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세부터 19세에 해당하는 소아청소년은 전체 인구의 16%(2023년 1월 기준)나 차지합니다. 그런데 이들의 건강과 안녕을 책임질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사라지면 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요?
2022년 12월 12일, 가천대학교 길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인력이 부족해 입원 진료가 어렵다며, 한 달간 소아청소년 입원 진료를 중단했어요. 최근 진행된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에선 총 2207명 중 소아청소년과를 희망한 의사는 33명에 불과했습니다. 전체 진료과목 중 가장 낮았죠. 매년 약 200여 명이 배출되던 과거와 달리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부터 줄기 시작해 최근엔 15.9%까지 눈에 띄게 감소했어요. 지역에 있는 병원엔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경우가 나타나 지역 간의 의료 격차가 더욱 우려되고 있지요.
출산율이 낮아진다던데, 소아청소년과 의사 역시 줄어도 괜찮은 건 아닐까요?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찬 전문의●는 “출산율 감소보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 감소 속도가 최근 몇 년간 훨씬 가파르다”며, “의사가 줄면 중증 질환의 소아가 적정한 진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어요.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혜리 교수는 “의사가 줄면 중증 질환 환자의 완치율을 높이는 밀착 진료가 어려워지고 한정된 병원으로 환자가 몰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했어요. 이어 “지금도 어린이 환자가 서울로 몰리면서, 대형병원은 이미 환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선 상태”라며, “CT나 MRI 등 정밀의료기기 검진 예약이 1년 뒤로 밀리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용어 설명
●전공의 :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하는 의사로 인턴(1년), 레지던트(3~4년)를 포함한다.
●전문의 : 의사 면허 취득 후 진료과목별 자격 시험에 합격한 의사.