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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은 하은 언니! 드디어 ‘어린이과학동아’에서 취재 명령이 왔어.
하은 정말? 어떤 임무야?
도은 “과학으로 비밀의 정원을 디자인하라!” 이렇게 쓰여 있는데?
하은 응? 무슨 말이지?
도은 글쎄…. 우선 나무 박사님을 만나서 물어 볼까? 나무 박사님이라면 알 수 있을지도 몰라!



 


 
과학 정원 STEP ❶
밑그림 그리기

문선욱 (곤지암수목원 숲 해설가)  과학으로 정원을 디자인한다고요? 그렇다면 잘 찾아왔어요. 이 곳 곤지암수목원이 바로 과학으로 디자인한 정원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자연 상태의 숲과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더 아름답게 꾸미고,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질 수 있는 수목원을 만드는 과학적인 비결이 이 수목원 안에 숨어 있지요. 자, 그럼 지금부터 저와 함께 과학으로 아름다운 수목원을 그리는 법을 알아볼까요?


숲의 현재 모습을 관찰하기

수목원을 꾸미려면 먼저 현재 숲이 어떤 모습인지부터 살펴봐야 해요. 그래야 수목원을 어떻게 꾸밀지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있거든요. 곤지암수목원이 위치한 정광산은 대부분 참나무로만 이루어진 숲이었어요. 그런데 숲이 몇 종류의 나무로만 이루어지면 전염병이 쉽게 퍼질 수 있어 위험해요. 최근 북한산에서는 ‘참나무시들음병’이라는 전염병이 퍼져 북한산 숲의 70%를 차지하는 참나무의 60%가 말라 죽을 위기에 빠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수목원을 만들 때 되도록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심기로 했답니다.


환경에 적합한 식물 찾기

곤지암수목원은 경사가 가파르고, 바위가 많은 곳이에요. 게다가 겨울에는 영하 20℃까지 내려가는 추운 지역이랍니다. 그래서 수목원에
심을 식물을 선택할 때도 이런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식물을 골라야 했어요. 보통 식물이 생장하기 위해 견딜 수 있는 온도 범위를 ‘하드니스 존(hardness zone)’이라고 하는데, 특히 최저기온이 중요해요. 그래서 치자나무나 돈나무처럼 추위에 약한 식물은 수목원을 계획할 때부터 제외했어요. 또, 수목원을 만들 때 되도록 관리와 보존이 필요한 중요한 식물을 심기로 했답니다.



 
곤지암수목원은 높이 차이가 200m나 되는 경사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과학 정원 STEP ❷

밑그림 다듬기

무조건 예쁘다고 아무 나무나 심는 게 아니었군요! 정원을 꾸밀 곳의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식물을 심어 생태계를 더 풍요롭게 해 줘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자연을 꼼꼼히 관찰하는 과정이 마치 밑그림을 그리는 것 같아요~.

맞아요. 곤지암수목원은 정광산의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약 4000종의 식물을 선택했어요. 그리고 정광산에서 발견된 반딧불이의 서식지를 보존하고, 새로 심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정리하는 작업을 했지요.


반딧불이에게 꼭 맞는 환경 만들기

반딧불이는 주로 깨끗한 물에 사는 다슬기를 먹는 생물이에요. 따라서 물이 더러워지면 먹이가 없어서 살 수 없어요. 또 물이 흐르는 속도가 빨라도 애벌레들이 쉽게 떠내려가서 살 수 없지요. 정광산 계곡에 사는 반딧불이는 그 수가 적고 계곡 물살이 빨라 서식 조건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수목원을 지을 때 계곡 곳곳에 돌을 쌓아 빠른 물 속도를 줄이고,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오염 물질을 걸러 주는 물봉선 같은 수생식물을 심었답니다.

