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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바이러스를 먹고, 알리고, 무찌르는 면역 정예 부대

안녕! 우리는 네 몸을 지켜주는 면역세포야.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물질이 네 몸 안에 들어왔을 때 다양한 방법으로 싸운단다. 면역세포는 같은 세포가 여러 종류의 면역 반응에 관여하기도 하고, 한 세포가 여러 세포로 분화하기도 해서 종류를 구분하기 어려워. 그중에서도 고르고 골라 면역세포 정예 부대 4인방을 소개할게!  

 

면역세포, 어떻게 밝혀졌을까?

 

1884년 러시아의 동물학자 일리야 메치니코프는 불가사리를 장미 가시로 찔러봤습니다. 어떤 면역 반응이 나타나는지 보기 위해서였어요. 그 결과 어떤 세포들이 장미 가시 주변을 둘러싸고, 일부는 가시를 소화하려고 애쓰기까지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대식세포가 발견된 순간이었어요. 

 

이후 1960년대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일하고 있던 자크 밀러는 생쥐의 가슴샘에서 T 세포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합니다. 소아과 의사 맥스 쿠퍼는 밀러의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B 세포와 T 세포,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후 B 세포와 B 세포가 만드는 항체에 대한 연구가 이어집니다. 이미 1790년대에 백신의 시초인 종두법이 개발되어 백신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던 덕분이었지요. 반면 T 세포 연구는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됐어요.

 

1973년, 호주 존커틴의학연구소에서 일하던 피터 찰스 도허티와 롤프 마르틴 칭커나겔은 림프구성맥락수막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쥐에게서 만들어진 킬러 T 세포를 채취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다른 쥐에게 해당 킬러 T 세포를 주입했어요. 그런데 다른 쥐에게 주입한 킬러 T 세포는 바이러스를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도허티와 칭커나겔은 B 세포와 달리 킬러 T 세포가 항원을 인식할 때는 특정 단백질(MHC)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 단백질은 킬러 T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식하도록 도와주는데, 개체마다 각자 다른 MHC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다른 쥐에게 같은 킬러 T 세포를 주입해도 킬러 T 세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거지요.

 

도허티와 칭커나겔의 연구는 킬러 T 세포의 특이성을 발견한 첫 사례였어요.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그에 맞는 킬러 T 세포만 활성화되는 현상을 ‘면역의 특이성’이라고 한답니다.

 

 

 

용어 정리

●종두법: 1796년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해 제안한 방법으로, 백신의 시초가 됨.

2023년 0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백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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