 통해 상처 부위로 새로운 세포들을 끌어들여서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거예요.
전자 반창고는 실시간으로 상처 치료 과정을 추적할 수도 있어요. 연구를 이끈 노스웨스턴대학교 의생명공학과 기예르모 아미르 교수는 “상처가 낫는 과정에서 습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상처가 아물수록 점점 건조해진다”며 “수분에 따라 전류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추적하면 상처가 얼마나 나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어요.
게다가 전자 반창고는 자연스럽게 몸에서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따로 뗄 필요가 없어요. 전자 반창고는 ‘몰리브덴’이라는 금속으로 아주 얇게 만들어졌는데, 연구팀의 실험 결과 6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분해되고, 장기에도 축적되지 않았어요.
연구팀은 전자 반창고가 특히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당뇨병 환자들은 발에 상처가 생겨도 잘 느끼지 못하고, 상처 치유 능력이 일반인보다 떨어져서 가벼운 상처라도 금방 악화될 수 있거든요. 연구팀은 당뇨병으로 발에 심각한 상처(궤양)가 생긴 쥐에게 30분간 전자 반창고를 붙인 결과, 평소보다 30% 더 빨리 상처가 아무는 것을 확인했어요. 앞으로 연구팀은 쥐보다 더 큰 동물에게 전자 반창고를 실험할 계획이에요. 이 실험이 성공하면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