 



특별한 흙과 바람막이 만들기

다양한 환경에서 자라던 4000여 종의 식물을 한 공간에서 기르려면 각 식물의 생태 특성에 맞는 조건을 갖춰 줘야 해요. 만가지 병에 효능이 있다는 뜻을 가진 만병초는 뿌리가 가늘어서 흙이 무겁고 단단하면 뻗어 나가지 못해 잘 자랄 수 없고, 산성 토양을 좋아해요. 이런 만병초를 위해서는 가볍고 물이 잘 빠져 나가는 ‘피트 모스’ 같은 흙이 필요하죠. 또 추위에 약한 ‘빈카’ 같은 늘푸른덩굴풀을 위해서는 바람막이가 되는 돌담이나 벽을 만들어 줘야 해요.


과학 정원 STEP ❸

색칠하기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식물이 자랄 환경을 만든 뒤엔 본격적으로 식물을 심어야 해요. 이 때 중요한 것이 알맞은 곳에 알맞은 식물을 심는 거예요. 마치 밑그림과 어울리는 색의 물감으로 색칠하는 것처럼요.


그늘지고 축축한 곳엔 이끼를!

정광산에는 반딧불이와 더불어 환경오염 정도를 알려 주는 이끼가 살기 적합한 그늘지고 습기 찬 곳이 많아요. 이끼는 반딧불이와 다르게 공기가 얼마나 오염됐는지를 알려 주는데, 공기 오염이 심하면 잘 자라지 못하고 말라 죽어요. 이끼 중에는 산성비가 내리면 색이 변하는 리트머스 이끼도 있는데, 과학 시간에 산성과 염기성을 구분할 때 쓰는 리트머스 종이는 리트머스 이끼의 성분을 추출해서 만들지요.


높고 바위가 많은 곳엔 고산지대 식물을!

곤지암수목원에는 경사진 곳과 바위가 쌓여 있는 곳이 많아요. 그래서 이런 환경에 적합한 고산지대 식물을 많이 심었어요. 섬백리향이나 은쑥 같은 식물은 원래 살던 곳이 춥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고산지대라 산비탈 바위틈에 기르기 안성맞춤이거든요.



 
과학 정원 STEP ❹

보존하기

자연을 이해하고, 생물의 필요에 맞게 환경을 다듬은 뒤 가장 어울리는 곳으로 보내 주는 과정이 정말 한 편의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아요~. 이렇게 과학으로 그린 멋진 수목원이 탄생한 거군요!

아직 끝이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 있거든요. 아무리 멋진 그림이라도 많은 사람이 보지 못하고 곧 사라져 버린다면 의미가 없지요. 아름다운 자연을 오래오래 보존하면서 즐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요.


환경 파괴를 최소화 하는 모노레일

곤지암수목원은 원래 상태의 자연이 훼손되는 것을 최대한 줄이고자 했어요. 그래서 경사진 산을 깎아 내기보다 모노레일을 설치했어요. 경사진 산을 오르내리는 모노레일을 이용해 자연 훼손은 줄이면서 어린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자연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했답니다.


반딧불이를 위한 특수 조명

반딧불이는 불빛에 민감한 생물이에요. 암컷과 수컷이 서로의 불빛을 보고 만나 짝짓기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주위 불빛이 너무 심하면 서로가 내뿜는 불빛을 보지 못해 번식할 수 없게 돼요. 그래서 곤지암수목원에서는 모든 조명을 끄고 반딧불이가 보지 못하는 10lux 정도 밝기의 빨간 빛을 내뿜는 안내등을 켜서 관람객들이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게 했어요.



 
명예기자가 말하는 수목원 탐방 예절!

1. 식물 훼손, 안 돼~!
2. 동식물이 놀라는 큰 소리, 안 돼~!
3. 쓰레기 함부로 버리기, 안 돼~!
4. 정해진 탐방로 벗어나기, 안 돼~!


수목원을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생태 공간으로 꾸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자연을 보존하는 노력이 중요하구나~.

자연 보존을 위해 쓰이는 기술도 놀라운걸? 역시 과학으로 디자인한 수목원다워~. 우리도 이제 우리만의 멋진 비밀의 정원을 만들 수 있겠지?

그럼, 물론이지! 나중에 어른이 되면 꼭 우리 둘이 멋진 정원을 만들어 보자.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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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 사진

    김원섭 편집장
  • 도움

    곤지암수목원
  • 도움

    LG사이언스랜드
  • 곽도은 명예기자
  • 이하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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